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0:50 (목)
喫茶店(끽다점)
喫茶店(끽다점)
  • 송종복
  • 승인 2014.10.15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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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송종복
 喫:끽 - 마시다 茶:다 - 차 店:점 - 가게

 커피는 아관파천 때 처음으로 끽다(시음)했다. 그 후 ‘손탁호텔’에서 커피를 판매한 적이 있으며 1927년 연예인 이경순이 종로에 ‘카카듀’라는 커피하우스 끽다점(다방)을 차린 것이 최초다.

 한국에 끽다점(喫茶店)인 다방은 ‘손탁호텔’에서 커피를 판 것이 최초이다.

 1895년 을미사변(왜변)이 일어나 고종황제와 세자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다(1896년 2월 11일~1897년 2월 25일). 이곳에서 러시아 공사 웨베르(한국명은 위패(韋貝))는 고종과 담소하면서 처음으로 커피를 권했다고 한다.

 이때 커피를 시중들던 미모의 여성인 손탁(孫澤)은 서울 중구 정동 29번지의 왕실 소유의 땅 184평을 하사받았다. 이곳에 2층 양옥을 지어 ‘손탁호텔’이라 하고, 이 호텔에 다방을 꾸민 것이 시초이다.

 일제강점 이후로 일본인들이 서울 충무로 진고개(泥峴)에 일본식 찻집인 끽다점(喫茶店 : 깃사덴)을 차려 커피 장사를 시작하면서 전국에 번졌다. 이어 한국인으로 영화감독인 이경순이 1927년 최초로 종로에 ‘카카듀’라는 커피하우스를 개업했다.

 이를 계기로 1930년 명동, 종로, 충무로 등지에 많이 생겨났다. 원래 ‘다방’이란 고려시대 궁중의 연희나 사신을 접대하는 관청인데 이곳에서 주로 연예인, 지식인들이 운영하면서 예술과 문화소통의 장이었으니 고려관청의 이름을 원용해 ‘다방’이라고 불렸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불법 외제품 중에 커피가 많이 암거래됐다.

 1960년대 이후에는 곳곳에 자리했으며 이어 DJ로 상징되는 음악다방이 곳곳에 생겨났다.

 지금은 고고장, 음악다방 등 디지털과 스마트시대라고 하면 그 당시에는 아날로그의 시대였다.

 1970년대 말까지 평범한 도시인들의 사업장이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던 다방중심의 커피문화는 1980년대 원두커피 전문점이 들어서면서 점차 카페로 바뀌었다.

 요즘은 자판기의 등장으로 커피가 대중의 음료로 자리 잡고 있다. 숭늉 문화에 익숙한 우리 민족은 불과 1백여 년 만에 커피문화로 변화되고 있다.

 숭늉과 커피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숭늉 대접은 식사 후의 예의범절로 상하예절이 깃든 미풍양속 문화인데, 이에 반해 커피는 서양문화로 장유(長幼)와 선후예절이 미흡하다. 더구나 커피는 종류만 해도 스무 종류가 넘어 기성세대는 주문하는데도 혼란스럽고 짜증스럽다.

 따라서 끽다점(다방)으로 정신없는 서양의 음료 문화보다는 끈끈한 정이 흐르는 우리의 숭늉 문화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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