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4:20 (수)
壽宴禮(수연례)
壽宴禮(수연례)
  • 송종복
  • 승인 2014.03.25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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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壽:수 - 목숨, 宴:연 - 잔치, 禮:례 - 의식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나이에 따라 치르게 되는 수연례는 가족을 중심으로 행하게 되는 일련의 의식 절차를 말하는데, 요즘은 어떤 과시용으로 치루고 있다.

 고희(古稀)는 중국 당(唐)나라 시인 두보(杜甫)의《곡강시(曲江詩)》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유래한 말이다. 옛날에는 평균 수명이 짧아 60세의 환갑에는 큰 잔치를 열어 장수를 축하했는데, 최근에는 70세, 80세, 90세, 100세의 축하연을 하고 있다. 77세는 희수연(喜壽宴), 80세는 산수연(傘壽宴), 88세는 미수연(米壽宴), 90세는 졸수연(卒壽宴), 99세는 백수연(白壽宴)이라 한다. 이때의 수연례는 크게 베풀고 더 나아가 시문ㆍ서화 등의 작품을 남겨 기념하기도 한다.

 수연례(壽宴禮)는 주로 한자에 내포되어 있는 숫자를 표시 하는 것이 상례이다. 즉 77세는 喜壽(희수)라 하는데 喜의 약자는 七七이므로 77세를 말하고, 또 80세는 傘壽(산수)라 하는데 傘은 위의 八자와 아래의 十를 합하여 80세이다. 그리고 88세는 米壽(미수)라 하는데 米는 위의 八자와 중간의 十자와 아래의 八자를 합하여 88세를 뜻한다. 90세는 卒壽(졸수)라 하는데 卒자의 약자는 위는 九로 아래는 十자로 구성되어 있어 90세를 뜻하며, 99세는 白壽(백수)라 하는데 百자의 위 一자가 없어 99가 된다. 따라서 나이가 숫자이니 한자에 내포되어 있는 숫자를 찾아내어 만든 것이다.

 요즘은 어디 가서 환갑잔치의 이야기는 싱그러운 말이다. 생활과 환경이 바뀜에 따라 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KOSIS(국가통계포털)의 연도별 평균수명 수치를 나타낸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연도별 평균수명을 조사한 것이다. 1970년도에는 남자수명 58.6세와 여자수명 65.5세에, 1980년도에는 남자수명 61.7세와 여자수명 70.0세, 1990년도에는 남자수명 67.2세와 여자수명 75.5세, 2000년도에는 남자수명 72.2세와 여자수명 79.6세, 2010년 남자수명 77.2세와 여자수명 84.0세, 2011년도에는 남자수명 77.6세와 여자 84.4세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100세에 근접한다고 하니 고령사회가 판을 칠 것이다.

 논어(論語)〈위정편(爲政篇)> 말하기를 20세를 약관(弱冠), 30세를 이입(而入), 40세를 불혹(不惑), 50세를 지명(知命), 60세를 이순(耳順), 70세를 종심(從心)이라 하였는데, 이를 종종 인용하고 있다. 그런데 공자는 왜 80세와 90세의 입지를 말하지 못 했는가, 그것은 그를 수밖에 없었다. 공자는 74세에 운명하였으니 그 후는 인생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지났으니, 이제 공자가 한 말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의 사대사상이 중국을 모화하여, 중국의 성인 말과 그들의 학문만 추중하는 것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이고 마치 ‘돈키호테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필자가 중국에서 교환교수로 있을 때 중국의 대학생들은 우리가 중국을 아는 것보다는 자기나라를 너무나 모르고 관심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예의범절도 한국적 문화에 맞게 행해야 할 것이며 또한 수연예(壽宴禮)도 가족끼리 아니면 친지끼리 조촐한 잔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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