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6:39 (토)
또 다시 부는 경남출신 대통령 바람
또 다시 부는 경남출신 대통령 바람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01.11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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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개천(낙동강)에서 용의 탄생을 기대하는 경남도민들이 많다. 새해 들어 오는 2017년 치러질 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연일 공개되면서다. 최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여권의 경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선두권이다. 야권은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의원이 각축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황에 따른 결과를 유추할 경우, 경부선 열차에 싣게 될 표심의 향배에 달렸다. 따라서 최대 표밭인 수도권과 영남권 표심의 쏠림현상에 따라 각 진영의 후보 또는 대통령선거의 당락이 좌우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들 후보 4명 모두는 영남권 중 PK출신이고 여야 각 2명이어서 이 상황이 이어진다면 PK출신끼리 대선에서 맞붙게 되는 경우의 수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경남출신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각각 여야의 주자로 부각된 것에 도민들이 뿌듯해 한다. 경남도민들은 경남출신이 여야 각 진영에서 독자적인 세력으로 상승행진을 이어가자 경남출신끼리 대선에서 맞붙는 것 아닌가 하며 반긴다. 도민들은 둘 다 고향이 창녕출신 임을 빗대 대선이 창녕군수를 뽑는 선거전의 양상으로 펼쳐지는 게 아닌가 하는 농담도 잦다.

 그 결과는 알 수도 없고 선거판세의 변화는 한 치 앞을 모를 정도로 예측불허다. 또 생물인 정치는 앙숙도 서로 맞잡아야 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상존한다. 특히 이해가 맞아떨어지면 이합집산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가 곧,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남도민들이 경남출신 대통령의 탄생을 기대하는 것은 지난 세월을 반추해보면 더욱 절실하다. 민주화의 투사 김영삼, 군부출신 전두환, 그리고 비극적 종말을 고한 노무현 대통령 등 숱한 사연과 곡절(曲折)에도 경남에는 대통령 DNA가 살아있기에 그렇다. 홍 지사와 박 시장에게 도민들이 관심이 쏠리는 것에 비례, 정치판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여권은 차기 대권에 있어 현직 대통령의 입김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에 비춰 박근혜 대통령이 향한 시선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홍 지사의 경우 박 대통령 입장에서 자신과 분명하게 각을 세웠던 김무성 대표보다는 호불호가 분명하고 다소 거친 감이 있지만 ‘의리’를 중시하는 점에서 더 매력적인 카드일 수 있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또 경남지사 경선 때 홍 지사가 친박에게 집중 견제를 당했다지만 그들의 생존을 위한 ‘담보’ 차원에서 홍 지사가 제격이란 여론이다. 한편, 박 시장은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타 야권세력의 견제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되레 우군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홍준표 경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침은 달리하지만 각 진영의 대선후보를 거머쥘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경남출신끼리 2017년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각의 공통점은 고향이 창녕이란 외 법조출신이다. 홍준표 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더했지만 박 시장은 그러질 못했다. 또 현직 광역단체장이고 보궐선거를 통한 단체장 등 같은 점도 많지만 무상시리즈에 대한 견해는 각을 달리한다. 2011년 10ㆍ26 보궐선거에서 ‘무상급식’을 내걸고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당시 사퇴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수혜자인 반면, 홍 지사는 보선 패배의 여파로 한나라당 대표직을 사퇴한 악연이 있다.

 지금은 차기 주자 반열에 오른 변방 도백(道伯)과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을 놓고 대척점에 있다. 홍 지사는 선별적 복지로 개천에서 용이 태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지만 박 시장은 무차별(보편적) 복지다. 이에 홍 지사가 질 높은 급식을 위한 감사, 선별적 복지 등 무상시리즈의 재검토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근 조사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52%)가 찬성(48%)보다 많아 무상급식을 바라본 4년 전과는 상황도 달라졌다. 실제 무상급식 지원 예산의 감사가 이뤄진다면 또 다른 비리 사슬이 드러나 정치적 태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운명은 달리할 수도 있다. 또 박 시장은 시민운동가로, 홍 지사는 서울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집권여당의 대표 출신이다. 최대표밭인 서울이 정치적 고향이다. 따라서 수도권을 제외한 표밭 영남권의 반향이 주목받는다. 두 사람은 경남이 고향이지만 홍 지사는 대구에서 초ㆍ중ㆍ고를 나왔다. 울산이 삶의 터전이란 점에서 영남권 전 지역이 사실상의 연고지다.

 그래서 홍 지사는 정치적 변방인 고향 경남에서 중심으로의 축을 옮기려고 재기를 위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만약 홍 지사와 박 시장이 여야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면, 홍준표 경남지사는 영남권의 표를 싣고 정치적 고향인 서울을 향해 경부선 상행열차에 몸을 싣는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부선 하행열차를 타고 고향을 찾아 표밭을 일궈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고향출신이 여야 각 진영의 후보이기를 바라는 경남도민들의 높은 관심은 대통령의 탄생에 대한 기대일 수 있다. 비록 경남도민들의 기대가 지난 시절의 영광을 위한 반추(反芻)로 치부한다 해도 김영삼, 전두환, 노무현 등 대통령 DNA가 살아 꿈틀거리는 이곳 경남에서 또 다른 경남출신 대통령을 기대하는 마음의 발로(發露)는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현실화는 두고 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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