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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많아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
논쟁 많아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
  • 박태홍
  • 승인 2014.09.29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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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회장 박태홍
 국내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이다. 세월호 특별법안을 위한 여ㆍ야의 공방은 끊이질 않고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국회에 상정된 민생법안도 처리하지 못하고 몇 달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공무원 연금개혁을 위한 한국연금학회가 발표한 개혁안에 대한 공무원 노조의 반대가 극에 달했다. 게다가 교육부가 지난 24일 2015년도 문과와 이과를 통합한 교육과정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공통과목으로 신설해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을 내비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왜 이토록 이 나라의 주요 현안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면서 일치하는 게 한 건도 없는 것인가? 정치인ㆍ교수ㆍ학자ㆍ지식인 등 모두가 상반된 자기 의견을 주장하면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6ㆍ25 사변 이후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북은 대치 중인데도 그 당시의 사상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민 생활 속 깊숙이 뿌리내려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한때는 반공을 국시의 제1로 삼은 적도 있었다. 국민적 합의로 이뤄진 국정의 근본 방침이 반공이었다. 또 간첩을 신고하면 수억 원을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안내ㆍ공고문이 이 나라 전역에 걸쳐 내걸려져 있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남북대화를 위한 햇볕정책이 이뤄지면서 그러한 표식들은 사라지고 말았다. 자연의 이치를 볼 때 음ㆍ양은 있기 마련이다. 자연의 섭리를 따를 때 우리들 인간에게는 큰 혜택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는 자연의 이치와 섭리를 잘 따르라는 것 아니겠는가.

 오늘날과 같이 다변화 시대를 살아가노라면 갑과 을은 있기 마련이다. 논쟁 또한 삶의 일부다. 그 논쟁을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토론하고 여과해서 쟁점을 걸러내는 것이 절차이고 상식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 국민들은 이런 절차를 거치기보다는 욱하는 분노를 자아낸다. 모든 인간은 감정을 담아두는 그릇 즉 두뇌가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격한 감정을 추스르고 담아두는 두뇌가 발하는 냉철함이 있는 것이다. 상대의 뜻을 존중하며 참고 기다리는 미덕 등 인간이 지녀야 할 덕목 등을 배우고 익혀 후천적 교양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사 뜻대로 되는 게 많지 않아 우리들은 극심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 유병언 사건도 그랬고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않는 국회를 볼 때도 그렇다. 그러나 우리들이 사생결단으로 갑을 상대로 막 대하지 않고 때로는 단식농성으로 때로는 데모나 시위로 반대 의사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정당한 수순이며 방법은 아니다. 대화로 물꼬를 터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안, 국회 민생법안, 공무원연금개혁도 그렇다. 한국연금학회에서 내놓은 연금개혁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수순과 절차에 의해 당당하게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는 토론해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연금학회에서는 공적연금의 형평성 개선과 상향 평준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 즉, 공무원노조와의 의견 일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공무원노조도 개혁에는 동참하지만 큰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양보하고 타협하는 공인으로서의 자세도 견지해야 한다. 대치 중인 남북과 같이 이 나라의 민심도 두 동강이가 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국회의원이 대리기사를 불러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놓고 그것도 모자라 함께한 일행이 두들겨 패는 일방적인 행태의 이 사건도 흔히 있을 수 있는 단순한 시비 소란의 폭행사건이 나라 전체를 시끌벅적하게 한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대리기사가 피해자인 만큼 그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과하면 됐을 것을 아니라고 발뺌한 데서 비롯된 것 아닌가.

 공동정범으로 피소될 김모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인 공인 아닌가. 그것도 약자의 편에서 입법활동을 해야 할 안행위 소속 의원 아닌가.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래도 이 사회는 아직도 정의가 살아있고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동기가 부여된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이들 유가족 대표에게 두들겨 맞아 병원에 입원해 있는 피해자인 대리기사 이모 씨에게 각계에서 3천여만 원의 성금이 전달돼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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