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4:37 (목)
역사 알면 취직이 보인다
역사 알면 취직이 보인다
  • 박태홍
  • 승인 2014.09.01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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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회장 박태홍
 학창시절 태ㆍ정ㆍ태ㆍ세ㆍ문ㆍ단ㆍ세ㆍ예ㆍ성ㆍ연을 외워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임금을 차례대로 외워오라는 역사 선생님의 숙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구마 조엄, 목화 문익점, 대동여지도 김정호, 동의보감 허준, 천재과학자 장영실 등을 배우고 익혀왔다. 고조선에서 삼한시대를 거쳐 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에게 가장 가까운 거리의 역사는 조선시대다. 역사라는 단어가 가진 사전적 의미는 인간사회가 거쳐 온 변천의 모습 또는 그 기록이라지만 대부분의 사학자들은 이렇게 간단하게 답하지 않는다. 단군신화가 생겨난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어떻게 한마디, 한 구절로 표현할 수 있느냐가 그 이유다.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수천 년의 역사를….

 그러나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 역사에 대해 알고자 한다. 오래된 고서와 문헌을 뒤적이며 선조들의 생활과 삶을 재조명 해보려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들은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가야국의 김수로왕 그의 부인 허 황후를 비롯 삼국을 통일한 김춘추, 고려국을 세운 왕건, 조선이란 새로운 왕조를 건설한 이성계, 조선 최고의 사상가이며 성리학의 대부 퇴계 이황, 실천철학자 율곡 이이, 민중 철학의 선구자 정약용, 중앙집권의 틀을 마련한 개혁가 조광조 등 시대별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을 위주로 역사 공부를 해왔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나온 역사 속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그 시대를 살아온 그들의 몫이었고 이 또한 기록으로 남겨져 후세에까지 전해져 오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면서 그들의 선택과 시대적 요구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을 관찰함으로써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지침이 되는 것 아닌가. 고구마를 들여온 조엄도 목화를 재배시킨 문익점도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도 동의보감이란 의학 서적을 남긴 허준도 조선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킨 장영실도 우리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실생활에 도움을 준 선군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외에도 왕도정치를 구현하며 한글을 창제한 세종이야말로 조선 제일의 선조 아닌가.

 이러한 역사적 사실 때문일까?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간다는 신세계그룹, 삼성, LG그룹,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등에서 역사를 공개채용 시험과목으로 채택했다는 소식이 있다. 올 하반기 이 같은 대기업의 공채가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은 이공계 우선이라는 기존의 틀 안에서 폭넓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따라 LG그룹 인ㆍ적성검사에서 한자와 한국사 문제로 출제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LG그룹에서 125개 문항 중 20개를 한국사 문제를 출제,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전공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동시에 평가해 창의적인 융합사고 능력을 갖췄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삼성도 오는 10월 실시예정인 삼성직무적성검사에서 역사ㆍ인문학적소양과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 외에도 현대자동차, GS, SK, 포스코 등에서도 한국사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키로 했으며 역사 에세이를 통해 지원자의 인생, 직업, 국가관 등 평소 사고의 가치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학자들에 따르면 역사에서 만약이라는 것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앞서간 사람들의 선택과정에서 가보지 못한 또 다른 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 또한 무의미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역사적 고찰이 있는 최근 들어 한국사 교과서 편찬에 따른 국정화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이때를 즈음하여 이 나라의 경제를 이끌 영재들을 선발하면서 역사를 시험과목에 넣는 것도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방정식을 잘 풀어 셈을 잘하고 외국어를 능통하게 하여 국제적으로 감각을 지닌 일꾼들도 각 기업에서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선조들이 행해온 인의를 근본으로 하자 정치 도덕의 실천을 주장하는 우리 것을 찾고자 하는 것도 우리들 모두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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