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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의리` 넘치는 민선 6기 바란다
`진짜 의리` 넘치는 민선 6기 바란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6.08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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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원칙이 무너진 사회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다. 실력이나 능력보다는 지연ㆍ학연에 얽힌 `가짜 의리`로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그걸 토대로 일을 도모하는 전근대적인 사고의 의리가 판치는 사회일 다름에서다. 그 결과 조직폭력배의 의리 수준으로 의리의 값어치가 떨어져 버렸다.

 경남도청의 한 직원은 경남지사 후보 경선 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A언론을 `찌라시`라 했다. 지지후보 여론이 낮은 때문이겠지만 승자독식을 기대한 게 무너질까봐 안달한 때문일 게다. 이 같은 가짜 의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게 대중문화계의 현상, 광고 CF의 의리 신드롬이다. 배우 김보성이 선풍을 일으킨 `의리 신드롬`은 잇단 사고로 괴담(怪談)이 들끓어 민심이 어지러운 가운데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과장된 말투와 몸짓으로 `의리`를 외쳐대는 것에 환호하고 있다. 의리 없는 세상에 대한 코믹한 풍자를 대중이 통쾌하게 여긴 현상일 게다. 지방선거도 가짜 의리와 진짜 의리가 뒤섞여 뒤죽박죽인 가운데 민선 6기 지방정부를 이끌 새로운 지방권력이 선출됐다. 경남지사 및 교육감 등 각 17명, 시ㆍ군ㆍ구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89명ㆍ기초의원 2천898명 등 모두 39천52명이다.

 단체장은 선거과정에서 제시했던 공약이라도 선후 경중을 가려 합리적 여론을 수렴하는 데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멀리 보고 올곧게 처신,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민의 신뢰를 얻는 데 힘써야 한다. "자신이 바르지 못해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이는 지도자가 되어도 바르게 이끌지 못한다(枉己者 未有能直人也)"는 `맹자`의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가슴에 새길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1995년 첫 민선 때나 지금이나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사와 예산, 각종 사업의 인?허가 등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은 연속된 비리와 부정부패, 인사부조리, 예산 낭비와 정치적 대립으로 국민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낮은 자세로 주민과 소통하는 행정, 경제를 살리는 행정, 투명한 행정`을 통해 사랑받는 단체장과 의원이 되길 기대하는 바 크다. 그 길의 첩경이 변화와 혁신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이 만사(萬事)인 인사와 단체장의 언행과 독선이다. 물론,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첫째인 인사의 경우, 경남도를 비롯해 도내 시군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선거란 과정에서 파생된 줄서기와 살생부는 공조직을 모래성으로 만드는 단초다. "악마는 사소한 일에도 숨어 있다"는 말은 작은 일이 단초가 돼 큰일을 망치는 전철은 밝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조직개편을 하고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앉힌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조직, 즉 비선조직이 활개를 치면 공조직은 반드시 움츠러든다.

 그 조직에서 생산성을 기대한다는 것, 그 자체가 난센스다. 경남도의 경우 문고리 권력에 의한 폐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홍준표 지사의 도정운용에 대해 "정확한 진단, 빠른 결정, 추진력 등은 지난 도정과 비교되는 사례"란 호평이다. 하지만 재임 중 2차례 실시된 4급 특진의 경우, 사무관 4년차의 (서기관)특진에 대해 한 직원은 "공삼과칠이라도 후한 평이다"고 했다. 공무수행일 따름이고 공직사회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공조직의 활력보다는 `도정의 포장`을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또 조직개편에 앞서 모 부단체장은 복지보건국장으로 발령 난 것으로 행세하는 등 주요 과장도 발령 난 것과 다를 바 없이 설쳐댄다고 복도통신은 전한다. 시군도 마찬가지다. 인사가 문고리 권력에 의한 측근놀음이라면 간과할 일이 아니다. 이어 둘째, 감춤의 현명함이다. 신하(직원)가 간한다면 건강한 조직이고 임금(단체장)이 듣고 품지 않으면 조직은 겉돌고 백성(도민)도 딴마음이란 사실이다.

 설혹 일처리가 못마땅해도 살펴 대처하면 사리에 적중함에도 자기합리화를 위한 독선과 독단으로 윽박질러서는 일을 망친다는 것이다. 또 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사람은 혀 때문에 죽는다는 셋째인 말, 쓰는 사람에 따라서 칼이 될 수도, 황금이 될 수도 있다. 말이란 나 자신에게도 이롭고, 듣는 사람에게도 이롭고, 그 말을 전해 듣는 제삼자에게도 이로워야 한다. 관직에 있는 자는 성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당관자(當官者) 필이폭노위계(必以暴怒爲戒)는 "말이 많으면 궁지에 몰리고(다언삭궁) 버럭쟁이가 되면 천하를 잃는다(폭노위계)"고 했다. 민선 6기, 지연ㆍ학연 등에 얽힌 `가짜 의리` 대신 믿음 화합에 대한 열망을 채워줄 `진짜 의리`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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