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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드라마 같은 축구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축구
  • 박태홍
  • 승인 2014.10.20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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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회장 박태홍
 극 중에서나 있을법한 드라마 같은 줄거리가 한국축구에서 일어났다.

 지난 10일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가진 파라과이전에서 전반 27분과 32분에 파라과이 골망을 가른 두 선수가 진주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둘 다 진주 봉래초교 출신으로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상봉동과 금산면을 발칵 뒤집어 놓을 듯 시끌벅적했다 한다.

 한국 축구사상 A매치에서 같은 지역 같은 학교 출신이 연달아 골을 넣어 승리한 것은 이번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소설적이어서 한국축구계에서도 놀라고 있다.

 독일의 슈틸리케감독 부임 이후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0일과 14일 두 차례의 평가전을 가졌다.

 지난 10일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가진 파라과이와의 1차전에선 2:0으로 완승했으며 14일 상암벌에서 펼쳐진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는 1:3으로 석패했다. 두 차례의 평가전은 전 국민들에게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그날의 경기내용을 지켜본 관심 있는 축구팬들이라면 한국축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한국축구 현주소의 바로미터가 되기도했다. FIFA 상위랭크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영패를 모면했던 것도 파라과이와의 대전에서 2:0으로 완승한 것도 그동안 한국축구관계자들이 어느 정도 연구하고 노력한 결실의 부산물이었는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10일 파라과이전에서 얻어낸 두 골은 모두 진주 출신들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축구계 관계자들의 입에서 김민우와 남태희의 축구이야기는 그치질 않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고향 진주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방가에서 목욕탕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김민우와 남태희의 얘기로 꽃을 피운다.

 이들의 어린 시절 뛰어난 축구 자질에 대한 많은 일화들이 주요 얘깃거리다.

 김민우 선수는 김성대(61) 씨와 허득(57) 여사의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지금도 이들 부부는 진주시 상봉동 16-12번지에서 살고 있다.

 김민우가 봉래초교 5학년이 되던 해 서울의 삼진초교로 유학한다. 이는 서울 언남고의 정종선(52) 감독에 의해서다.

 90년대 한국 국가대표 축구선수 주장으로 활약하기도 한 정 감독의 눈에 띈 김민우를 11세부터 서울로 데려가 축구수업을 시킨 것이 오늘날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

 김민우는 배제중ㆍ언남고ㆍ연세대ㆍ일본의 프로 J리그(사간도스)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모든 것을 정 감독과 상의할 정도로 사제지간으로서의 정이 깊다.

 김민우 선수는 한국 축구선수로서는 거쳐야 할 모든 국가대표 코스를 밟아온 정통 축구선수로 성장했다. 13ㆍ15ㆍ17ㆍ20세 이하 국가대표 선수를 비롯한 정통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한 것도 이번으로 세 번째다. 10일 파라과이전에서 전반 27분 넣은 골을 비롯, 김 선수는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 각인될 정도로 많은 골로 상대방의 골망을 갈라놓은 미드필드 겸 스트라이커다.

 2009년 이집트 U-20 월드컵에서도 3골을 성공시켜 팀을 8강으로 끌어올리면서 당시의 감독 홍명보의 황태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이날 김민우와 함께 전반 32분 파라과이의 골망을 가른 남태희 역시 진주 봉래초교를 나와 울산현대로 축구유학을 떠난 진주의 축구신동이었다.

 진주시 금산면에서 낙농업을 하는 남정우 씨의 아들로 태어난 남태희는 일찍부터 축구 소질이 남달랐다.

 진주 봉래초교를 졸업, 현대중, 현대고를 나와 해외로 진출했다. 카타르 프로에서 활약 중이다.

 남 선수는 카타르리그에서 한국의 메시로 불리면서 종횡무진, 몸값을 올리고 있다.

 10일 파라과이전에서 얻은 두 골은 진주 축구인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들 두 선수의 드리블에 환호를 보내며 득점으로 연결될 때는 진주 축구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이날 남태희 선수는 처진 스트라이크, 김민우는 왼쪽 공격수로 나서 득점으로 주가를 올렸다.

 두 차례의 평가전을 끝낸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력을 평가했다. 항시 선발로 사용할 수 있는 A클래스의 선수들을 6명으로 제한했다. 이 중에서 김민우와 남태희 선수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김진현 선수와 함께 슈틸리케 감독의 황태자들로 등극한 것이다.

 이렇게 진주 출신의 한국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둘씩이나 선전하고 있음을 볼 때 역시 진주는 축구의 고장답게 선배들의 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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