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0:36 (수)
KAI MRO사업, 시민이 지켜야
KAI MRO사업, 시민이 지켜야
  • 박명권 기자
  • 승인 2014.12.04 20:2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부지역본부장 박명권
 한국항공(KAI)이 지난 2012년 A-320 날개 구조물 공장을 산청에 건립키로 결정하자, 사천시민들은 절망감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사천시는 부지 미확보에 따른 행정부재를 질타당했으며, 한국항공은 이를 핑계로 이윤 추구만을 우선한 아집의 결과라며, 시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2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사천시는 부지난에 허덕이고 있다.

 현재 KAI가 추진하고 있는 MRO(항공기수리, 정비, 개조)사업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또다시 부지 확보를 걱정해야 할 실정으로 그 당시의 사례와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는 형국이 참으로 안타깝다.

 이 사업이 유치되면 고용인원 5천명, 인구유입 1만 5천명으로 매출액은 1조 3천억 원으로 지역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에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업체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이 사업에 뛰어든 곳은 사천시가 아닌 청주시다. 청주시는 시장 공약사항과 함께 214억 원의 사업추진비를 도의회가 승인하고, 1천500억 원의 투자를 제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통해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MRO사업은 활주로를 두고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특성때문에 부지선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KAI는 활주로와 인접해 있는 사천읍 용당지역을 최적지로 지목하고 있으나, 문제는 부지매입비용이다. 사천시는 이번 사업은 KAI의 주도적인 사업인 만큼 사업비 또한 업체가 우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KAI는 청주시가 청주공항 근처 부지를 조성, 저리 조건으로 부지제공을 약속하고 있어 오히려 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는 평가를 우선하고 있다. 만약, KAI가 사천에 투자를 약속한다 해도 KAI의 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와 현대자동차, 한화 등이 부지매입비용의 승인 여부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처럼 사천시와 KAI는 2년 전의 A-320 날개 구조물 공장 산청으로의 이전과 유사한 사례로 이어지고 있어 시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천시 행정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을 위해 무작정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향후 시민의 혈세까지 감안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2년 전을 반면교사로 삼아 업체와의 사전 조율을 통한 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이를 도외시한 행정의 한계는 질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KAI의 태도는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시민들은 비행기 소음 등의 많은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 이는 사천의 대표 기업인 KAI가 살아야 사천도 잘 살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모든 것을 인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각설과 관련해 항상 시민을 등에 업고 투쟁에 나서, 기득권을 유지해 온 것 또한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큰 틀의 사업이 발생하면 시민의 입장을 우선하기 보다, 기업의 유불리만을 앞세우는 경영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개탄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번 MRO사업 또한 2년 전의 모습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급기야 이를 바라보고 있던 사천시민연대가 성명서와 함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4일 가졌다. 이날 이들 단체는 KAI가 추진하고 있는 MRO사업에 대해 다른 지역 유치를 결사반대한다며,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KAI는 사천시민과 함께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야 하고, 주주사 또한 눈앞의 이윤보다 한국항공이 지금까지 성장해 오기까지 사천시민의 인내와 노력을 더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KAI 노조 또한 이에 동참하고 이번 사업이 타 지역으로 유치될 경우 현재의 정비인력 또한 유출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업은 2년 전 A-320 산청공장 이전 당시 상황을 교훈 삼아야 한다. 시민과 사천시, 한국항공, 주주사 모두는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세계 1위로 도약하는 한국항공을 생각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사천은 항공 메카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만큼 항공과 관련된 업종은 한곳에 집약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역량집중 2014-12-05 07:53:55
항공산업의 중심지인 사천을 외면하고 재작년 KAI의 산청에 날개부품제조공장 이전을 지켜보면서 땅을 치고 통탄할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런 절망감, 허탈함 두번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인프라 구축과 사천시와 시민 모두의 역량집중으로 KAI의 MRO 사업은 당연히 사천에서 추진되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국가항공산단 지정을 앞두고 사천을 중심으로 지역균형 발전의 최종안인 향촌동과 축동이 우선되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