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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동근 힐링 스토리
여행작가 이동근 힐링 스토리
  • 경남매일
  • 승인 2014.09.28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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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도서 ‘너 1825일의 기록’
▲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는 나의 집. 인천 배다리 마을
렌즈로 담은 사람의 기록
‘너’를 찾는 여행자의 사소한 부탁 빼곡히

 1825일, 5년이라는 시간이다. 그 ‘값비싼’ 시간에 여행자는 ‘너’를 찾아 헤매었다. ‘나에게 너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이 그를 길바닥으로 내몰았다. 그는 ‘너’를 찾아서 골목을 누비고, 포구를 거닐고, 언덕을 넘었다. 코흘리개들과 막대사탕을 빨고 할머니에게 국수를 얻어 먹고 새벽 4시에 동네를 서성였다. 참 딱하다. 1825일을 떠돌이로 살았으니 그의 주머니가 한없이 가벼워졌을까봐 걱정된다. 그런데 그가 웃는다. 1825일 만에 답을 찾았다며.

▲ 먼지가 내려 앉은 그리움. 서울 중계동 백사마을.
 “저는 착한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솔직한 사람입니다” 이게 그가 찾은 답이란다.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나에게 너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하기엔 뭔가 수상하다. 혹시 답을 찾지 못해 선문답 놀음으로 어물쩍 둘러치는 것인가? 도대체 ‘너’는 누구란 말인가?

 영도다리는 갖가지 사연과 눈물이 넘쳐흐른 시대의 상징이다. 시대가 바뀌고 영도다리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이 사라져 간다. 기억에서 잊혀 가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 그 여행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강원도 동해 묵호항.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헌책방들은 골목을 사이로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비친다.

 ‘너’는 사람만이 아니었다.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의 풍경,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향한 후회, 만질 수 없는 대상에 대한 미련과 그리움이었다. 그 모든 것이 ‘너’였다. 다큐멘터리 여행작가 ‘그’ 가 남긴 1825일의 기록에서 ‘너’의 의미는 잔잔하게 피어오른다. 그렇다면 자신이 솔직한 사람이라는 것이 답이라고 하는 그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부산 오륙도.
 어쩌면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하는 것보다 이웃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당신의 용기로 인해 상대방이 가지고 있던 타인에 대한 경계는 무너질지도 모른다.

 나는 잠시 그 자리에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일 뿐이었지만, 온몸으로 교감하고, 소통하고 싶었다.

▲ 재개발 속에 노출된 아이들. 부산 가야동.
 - ‘너 1825일의 기록’ 중에서

 ‘너’를 찾는 법. 그것을 교감과 소통이라고 믿는다. 교감과 소통의 바탕은 솔직함이다. 거짓은 교감할 수 없고, 소통할 수 없다. 솔직한 ‘나’만이 ‘너’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궁금하다. 그는 왜 ‘너’를 찾는 것인가? 우리 모두는 그처럼 ‘너’를 찾아 헤매어야 하는가? 여행작가 이동근은 ‘너’를 찾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여행을 떠나 보라고 한다. 그가 권하는 여행은 거창하게 짐을 꾸리는 여행이 아니다. 그저 걷고, 하늘 한 번 쳐다보는 것일 뿐.

▲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도서 "너 1825일의 기록"
 사람을 사랑한 여행자의 기록

 ‘너 : 1825일의 기록’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지는 것처럼 써내려 간 여행에세이다. 세상을 향한 저자의 눈길과 손길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그의 사랑은 공평하다. 서울 북촌, 전주 한옥마을 같은 소문난 관광지나 허름한 이발소가 주저앉은 골목이나 기울어짐이 없다. 사람의 흔적이 있는 곳이라면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베푼다. 그 사랑의 기록이 79개의 조그만 ‘조각 풍경’으로 독자에게 펼쳐진다. 물론 이 조각들을 다 모으면 하나의 큰 풍경으로 어우러진다. 그것은 저자가 꿈꾸는 세상의 풍경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풍경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 사실을 잊고 있을 뿐.

 풍경은 소리와 함께 펼쳐진다. ‘음악, 여행의 동반자’ 편에서는 낱낱의 풍경과 어울리는 노래를 한 곡씩 소개했다. 노래를 들으며 풍경을 즐긴다면 잊었던 사실이 불쑥 떠오를지도 모른다. 부디 그런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2014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 기획프로그램 이동근 작가와의 대화 △일시/장소 : 10월 17일 저녁 7시 30분/6층 △북카페참가신청 : 051-743-7650 (조기마감 될 수 있음) △주관 :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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