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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발길따라-원시림 간직한 식물 보고 ‘천상의 화원’
강원도 인제 점봉산 ‘곰배령’
2014년 10월 01일 (수)
김봉조 7618700@kndaily.com
식물 개체 20% 인 854종 자생
곰이 하늘 향해 누워 있는 형상
진동리 설피교 상단 주차장서
신분증ㆍ명단 확인 입산증 교부
요일ㆍ계절 입산ㆍ통제시기 확인
생태관리센터 출발 왕복 10㎞
수많은 야생화 신비한 자태 연출

 누군가 산은 낯가림을 하지 않는다 했다. 산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정상을 갈망하고, 그 정상에서 펼쳐지는 경관을 즐기려 산에 오른다. 아스라이 보이던 정상을 향해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점점 다가와 안기는 것에 마음을 열 때 힘겨움이 잊어진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제각각 다른 모양의 풀꽃들과 처음 대하는 나무와 숲들도 오랜 친구처럼 쉽게 친해질 수 있기에 무거운 발걸음을 쉬 걷게 하는 힘이 채워지는 것이다.

   
▲ 야생화들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곰배령’ 공원 데크에서 트레커들이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가을을 가장 먼저 부르는 이번 답사는 정상을 고집하지 않고도 수많은 풀꽃과 나무들을 낯가림 없이 만나는 곳을 다녀왔다. 또 거기는 정상보다 더 넓고 높은 하늘이 있기에, 아름다운 경관을 베고 누워 보물처럼 담아 올 수 있는 곳이기에 그 멋스러움이 더한다. 그곳은 설악산 아래 점봉산 깊숙이 숨어 있는 곰배령이다. 한계령을 뛰어넘어 우뚝 쏟은 점봉산이 쏟아낸 수많은 식생들과 원시림을 간직한 식물의 보고다. 한반도 식물 서식 한계선과 맞닿은 이곳은 우리나라 식물 개체의 20%에 이르는 854종이 자생하고 있어,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산림청도 점봉산 일대를 산림 유전자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곰이 하늘을 향해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곰배령을 찾으려면 먼저 백두대간 조침령 터널을 지나 기린면 진동리를 찾아들어야 한다. 곰배령 트레킹의 시작은 진동리 설피교 상단 대형 주차장에서 입산증을 받아야 출입이 허용된다. 신분증과 사전 예약 명단이 확인되면 입산증을 교부받는다. 현재, 곰배령 입산 허가를 받으려면 ‘점봉산 관리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인터넷으로 탐방예약을 하는 방법과 현지 민박집을 통해서 하는 두 가지 예약 방법이 있다. 또한 요일별, 계절별로 정해진 입산과 통제시기를 사전에 알아보고 계획해야 한다.

 생태관리센터에서 시작되는 트레킹은 좌측 때 묻지 않은 계곡을 끼고 부드러운 흙길을 밟으며 출발한다. 발끝이 닫는 길 곁에는 속대가 지천이고, 10여 분 싱그러움 가득한 녹음 속을 걷다 보면 표식 없는 작은 샘터가 달고 시원한 물맛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평지에 가까운 트랙을 지나면 돌무더기에 세워놓은 ‘강선마을’ 이정목이 위에 마을이 있음을 알려주며 주위에 어울리게 탐방객을 맞는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성한 활엽수림은 짬짬이 흐르는 땀을 고스란히 담아가듯 시원함을 제공한다. 습기를 머금은 숲에는 고사리과 양치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쏟아지는 계곡의 물소리는 걸음걸음에 생명의 기운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 ‘곰배령’을 오르는 마지막 마을인 강선마을 끝 집을 지나면 운치있게 놓인 징검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걷는 길이 너무 온순해서 ‘아빠,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도, 지팡이 짚은 할머니들도 장터 걸음하듯 다들 느릿느릿 가볍게 걷는다. 갈림길이 있는 강선마을 초입에서 곰배령 정상 안내판을 만난다. 우측으로 발길을 옮기면 왁자지껄 사람들 소리에 떠들썩한 강선마을을 만난다. 곰배령을 오르는 마지막 마을이다. 간이 휴게소가 있는 끝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대부분 민박을 치는 이곳에는 산에서 채취한 귀한 약초와 나물들이 곰배령을 찾는 트레커들에게 몸값을 흥정하고 있다.

 강선마을 끝 집을 지나 제법 운치있게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다시 입산증을 확인하는 통제소를 만나고, 이젠 계곡을 오른쪽으로 바꿔 끼고 오른다. 귀목골이라 불리는 동화 속 같은 숲길을 걷다 보면, 계곡 아래 온몸에 세월을 머금은 바위가 이끼 옷을 잔뜩 입고 있고, 원시의 계류를 접하는 트레커들은 탄성으로 오랜 시간에 묻힌 자연의 기다림에 감탄사로 화답한다. 깊은 골을 찾아 들어온 바람이 잠시 쉬어가라 손짓할 때쯤, 수림 사이로 움푹 꺼진 곰배령 능선이 시야에 잠시잠시 들어왔다 숨기를 반복한다. 고요하리만치 안락한 길과 작은 개울을 뒷굼치 세워 뜀뛰기하듯 건너면, 새소리에 묻힌 바람이 턱걸이하듯 멈춘 곳에는 배낭 무게만큼 눌러진 다리로 오른 이들에게 더 넓은 곰배령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5만여 평에 펼쳐놓은 고원에는 식생을 보호하기 위해 데크를 설치해 탐방객의 출입을 일부 허용하고 있다.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곰배령에는 철따라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야생화들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피는 야생화로는 얼레지, 노루오름, 마타리, 둥근이질풀, 물봉선, 쑥부쟁이, 용담투구, 노란 패랭이꽃 등 수많은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며 계절마다 신비로운 자태로 연출을 달리한다. 또한 조망이 터진 날 곰배령에 오르면, 하늘금과 마루금이 교차하며 허튼 시선을 둘 곳을 잊게 한다. 북쪽 작은 점봉산 뒤로 설악산 대청봉이 강인함으로 위용을 알리고, 동쪽으로 휘감은 백두대간이 단목령을 내려 앉히며 병풍처럼 에워싸고 흐른다.

   
▲ '곰배령’ 공원 데크에서 트레커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 넓은 고원의 야생화와 막힘없는 조망을 눈에 담았다면, 이제 발길을 돌려 올랐던 숲으로 내려서야 한다. 마음 같았으면, 반대편 곰배골을 내려서서 귀둔리로 발길을 옮기고 싶으나, 천혜의 식생을 아끼고 지켜야 하기에 잠시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올랐던 곳으로 다시 돌린다. 왕복 10㎞, 즐기듯 4시간이면 넉넉한 곰배령 트레킹은 낯가림하지 않는 숲과 꽃이 있어 더 좋은 곳이다. 옛날, 할머니들이 콩자루를 이고 장 보러 넘어 다녔을 정도로 완만한 경사의 곰배령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찾을 수 있는 곳이기에 더욱 좋다. 곰배령을 이야기할 때 어떤 수식어보다 가보라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뉘가, 우리나라에 ‘밀림의 숲이 있는 천상의 하늘 정원’을 추천하라면 거기에 ‘딱’ 어울리는 트레킹지가 곰배령이기 때문이다.

 글 : 김봉조 낯선트레킹 대장
 사진 : 최찬락 Mnet트레킹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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