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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동근 힐링 스토리-마을계획가 안효득
여행작가 이동근 힐링 스토리-마을계획가 안효득
  • 이동근
  • 승인 2014.03.09 22: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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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 르네상스 시대 주도
▲ 인사이트영과 아코아는 동부경찰서와 셉테드 관련 재능기부 협약을 맺었다.
지역운동 앞장… “이바구공작소, 지역주민 주체적 운영 돼야”

 ‘그’를 만난 건 마을 기업 ‘인사이트영’ 이 깃들어 있는 ‘매축지’의 마을주민공동체가 꾸려가는 마을다방 ‘情’에서 였다.

 필자가 그를 주목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이유였다.

 누구에게는 익숙한 그리고 누구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산복도로 르네상스’라는 부산의 대대적인 도시재생 마을만들기 사업에서 ‘그’만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며, 그의 모든 발걸음을 이해하면 산복도로 르네상스라고 이름 불리는 사업의 의도와 목적 그리고 방향이 이해 갈 것이라는 기획에서 시작됐다. 그는 자신의 바쁜 일정에 발맞춰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그의 행적들을 지켜보는 것을 정말 반갑게 허락해 줬다. 필자의 궁금증에서 시작된 동거 아닌 동거가 열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시작된 셈이었다. ‘부산일보’, ‘국제신문’, ‘연합뉴스’ 등 부산 외, 다양한 언론에서 매일같이 다루고 있는 그 사업이 도대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해야만 앞으로 경남 등 전국 각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도시 재생사업을 독자들 역시 제대로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바구길 지역경제 생산파급효과 약 15억 370여만 원.
△이바구길 탐방객들이 쓴 지출액 6억 4천800여만 원.
△일자리 창출 효과 2억 8천여만 원.
△국비 창출 효과 5억 5천여만 원으로 추산.
통계-부산 동구청

▲ 다양한 언론사들이 나온 가운데 안효득 대표가 산복도로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그가 몸담고 있는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이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초기 3년간 마을만들기 계획가로서 활동을 했지만 그는 활동가로도 불릴 만큼 ‘지역밀착형 지역운동’을 하고 있다. 산복도로 계획가나 활동가들의 전문성을 고려할 때 부산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계획가와 활동가들 중 그는 유일하게 대학중퇴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활동하는 약 20여 명의 계획가는 대부분 현직 대학교수들이다. 하지만 안효득 계획가는 그들 사이에서도 부산의 대표적 도시재생 전문가로 각광 받고 있다.

 ◇‘이바구길’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의 대표적 문화상품

 지금의 ‘이바구길’은 부산의 초량초등학교부터 산복도로 간 지역거점에 이바구공작소, 김민부 전망대, 유치환의 우체통, 까꼬막 등이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간들이다.

 특히 까꼬막이야기의 게스트하우스인 ‘까꼬막’과 마을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천지빼까리’라는 마을 카페가 있으며 부산의 명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효득 계획가의 지난 활동에 대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들이다.

 또한 산복도로는 우리나라와 특히 부산의 정체성을 함축시켜놓은 곳이며,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와 지난 시간의 모든 희노애락(喜怒哀樂)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오랜 시간 소외받고 외면당하던 산복도로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공간적 자산을 발굴해 문화적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안효득 계획가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어냈으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 서울시청과 서울 구청 단위의 공무원 100명이 매축지 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방문했다.
 그의 바쁜 일정을 쫓는 동안, 필자가 눈으로 본 그의 열흘간의 일정은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오전 8시에 시작된 그의 일과는 부산시의 공모 중 주민참여형 제안사업의 심사를 보는 업무였다. 일주일 동안 207곳의 심사를 부산시 도시재생 전문가들과 함께 각 지자체를 돌아다니며 하루에 10여 곳 이상을 다니며, 서울에서 100명의 서울시청직원과 서울시 각 구청의 공무원들이 동구 원도심의 중심 매축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오전 일정이 잠시 마무리되고 필자 역시 한숨을 돌리려던 찰나, 그는 다시 이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좌천4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시범마을공모에 신청했다고 한다. 주민들을 위한 사업이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주민참여형 경제기반의 마을로 활성화되기 위해 마을계획 및 향후 운영방안을 서류에 담아내기 위해 주민과의 회의 및 현장확인, 마을기업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했으며 오후 3시가 돼서 그는 방송인터뷰가 있다며 다시 매축지 마을로 이동했다. 필자는 그가 운전하는 승용차 옆에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힘드냐 물으며 살며시 웃었고, 필자가 물었다. 살인적인 스케쥴을 소화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그는 여전히 미소 띈 얼굴로 내게 말했다.

 “힘은 들지요. 하지만 행정이나 서류작업들을 마을주민들이 할 수는 없는 분야이니까요. 활동을 하며 그들에게 무엇이 절실한지 알고 나니, 내 육신이 부지런해지지 않으면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더군요”라고 말한다.

 그는 다시 내게 물었다.

 “프랑스의 몽마르뜨 언덕의 경제적 가치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단 한 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던 부분이기에 필자는 시원한 대답을 못했다.

 몽마르뜨 언덕은 그들만의 문화와 역사, 공간에 숨어있는 자산을 꺼내어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서의 역할로 프랑스의 자부심이 됐다.

▲ KBS 뉴스 인터뷰에 앞서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는 안효득 대표.
 지금 이바구길의 까꼬막은 부산의 명소로서, 그리고 지역주민의 존재감과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까꼬막은 지역주민이 그와 함께 디자인부터 운영방안, 유지관리까지 주민들과 전문가의 끊임없는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이바구길의 유치환우체통이나 이바구공작소는 온전히 지역주민들이 아닌, 행정에서 전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워한다.

 “지역주민이 직접 운영하면 전문적인 영역은 조금 부족하지만 지역주민의 존재감과 자존감의 회복으로 인해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끊임없는 아이템개발이 지역주민의 자발적 의식 속에서 만들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며, 주민참여형 마을 만들기는 빠르다고 좋은 건 아니며 천천히 가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다보면 조금씩 시행착오는 생길 수 있지만 그 시행착오는 향후 노하우로 반드시 남아요. 그리고 조금의 갈등은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한 반드시 지나가는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마을만들기 전문가가 되는 방법은 우선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스스로가 만들어가야할 것이다. 그러면서 본인에게는 시너지 효과를 스스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 일이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며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열흘간의 밀착취재 끝에 다양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면에 모두 수록하지 못하는 점이 조금은 안타깝다. 하지만 그를 옆에서 지켜보며 마을만들기사업에서 활동가와 계획가는 부산에서는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잡았으며, 그들은 현장에서 발로 뛰며 주민들과 소통하는 한 사람의 친절한 이웃이라는 생각과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은 온전히 마을을 위한 사업이 아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사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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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2014-03-10 13:20:34
우리 부산에 이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걸 몰랐습니다
마을 즈민이 주체가 되어 마을을 재건하고 그곳에 살고밌음에 자긍싱 을 가지게 한다는건 정말 근사하고도 크게보면 우리 사회의 긍정적 마인드의 시작으로도 손색이 없네요~
예의 주시하고 있겠습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같이 동참하여 재능기부와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