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5:40 (수)
추억이 묻어있는 명소 그곳을 걸으며…-마산 산호공원~부림시장
추억이 묻어있는 명소 그곳을 걸으며…-마산 산호공원~부림시장
  • 이동근
  • 승인 2014.05.29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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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로 유명했던 창동은 예술의 색 입고 탈바꿈 애정 담긴 공간으로 대접
▲ 옛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마산 통술골목.
 길은 온전히 걷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길은 통한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자기만의 방식으로 찾아 나서고 걸어 나갈 때, 온전한 나의 길이 되는 것이다.

 터미널에 도착해 길을 찾는 여행을 시작하기 위한 첫 번째 코스로 산호공원으로 향했다.

 5월로 들어서면서 날씨가 무척이나 무더워졌다. 길을 나서는 여행에 있어서 날씨는 여행자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대부분 어딘가로 떠나리라 다짐했다면 날씨는 개의치 않는 편이다. 필자에게 날씨는 그저 복불복일 뿐이다. 그러한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바라보게 될 풍경의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 내게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평일 길을 나선 마산은 무척이나 한적한 느낌이다. 곧게 뻗은 계단을 따라 정상으로 오른다. 300m의 용마산 중턱에 조성된 공원 이며 용마산성이라 불리기도 한다. 가파른 편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계단을 오르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정상에 도착해 그 밑을 내려다보니 마산 앞바다와 무학산, 창원기계공단 등이 눈에 들어온다. 마산의 구석구석까지 내려다보이는 것 같다. 이곳을 시작으로 부림시장까지 길을 만들어 볼 생각에 조금은 아찔하지만 어떤 풍경과 조우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 마산 창동에는 지역민의 애정이 듬뿍 담긴 예술이 있다. 창동 예술촌 골목에 전시된 다양한 사진들.
 산호공원의 뒷길을 따라 내려가니, 마산에도 구석구석 숨어있는 집들로 형성된 아련한 골목길이 나온다. 골목여행자라 불리는 필자에게 어느 장소의 골목도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옥상에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걸려있는 빨래들 이 반긴다. 골목 틈새에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길고양이들은 낯선 이를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마산합포동 주민센터 밑 길에서 만난 풍경들이다. 길을 따라 만난 전통의 마산 아귀찜 거리는 무수히 많은 아귀찜 가게가 즐비하다. 조리법은 외지와 조금 다르다. 우선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 외에는 생아귀를 쓰지 않고 찬바람에 20∼30일 이상 고들고들 말린 아귀로 찜을 낸다.

 아귀찜으로 유명한 서울 신사동이나 인천 용호동 등지에서는 간장과 고춧가루로 밑간하는 데 비해 마산은 된장으로 간을 해 비린내를 없애고 토속의 맛을 강조한다. 또 전분을 첨가하지 않고 국물을 자작하게 해 숟가락으로 매콤한 국물을 떠먹을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전통 조리법을 고집하는 식당이 많은데 ‘오동동 아구할매집’, ‘구강할매집’, ‘오동동 진짜 초가집 원조 아구찜’ 등이 유명하다. ‘오동동 아구할매집’은 마산 아귀찜 골목을 대표하는 명가다. 1986년에 경남도와 마산시로부터 2대 장인인 김삼련 씨가 아귀찜 기능 보유자로 선정되면서 ‘한국전통음식명감’ 한편에 아귀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그 후 1995년에 한국전통음식보존협회는 ‘오동동 아구할매집’을 ‘맛있는 집’으로 지정했고, 50여 년간 시할머니 대의 맛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 2000년 3월에는 마산시가 직접 ‘마산아귀찜’을 상표로 등록해 마산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수십 개의 아귀찜가게가 즐비해 있는 오동동 거리로 들어서면 다양한 볼거리가 즐비해 있다.

▲ 마산 오동동거리
 마산 창동으로 들어서면 예술을 만날 수 있다. 경남에서는 스냅사진을 담을 곳이 다양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마산 창동은 스냅사진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어느 지역과 비교해보아도 다채롭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서울에서는 삼청동과 인사동, 이화동 등이 이름이 유명하다면 경남에서는 머지않아 창동이라는 이름이 유명해질 것 같다. 창동은 원래 마산의 최고 번화가였지만 시간의 흐름과 시시각각 변하는 상권의 이동은 막지 못했다. 창동은 마산이 창원으로 통합되며 2012년부터 빈 점포들을 지역 예술가에게 임대를 해주었고 삭막했던 창동은 예술의 색을 입고 탈바꿈되기 시작했다. 창동예술촌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금의 창동은 다양한 예술 공간 및 공방, 상점, 카페 등이 들어서며 창원시민과 여행자들에게 애정이 담긴 공간으로 대접받고 있다. 창동에서 조금만 더 걷다보면 옛 철길도 만날 수 있다.

 마산 부림시장 이라고 하면 한때 경남 최대 시장으로 손꼽힐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먹은 맛있는 떡볶이가 먼저 떠오르는 이도 있을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떡볶이는 주머니가 가득 차있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간식이었다. 필자 역시 학교 앞에서 팔았던 종이컵에 넘치도록 담아주던 떡볶이가 생각난다. 그런 오랜 기억과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고 시장을 걸으며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정겨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와 손을 잡고 장을 보러 나온 흐뭇한 가족들의 모습까지 만날 수 있다.

▲ 산호공원에서 내려다본 마산의 풍경
 부림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먹자골목이 있다. 70~90년대 공단 여성 노동자들이 주말이 되면 장을 보고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으며 수다를 떨었던 곳이다.

 부림시장의 명물로 유명한 것이 많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500여 곳이 넘는 점포가 입점해 경남 최대 규모를 자랑한 마산부림시장. 특히 한복을 비롯해 이불 등 혼수용품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만큼 결혼 시기가 다가오면 시장은 늘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마산의 다른 구도심과 마찬가지로 쇠락하기 시작하면 이제 운영을 하고 있는 점포는 200여 곳에 불과하다. 이렇게 힘을 잃어 가는 부림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장 상인들이 내세운 것이 바로 한복이었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한복축제는 한복 맵시 패션쇼와 전통 한국 무용 공연, 가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장 손님들을 맞이한다. 한때는 경남 최대의 시장, 마산부림시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를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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