학과장이 하는 주된 업무가 기본적인 강의 외에 학과를 대표해 신입생 모집과 졸업생 취업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학과에서 일어나는 각종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것이다. 일을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그냥 세월이 약이라는 말처럼 시간을 죽이기만 해도 되지만 마음먹고 일을 챙기려고 하면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직책에서 오는 중압감을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항상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리더라고 하면 조직, 집단, 단체, 목표, 통솔력과 같은 단어들이 떠오르고, 나와는 다른 무리의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생각해 왔다. 리더로 산다는 것은 조직에서 계획하고 있는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릴 것이고, 상사들은 결과에만 관심이 있고, 직원들은 모두 자기 일에만 몰두할 것 같았다.

　회의를 통해서 안건을 충분히 토의하고 상호 합의하에 각자의 업무를 분담할지라도 그 자리에서는 ‘잘해야지요’하고서 다음 회의에서는 ‘최선을 다했는데 잘 안 돼요’할 때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발적으로 학과나 부서를 위해 일하려 하거나, 리더의 상황을 이해해 주려는 직원은 별로 없다. 매일 출근하면서 1류 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은 퇴근 때가 되면 “이 일은 내가 할 수밖에 없구나, 왜 다들 내 맘 같지가 않지,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해?”하면서 3류 리더의 감정을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고 서글프고 나약한 리더란 소리를 낼 수도 없는 답답한 심정으로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졸업생들과 만든 ‘소통과 리더십’ 책을 넘기면서 리더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능력보다는 세상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가짐과 태도라는 것을 읽고 다시 한 번 리더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어떻게 진정한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으려고 한다.

　첫째로, 멘토에게 답을 구하려고 한다. 모든 것이 부족한 나에게 멘토를 통해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선수는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서 잠깐 동안 리더로서도 달릴 것이다. 이 상황에서 멘토는 리더로서 내가 달릴 수 있는 능력에 맞는 페이스메이커로의 역할을 충실히 해 줄 것이다. 미처 보지 못한 주위를 보게 해주고 감정에 휘둘려 최선의 결정을 하지 못할 때 쉼표를 한번 찍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멘토에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은혜는 정신적 위안이고 강력한 지지다. 리더가 지치고 힘들 때 어깨를 따듯하게 감싸주며 격려하고 위로해 줄 것이다.

　둘째로, 주어진 운명을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리더가 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자신을 희생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헌신이자 약속이다. 내가 선택했든, 세상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든 세상으로부터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주어진 운명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세상에 모범이 돼야 한다. 모범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직원들이 나 같지 않고 지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이에 대한 불만을 갖기 시작하면 리더십은 사라지고 명령과 지시가 득세할 것이다.

　셋째로, 리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사랑과 존경만 받겠다는 기대는 접어둬야 할 것이다. 리더는 때로 더 좋은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이 선호하는 것과 반대되는 의사 결정을 과감히 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진정한 리더는 조직체의 기본 성격을 정하고, 조직체가 외부 환경과 잘 적응하고 소통하도록 노력하며, 내부조직이 잘 안정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갖춘 존재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