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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여행 전시회 소회
도자기 여행 전시회 소회
  • 이계안
  • 승인 2014.04.03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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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계안 향림도예원 원장
 지방에서 개인 전시회를 하면서 많은 분들이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엇인가 씁쓸한 마음이 든다.

 전시 장소는 모 종합예술회관으로 시설이 우수하고, 전시장 측으로부터 여러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어서 지방에서도 전시하기 참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데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의 분포를 보면, 작품을 좋아하고 즐기는 몇몇 분들, 작가와의 안면으로 오시는 분들, 그리고 지인을 따라 발걸음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작품 발표회는 작가가 자신의 권위나 힘을 내세우려하는 자리가 아니다. 작가는 더 많은 관람객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더불어 수준 높은 비평과 따뜻한 격려를 듣기 원할 뿐이다.

 예술 문화를 창조하고 전승하는 작가들이 큰 꿈과 희망으로 새로운 예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우리 뿌리 예술 문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때 앞으로의 예술 발전을 더욱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간 예술 문화의 풍토는 물질주의에 치우쳐 정신세계가 피폐해지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예술을 하면서도 다른 작가의 예술 세계에는 무관심한 일을 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대도시나 지방을 막론하고 수많은 어린이들조차 미술학원과 음악학원에서 작품 세계에 꿈을 꾸고 있는 세태이지만 오히려 작가들은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며, 신비로운 빛깔에 호기심을 느끼고, 각종 악기에 넋을 빼앗기며 성장하는 우리 다음 세대는 그 깨끗한 영혼으로 미래의 작가의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시대는 예술을 생산하는 사람에 비해 그 예술을 공유하거나 소비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심지어 예술을 하는 사람들조차 자신의 작품 발표회에는 많은 사람이 찾아와 주길 기대하면서도 막상 본인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 발표회에 크게 무관심하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여러 나라 유명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관람하고, 그일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우리 예술이 성장해 갈 길을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말할 수 없는 고뇌와 고통이 있을 터, 작품 발표회는 이러한 작품을 몇 년에 걸쳐 작업한 작가의 열정이 녹아있는 자리이다.

 이런 피나는 고통을 수반하며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한 발표회를 대중이 외면한다면 우리나라 예술 문화는 무슨 힘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아이들이 작은 상장을 받아와서 그 환한 얼굴로 예술가를 꿈꾸지만 우리 예술 문화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예술은 개인의 소유를 넘어서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공감할 때 예술로서 의미가 살아나는 것이다.

 내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예술하는 전체적인 내용을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꿈과 희망을 남기려면 서로의 장르에 따라 편애하지 말고 틈새 시간을 쪼개서라도 전시회나 음악회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만이 비로소 뿌리 깊은 예술이 튼튼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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