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1:14 (토)
부산시장님, 여기는 경남입니다
부산시장님, 여기는 경남입니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12.14 21:33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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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전무이사 박재근
 서병수 부산시장님. 홍준표 경남지사와의 산행에 대한 부산지역 언론보도에 흡족해할지는 모르겠지만 ‘장산 회동’을 지켜본 경남도민들은 큰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답니다.

 물론, 부산 쪽 언론의 과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산행을 통한 회동에서 진정 부산을, 아니 영남권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기대한 경남도민의 바람과는 먼 거리였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장산은 서 시장님의 놀이터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곳, 해운대에서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으로 ‘안방’의 이점을 노릴 게 아니라 공동의 번영을 위한 노력에 우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물론, 홍 지사가 제의했지만 서 시장님이 택한 장소였기에, 또 부산이 원하는 걸 취하려면 주장에 앞서 의견을 교환하려는 손님 접대가 옳지 않았나 하는 뜻에서입니다.

 물론, 얽히고설킨 ‘신공항과 물 문제’에 대해 부산의 목소리를 대변해야겠지만 완생(完生)을 위해 웃고 넘길 일에도 ‘여기는 부산이란 걸 잊지 말라’는 것은 경남도민에게 회동 자체가 무의미였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 큰 실망을 안겼다는 겁니다.

 경남도민의 정서에 부합하리란 것은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지만 농담이래도 지나친 것으로 느껴졌기에 전하는 말입니다. 단독회동도 아니고 부산시와 경남도의 간부, 또 시민이 함께한 산행이어서 더욱 그렇다는 것입니다. 부산시장으로서 부산시민과의 철학(이익)을 공유하는 것 못지않게 경남도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둘러대지 않는 솔직함, 직설적이고 공적인 것이 우선한 홍 지사의 올곧은 지적이 부산의 입장에는 다소 거슬려도 상생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뜻에서 전하는 말씀입니다. 부산시가 원하는 게 맑은 남강 댐 물이라면 도민의 이해를 구하는 게 우선이고 신공항 건설은 국책사업으로 고집부릴 일이 아니란 것입니다. 물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경남도민들은 홍 지사에게 섭섭해 있답니다. 홍 지사는 기자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국가자원인 ‘물’의 공유를 주장, 지리산 댐을 건설, 맑은 물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 때문입니다.

 경남의 역대 도지사가 폭탄만 돌린 것을 감안하면 감사함을 전할 일이 아닙니까. 물론, 대권을 향한 포석이라 치부하더래도 부산시민을 대표한 부산시장이라면 그렇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게 뭡니까. 홈그라운드인 장산 회동을 통해 판을 깨려고 작정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산행 중 한 등산객의 질문에서 비롯됐다지만 신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 서 시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민자 유치를 통해서라도 독자적인 추진을 불사하겠다’는 것은 부산 가덕도가 아니면 판을 깨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습니까.

 이는 지난 10월 2일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이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정부의 신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 아닙니까.

 당시 홍 지사는 지난 2011년 ‘신공항 백지화’라는 아픈 과거를 언급하며 경쟁에 나선다면 또다시 무산될 수밖에 없다는 것에 합의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서 시장께서는 민자 유치를 해서라도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합의한 것을 뒤엎으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래서야 영남권의 공동번영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부산의 목소리만 있고 경남의 소리가 없다는 것에 힘을 얻었다면 착각입니다. 물론, 경남의 18개 시ㆍ군은 이해를 달리할 수도 있습니다. 또 부산여론을 대변하는 부산지역 신문의 경남 들락거림도 한몫을 했겠지요.

 하지만 지방자치 20년, 이젠 경남의 환경은 확 변했습니다. 또 지난 일이지만 1963년 부산시가 경남도에서 광역시로 승격한 후 부산은 알짜배기 신항(港)을 챙기고 금(金) 바다 없는 김해(金海)로 만드는 등 경남진출(땅따먹기)에 재미를 봤겠지만 이젠 용납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경남도민은 분노해 있습니다. 핫바지 취급을 받지 않겠다고, 부산이 아쉬우면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고 불리하면 등을 돌린 행태를 이젠 좌시하지 않겠다고….

 서병수 부산시장님. ‘장산 회동’에서 홍 지사의 올곧은 지적에 대해 “여기는 부산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했다지만 여기는 경남이란 것도 잊지 마시고 다음 회동 때는 너무 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듣는 게 귀 밝은 것이요(反聽之謂聰), 스스로를 이기는 게 강한 것(自勝之謂疆)’이란 가르침은 오늘도 생생하게 살아 있지 않습니까. 상대 말을 귀담아들으면 공동체는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고 부산의 현안해결을 위해서는 겸손이 훨씬 더 경남도민의 마음에 와 닿을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탐심을 경계하지 않아 미생(未生)에 그치기보다는 부산과 경남의 완생(完生)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뜻에서 전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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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3 2015-01-23 15:18:32
공항에 관해서라면 어차피 상생이니 공동발전이니, 헛수작은 물건너간거 같네요. 부산내에 있는 공항 부산내에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건 부산이 알아서 하면 될일이고, 대구나 밀양에 공항이 필요하면 직접 지으시면 될 일입니다. 물? '순수365' 좋은데 뭐하러 자꾸 물은 구걸할라고 그럴까?

아무개2 2014-12-16 00:42:09
경쟁력 있다 허튼 수작 부리면 정부에 대한 신뢰는 더이상 없다 라는 뜻입니다. 중국도 미국도 가덕도에 침을 흘리는건 엄청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인데 이것을 다른 지역시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상생의 길을 열어야지 아예 입지선정 자체를 방해하는 행태는 니가 잘사느니 둘다 못살자는 후진국 시민의식밖에 더되지 않습니다. 치사하게 고기사주고 술사줄 시간에 차라리 구석에 몰린 입지에 대한 인프라를 요구하십시오

아무개2 2014-12-16 00:38:34
서병수 시장의 독자노선 발언은 공정한 경쟁에 불순한 세력이 조금이라도 개입하면 판깨겠다는 강한 어필입니다. 전문가들은 누구나 인정할겁니다. 입지경쟁이 가덕도가 아주 유리하다는걸. 하지만 지역에선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수 없기에 서로 홍보 경쟁을 하는 것이겠지요. 다만 국토부의 수준이 MB정권의 전례도 있고 대구경북에 휘둘린다는걸 서시장님은 아주잘 압니다. 민자항공의 발언 의미는 객관적 잣대로 우린 이정도

아무개2 2014-12-16 00:34:50
정말 남이 아니었던 경남과 부산의 입장을 생각해서 충고하자면 경남의 목소리가 그만큼 분노해 있는 만큼 이해해달라고 사정한다면 먼저 부산의 분노는 왜저리 달해있는지 먼저 이해해본적 있으신지요. 타인은 근거없는 옹고집이고 나는 이유있는 분노라면 이중잣대이지 않겠습니까.부산은 공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싶을 뿐입니다. 개인의 대권을 생각해 정치권에 넛찌 넣고 언론플레이 하는 홍지사 님이 아니꼽게 보일수밖에요

아무개 2014-12-15 10:14:09
기자양반 일기는 일기장에 쓰세요.
두 시장/도지사가 좋게 얘기하고 끝낸걸 1주가 지나 이렇게 태클 걸고 싶은지?
부산이 경남을 무시하지도 않았고, 서시장의 말에 대해 홍지사가 처낼건 확실히 처내고 받아들일건 받아 들인거 같은데... 당신은 계속 편가르기만 하는 것 같네요. 지금은 경남과 부산이 서로 견재할게 아니라 힘을 합쳐 수도권과 경쟁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