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8:50 (목)
蛾眉月(아미월)
蛾眉月(아미월)
  • 송종복
  • 승인 2014.02.26 2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蛾:아 - 누애, 眉:미 - 눈썹, 月:월 - 달

 음력 초사흗날 밤 달의 모양이 누에나방의 눈썹같이 생겼다고 하여 이르는 말로서, 아미월 같이 눈썹을 가진 자를 미인에 비유하는 말.

 아미(蛾眉)는 누에나방에 붙어 있는 두 개의 더듬이에서 따온 말로 아(蛾)는 누에이고 미(眉)는 눈썹이다. 아미는 누에의 눈썹을 말하는데, 누에나방에 붙어 있는 가늘고 긴 두 개의 촉각에서 따온 말로, 가늘고 길게 굽어진 예쁜 눈썹을 뜻한다. 그 모습이 초승달을 닮아, 초승달을 ‘아미월(蛾眉月)’이라 부르며, 너무 예뻐서 미인을 뜻하기도 한다. 반면 중국 주(周)나라 여인들은 눈썹을 제거하고 그 위에 먹을 이용해, 짙고 푸른색의 눈썹을 그리는 것이 유행했는데, 지금도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눈썹을 뜻하는 청대(靑黛)는 여기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초승달처럼 생긴 눈썹인 ‘아미월’은 예나 지금이나 인기가 많은 눈썹 모양. 반달모양의 눈썹으로 주로 눈웃음을 치고 있다.

 눈썹은 눈을 잘 감싸주는 모양으로 눈보다 약간 길거나 엇비슷하며 양쪽 길이가 균일해야 좋은 인상을 풍긴다. 눈썹 색상을 한 ‘톤’만 밝혀도 훨씬 부드럽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헤어컬러’와 비슷한 ‘아이섀도’를 ‘브러시’에 묻혀 눈썹 결을 따라 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숱이 적을 땐 투명 ‘마스카라’를 이용해 결 반대 방향으로 빗어주면 한결 풍성해진다. 이를 미목전신(眉目傳神)이라 하여 ‘눈섭과 눈은 곧 그 사람이 마음’이라는 뜻으로 풀이되며, 미인을 또한 미목(眉目)이라고도 한다.

 또한 눈썹에 가치를 둔 것은 중국 <삼국지>의「촉지마량전(蜀志馬良傳)」에 마량(馬良)은 형제가 다섯인데, 그 중에서 ‘흰 눈썹을 가진 마량이 가장 훌륭하다’고 하였다. 즉, 마량은 어려서부터 눈썹에 흰 털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불렸던 것이다(白眉最良). 이때부터 가장 뛰어난 사람을 백미(白眉)라고 부르게 되었다. 눈썹 없는 모나리자는 어떤가. 혹시 ‘다 빈치’가 중국 촉한(蜀漢)의 ‘백미’ 일화를 듣고 모나리자의 눈썹을 희게 그리려다 아예 없애버린 건 아닐까. 눈썹이 없는 게 당시 미인의 기준이었던 것은 엘리자베스 1세가 눈썹을 뽑았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일본 무로마치[室町]시대에도 결혼, 임신한 여성이 온화하고 후덕한 어머니상을 보이기 위해 눈썹을 밀어 없앴던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의 여성들은 자기의 미를 과시하기 위하여 온갖 형태의 ‘스타일’을 꾸며 보기도 한다. 그 중 눈썹에 초점을 두어, 심지어는 아미월(蛾眉月) 눈썹으로, 또는 일자 눈썹으로, 또는 기러기 눈썹으로 그리기도 한다. 어떤 여성은 모나리자 눈썹이라며 아예 눈썹을 깎아 보기도 한다. 이는 무지의 극치이다. 모나리자는 원래 검은 눈썹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 그림을 폰테노블성에 200여 년간 전시하는 동안 풍상에 못 이겨 희미하게 되었을 뿐이다. 눈썹을 단장하여 자신의 미를 꾀하려는 여성은 얼마나 미모에 자신이 없기에 ‘눈썹 성형’으로 피를 보면서도, 미를 가장하려는 것이 애처롭기 짝이 없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