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6:04 (화)
化粧品(화장품)
化粧品(화장품)
  • 송종복
  • 승인 2014.09.24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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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化:화 - 되다 粧:장 - 장식하다 品:품 - 물건

 화장품 원료는 서양은 광물성, 동양은 식물성을 사용한다. 주원료인 납은 피부에 스며들어 살갗을 희개하는 반면에 세포를 죽이므로 무조건 외제화장품을 쓰는 것이 좋지 않다.

 화장은 실체보다 더 예쁘게 더 깨끗하게 보이며 매력을 증진시키고 외모를 다르게 하는 목적으로 인체의 어느 일부를 칠하고 뿌리고 침투시키는 물품이다. 화장의 목적은 같지만 화장품의 질은 동서가 다르다.

 서양은 주로 광물성으로 분(粉)은 납[鉛粉], 연지(□脂)는 적철광(赤鐵鑛), 눈썹은 공작석(孔雀石), 매니큐어는 붉은 루비를 사용한다. 반면 동양은 식물성으로 분은 달밤에 피는 분꽃가루, 연지는 장독대 곁에 숨겨 기르는 잇꽃[紅花], 눈썹은 보리깜부기, 매니큐어는 봉선화 꽃 등으로 사용한다.

 미국의 카슨 박사는 ‘침묵의 봄’에서 수은 때문에 예뻐진 미의 분량보다 썩어든 추의 분량이 열 곱절이나 더 된다고 했다.

 화장품을 사용한 결과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자신의 얼굴에 잔주름이 늘고 거무튀튀해지자 주변의 거울을 모두 없애 버린 적이 있고 또 우리나라 명성황후(민비)의 경우도 러시아 공사 Weber가 선물한 화장품을 사용한 결과 수은이 든 진주 분을 너무 사용했기 때문에 피부가 푸르뎅뎅해 궁중에 거울을 깨워버린 적도 있다.

 화장술을 고찰해보면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라는 태양신은 이집트를 통치하는 인간이 아닌 신이었다.

 따라서 인간과 다른 모습이 필요했기에, 아름답게 보이기보다는 위대해 보이기 위한 화장술을 사용했다. 로마는 ‘연백분’을 하얗게 발라 창백한 피부를 좋아했다. 피부가 희다는 것은 상류층을 상징한다. 중세에는 육체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화장은 ‘죄를 진 육체’라 해서 단식을 하거나 잠을 자지 않고 심지어 마약까지 먹으면서 수척한 피부를 만들려고 노력했기에 화장술이 사라질 뻔했다.

 르네상스 이후 여성들은 육체를 위한 화장술로 변모했다. 즉 가슴을 조이고 올려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가슴을 연출했고 내장이 손상될 정도로 허리를 감싸 엉덩이가 부각되도록 만들었다.

 1913년 미국 약사 윌리엄스는 여동생이 너무 못생겨 매력이 보이지 않았다. 이를 고민하던 끝에 속눈썹을 만들어 눈이 더 커 보이게 하는 발상을 했다. 바셀린에 석탄가루를 섞어 만든 물질을 동생의 눈썹에 바르자 눈썹이 훨씬 풍성하고 길어 보였고, 작은 눈은 실제보다 더 커 보였다. 이 ‘마스카라’는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렇게 한 약사의 벤처기업이 오늘날 화장품 대기업 ‘메이블린’이 탄생됐고 이어 ‘파우더’, ‘립스틱’, ‘아이섀도’ 등이 출현하는 계기가 됐다.

 화장품의 수은 독이 오르면 피부염, 신경마비의 경연이 일어나고 관절통에 위염까지 겹쳐 서서히 죽어 가며 노기(老妓)들은 화장품 중독으로 인해 진주통(眞珠痛)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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