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3:34 (목)
여론조사와 여론조작
여론조사와 여론조작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3.30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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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박완수 예비후보 측으로부터 26일 고발당했다. 하지만 도민들은 선거법위반여부도 그러하지만 고발내용에 더 관심을 갖는다.

 그 이유는 새누리당 여의도 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는 신뢰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즉, 들쭉날쭉한 각종 여론조사로 헷갈려하는 판에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완수 예비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관심사란 것이다.

 조 전 부지사는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의 22~23일 결과에 감탄했습니다”라며 ‘3자 구도’ 때 홍준표, 박완수, 김용균 세 사람의 지지율과 ‘앙자 구도’ 때 홍 지사와 박 예비후보 지지율을 명시한 문자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예비후보 측은 “(지지율)문자내용은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이 구체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조진래 측은 “박완수 후보 측이 고발했으니 수사기관에서 사실여부를 확인하면 될 것”이라며 “(메시지 내용이) 사실이면 무고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또 법적으로 당내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란 것이다.

 아무튼 경남도지사 출마예상자들의 지지율 조사결과, 그 편차가 큰 가운데 새누리당 여의도 연구원이 실시한 조사결과를 둘러싼 고발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1월부터 공개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이 홍준표 경남지사가 앞선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는 들쑥날쑥 이어서 자칫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만 키우지나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진주에서 발행되는 A신문(3월 12일)이 베스트사이트의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후보의 경우 홍준표 53.2%, 박완수 25.2%로 나타났다.

 또 B신문(3월 12일)은 경남리서치에 의뢰한 결과, 홍준표 30.9%, 박완수 28.1%란 것에서 편차가 비교되는 여론조사 결과다. 물론, 적은 응답비율 등 기술적 한계에다 각 여론조사기관 DB의 특성, ARS 및 전화면접 등 조사 방식, 시간 등에 따라 결과는 상이할 수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났거나 박빙으로 조사되는 등 천차만별이라면 신뢰성에 다소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특히 다수의 여론조사 기관 결과와는 달리, 유독 한 조사 기관의 결과가 평균치를 크게 벗어났다면 말이다. 이런 논란 속에 여론조사가 아닌 여론조작과 다를 바 없는 여론조사 관련 불법ㆍ탈법행위가 곳곳에서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 사이 적발한 여론조사 관련 불법행위가 13건에 달할 정도다.

 특정 후보자와 결탁, 조작된 여론조사를 보도하는 것은 ‘여론조사의 탈을 쓴 부정선거 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남에서는 현재까지 그런 예가 없어 다행이지만….

 영국의 자연과학자 브라이언 클레그는 저서 ‘괴짜 생태학’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여론조사 실시 시기 조절, 조사 표본 조작, 조사 결과에 대한 답변을 한쪽으로 유도하는 질문 등 5가지를 사례로 들었다. 이 가운데 질문은 ‘예’ 답변을 연속적으로 하게 만든 뒤 마지막 질문에도 자연스레 ‘예’라는 대답을 얻어낼 수 있도록 설문을 짜는 방법이다.

 그 중 한 사례로 “환경 파괴로 이상한 질병이 새로 생길까 두려운가요? 예/ -핵무기의 과도한 경쟁이 지구를 파멸시킬 것 같은가요? 예/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같은 참사가 다시 일어날까 염려되나요? 예/ -원자력 개발의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예” 식이다.

 설문 답변자는 자신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본능에 가까운 의도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예’라고 대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여론조사는 여론조작이나 다를 바 없다. 만약, 이런 식이라면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는 얼마나 정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조사라도 해야 할 판이다.

 경남도민들이 공개되지 않은 새누리당 여의도 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맞춤형 등 ‘떠도는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 등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도 ‘별에서 온 그대’의 도 매니저처럼 초능력을 갖지 않았다면 신뢰도를 쌓으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여론조사는 현실을 파악하고 판단을 내리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이지만 여론조사 조작은 민의를 왜곡시키는 반(反)민주적 범죄라는 점에서 철저한 검증과 제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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