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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발따라… 전라남도 장성군 ‘축령산’
피톤치드 천국… 진한 편백 향기 ‘치유의 숲길’
2014년 09월 17일 (수)
김봉조 7618700@kndaily.com
   
▲ 조림 성공지 분기점 삼거리에서 우물터로 내려가는 코스에 잘 조성된 편백숲 사이로 트레커들이 여유롭게 걸어가고 있다.
춘원 임종국 선생 258㏊ 조성
40~50년생 250만그루 장관
추암마을 상부 주차장 출발
8.21㎞ 거리 3시간 코스 일품
‘태백산맥’ 촬영지 마을도 구경

 “사람은 산을 만들 수 없지만, 산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이 말에 많은 사람들은 공감대를 가지며, 산이 우리에게 주는 고마움을 생각할 것이다. 여기, 한 사람의 힘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동란으로 황폐화된 무입목지에 사재를 털어 20여 년간 사력을 다해 나무를 가꿔 새로운 산을 만든 곳이 있으니, 이 산은 사람이 만들었다, 말해도 좋을 듯하다. 바로, 전라남도 장성군에 있는 축령산(621.6m)이다. 옛날에는 취령산으로 불렸으며, 한자사전 표기에서 ‘취를 축’으로 읽으면서 취령이 축령으로 바뀌어 불렸다.

 축령산은 노령산맥의 지맥으로 전라남도 장성군 서남면, 북일면 일원과 전라북도 고창군 고수면을 도계로 나누는 야트막한 산이다. 이곳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58㏊에 조성된 250만 그루의 40~50년생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 때문이다. 축령산 이야기에서 ‘춘원 임종국’ 선생을 말하지 않고는 앙꼬 없는 찐빵이랄까! 선생이 평생을 바쳐 이뤄놓은 이곳은 피톤치드의 천국이다. 선생의 숭고한 뜻과 노력이 없었으면 버려져 있을 뻔한 이 산이, 오늘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을까! 선생을 생각하면서 피톤치드 가득한 트레일을 따라 걸어보자.

 축령산 트레킹은 지형도를 펴놓고 개념도나 안내도를 비교하면서 접근하는 게 길을 쉽게 찾고 이해하는데 편리하다. 현재 장성군에서 제시하는 안내도에는 남쪽에서 접근하는 추암지구, 동쪽 중앙에서 가로지르는 모암지구, 그리고 영화마을로 알려진 북쪽 금곡 지구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다. 답사팀은 남쪽 추암마을에서 시작하는 트랙을 그려, 편백나무 숲이 가장 무성한 곳을 답사 전, 사전 지도정치로 응용 운행했다. 추암 상부 주차장~임종국 추모비~축령산 전망대~건강 숲길~원두막①~우측 하산 길~원두막 ②~우물터~모암 삼림욕장~모암 삼림 학습장~모암 통나무집~모암 저수지~모암마을 순으로 8.21㎞, 소요시간 3시간이다.

 출발점인 추암마을 상부 주차장에는 비교적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좌측 계류를 끼고 포장도로를 워밍업 하듯 가볍게 오르면 차량 차단장치가 있는 곳부터 부드러운 흙길이다. 어귀를 돌아 언덕배기에 오르다 보면 ‘99세 이상 흡연지역’이라는 특이한 문구의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사거리 분기점 다다르면 ‘임종국 추모비’가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계속 임도를 타고 0.84㎞ 내려가면 모암과 금곡을 잇는 탐방 안내소 분기점이 나온다. 답사팀은 좌측 묘지가 있는 숲길을 따라 전망대 방향으로 오른다.

   
▲ 축령산 안내도
 오름길 주위에는 올망졸망한 골무꽃 군락지가 분위기를 더한다. 무겁지 않은 경사에 평탄한 흙내음을 뒤로하니 하늘을 찌를 듯한 편백숲이 첫 인사를 한다. 터진 호흡의 폐부에 마음껏 피톤치드를 담아 본다. 간간이 삿갓나물과 두루미 천남성이 눈에 띈다. 안전로프를 잡고 70여m 오르니 축령산 전망대다. 추암마을에서 쉬엄쉬엄 1시간이면 도착한다. 전망대 2층에 올라 사방의 조망에 취해보는 것은 오른 자만의 특권일 것이다. 남서쪽으로 고창, 담양 간 고속도로가 살짝 내비치고, 북동쪽으로 방장산과 내장산이 모아준 장성호가 그 아래 은빛 눈부심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전망대 뒤편으로 살짝 내려서서 걷는 건강숲길 능선에는 키 작은 조릿대와 희귀식물 자란초가 축령산을 더 매력적인 자태로 소문내고 있다. 고창방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서해안이 지척임을 전하고 있어 훌쩍 쫓아가고픈 충동이 든다. 조림 성공지 분기점에는 중앙에 기둥을 받치고 선 멋들어진 작은 원두막이 제법 운치있게 트레커들의 쉼터와 포토존으로 자리를 내놓고 있다. 여기서 직진 방향을 버리고 우측 내리막길 우물터 방향으로 진행한다.

 다시 작은 원두막을 지나고 내려서니, 하늘 끝에 닿을 것 같은 아름드리 편백 수림이 골을 타고 내리는 물소리와 묘한 어울림으로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 숲은 피톤치드 향기를 탐하는 트레커들에게 말없는 ‘치유의 숲’을 선물하고 있다. 간간히 자연스럽게 깎아 놓은 원목 의자가 편안함을 주는 내림 길에는 약용식물이 지천이다. 이번엔 큰 천남성이 몸통을 뒤틀며 올라갈 수 없는 편백나무를 올려다보며 땅을 딛고 군락을 이루고 앉았다. 마시는 향기에 몸을 씻어내고 나면, 기골 장대한 편백나무를 안고 손과 가슴으로 그 기운과 자신의 체온을 나눠보는 교감의 시간도 좋을 듯하다.

 우물터에서 물맛으로 목을 축이고, 모암 삼림욕장을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평상에서 피톤치드를 즐기고 있다. 삼림욕장을 가로질러 올라 원두막을 만나면, 한 번 더, 우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내려서는 때 묻지 않은 길 위에서 2시 방향을 올려다보면, 능선 상에 답사팀이 올랐던 축령산 전망대가 더 넓은 삼림을 살피고 있다. 다시, 삼거리를 만나는 지점에서는 좌측 모암 삼림 학습장 방향으로 조금 거친 길을 내려선다. 앞서 지나왔던 수림보다 수령이 짧은 편백숲이 자신의 역할을 연습하며 멋스럽게 자라고 있다. 편백나무 숲을 소개하는 야외 학습장은 여러 시설물이 설치돼 있지만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다소 을씨년스럽다.

 모암 통나무집 임도가 가까워오자 습한 기운과 골바람이 묻혀온 진한 향기가 어우러져 콧속을 간지럽게 한다. 보를 설치해 막아놓은 통나무집 옆 계곡은 꽤 넓은 수영장처럼 보였다. 모암 통나무집 상단 삼거리를 감아 돌아, 우측 모암 저수지 방향으로 날머리를 잡는다. 손바닥으로 가려지지 않는 꽤 넓은 저수지 가에는 눈에 띄는 통나무집이 풍치를 더하고,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줄이어 흔들림을 달리하며 “날 좀 보소”를 외치며 지나는 트레커가 말 한 마디 걸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답사 일정의 종착점인 모암마을은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대형 주차장 터를 조성 중인 걸 봐서, 중장기 계획으로 축령산에 외지 트레커와 관광객을 유치할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치유의 숲길’에서 건강을 다시 충전했다면, 축령산 북쪽 이웃 마을에 개발되지 않은 1950~60년대 경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곳은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등의 촬영지로 알려진 금곡 영화마을이 있다.

 트레킹을 마무리 했으면 입소문난 맛집을 들려봐야 더 넉넉한 채움이 되지 않을까! 바로 ‘백련동 편백농원’이다. 추암마을 상단에 있는 편백농원의 정순임 대표는 축령산 자랑이 대단하다. 특히, 편백농원의 주 메뉴인 시골밥상에 쓰는 재료는 지역민들이 손수 농사지은 농산물을 공급받아 100% 국내산을 사용하며, 주방에는 천연 조미료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축령산을 찾는 분들이 건강을 찾으러 오시는데 건강하고 신선한 먹거리로 축령산을 알리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편백나무를 활용한 체험장을 소개하며, 장성 축령산 자연 휴양림이 널리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건강한 휴식처로 찾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장성군에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군민이라며 장성군을 자랑했다.

 우리는 산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에 대해 많이 반성해야 한다. ‘춘원 임종국’ 선생처럼 남겨 주지는 못해도 산이 우리에게 무상으로 베푸는데 감사하고 지켜야 할 몫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지도에서 사라져 가는 산들과, 일부 변별력 없는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고 쓰레기장으로 뒤덮이는 산하를 방치하고 내버려 둔다면 산도 더 이상 인간에게 주는 수많은 혜택을 져버릴 것이다. 한 사람의 집념과 노력의 결실에 수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찾고, 치유하고 회복하는 행복한 숲이 됐으니 얼마나 기쁜가! 축령산 편백숲이 치유를 기다리는 많은 분들께 새로운 힘과 희망을 충전하는 곳으로 남길 바란다.

 글 : 김봉조 낯선트레킹 대장
 사진 : 최찬락 Mnet트레킹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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