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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라는 공인중개사
시대가 바라는 공인중개사
  • 정창훈
  • 승인 2015.02.09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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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김해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최근 몇 년 동안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거래가 매우 위축되고 있다. 임차인이나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설령 고객이 나타났다고 해도 거래가격을 크게 낮추려 해 거래가 어렵다. 가격을 낮추는 것 외엔 딱히 방법이 없어 보이지만 무작정 가격만 낮추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닐 것이다.

 임대와 매매조건을 명시한 안내 자료와 준공당시의 전단지를 준비했다. 방문하는 중개사무소에 주려고 간단한 선물과 필요에 따라서는 수익률 분석도 설명하려고 노트북도 챙겼다. 오리털 잠바를 입고 길거리표 백팩을 메고 방문한 일부 중개사무소에서는 옷차림만 보고 문전박대하는 곳도 있었다.

 건물을 건축할 당시 이 건물에 입주해야 할 업종과 분양ㆍ 임대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관리하고 있었더라면 건물주가 다니면서 임대나 매매를 부탁하는 번거로움은 없었을 것이다.

 중개사무소에서는 물건을 매매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수요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당장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기대도 없어서인지 그리 반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 혼자만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연락 오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그래도 자주 찾아가고 문자로도 열심히 안내를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며칠 후 장유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김재곤 대표는 임대차 계약에 대한 임대인의 조건과 임차인이 하려는 업종을 여러 차례 설명하면서 계약일자에 신분증, 등기필증을 지참하라고 했다. 계약을 하면서 김 대표는 임대물건에 대한 소재지, 건물구조, 용도, 면적, 계약내용, 특약사항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임대인의 신분증을 확인시키고 중개대상물의 주위환경, 등기부 기재사항, 입지조건, 건물 내ㆍ외부 시설물의 상태 등에 대해 자료와 서류에 근거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했다.

 한때 국민자격증이라고 불리던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시장 호황 붐을 타고 큰 폭으로 증가했다. IMF 당시 직장을 잃은 가장들의 재취업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던 공인중개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증가 폭이 크게 감소했지만 2014년 6월 기준 여전히 전국에 7만8,424명이 공인중개사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거래를 전적으로 중개사무소에서 맡기고 있지만 늘어난 공인중개사 자격등록자에 비해 부동산중개 서비스의 질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부동산 중개사고 추이를 살펴보면 2008년 143건에 불과한 부동산 중개사고가 2012년에는 260건으로 약 1.8배 증가했다.

 과거에 비해 부동산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크게 증가했고 거래유형도 복잡, 다양화 되면서 부동산 거래사고의 개연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낙후된 중개거래 관행이나 부동산 중개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인한 중개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여론조사 갤럽에 의하면 투자와 재테크의 수단으로 적금29%, 채권펀드 8%,부동산은 38%로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자 목표라고 한다.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부동산투자에 관한 지식의 중요성과 세금절약 노하우 등은 아무리 말을 해도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 거래 활성화와 선진화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 당사자와 중개업자의 의식 변화다. 부동산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일회적인 중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내 부동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중개사무소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중개사무소가 더 이상 투기 조장의 브로커가 아닌 거래 협력자 및 조언자로 인식해야 하고 중개업자는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 하에 지역부동산전문가로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양자 간의 이러한 의식 변화는 선진화된 부동산 거래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특별히 장유부동산이 한 곳에서 오래 중개업을 한다는 것은 정보의 순도가 높을 뿐 아니라 고객과의 신뢰가 잘 지켜졌다는 반증이다. 영업을 오래한 중개사무소는 해당 지역에 해박하고 신용, 신뢰도가 높아 단골고객 비중이 높다. 또한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매물 확보를 통해 거래 성사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부동산 서비스에 대한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공인중개사의 전문성 향상과 부동산 거래 안전성을 위해 전속중개를 활성화해 공인중개사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과거 공인중개사의 업무가 단순 매물 중개ㆍ알선 위주의 중개인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전속중개를 통해 법률, 행정, 세무 등 전문지식을 가지고 거래 전반을 관리하는 매니저로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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