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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는데…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는데…
  • 박태홍
  • 승인 2015.03.16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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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미국대사가 서울 도심의 한복판 행사장에서 테러를 당하는 세상에서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를 정부당국자는 물론이고 우리들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미 대사의 테러사건은 여든 노인이 자기 집 안방에서 피살당한 치안 부재의 강력사건이 아닌 6ㆍ25 전쟁 이후 민족 간에 깔려있는 이념논쟁의 산물 아닌가 생각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우리들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잊고 산다. 1950년 6월 25일 일어난 한국전쟁의 피비린내와 상흔을 잊고 사는 것이다. 달력에서조차 공휴일 표시였던 빨간표식이 사라진 탓일까?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다만 휴전협정에 의해 잠시 중단됐을 뿐이다. 전쟁이 잠시 정지되면서 지금 남북 간은 국지적 휴전상태이며 비무장지대와 군사 분계선이 확실하게 설정돼있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남침을 자행한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인해 우리 민족은 수백만 명의 전쟁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1천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이 생겨난 것이다. 휴전협정에 의해 전쟁은 잠시 중단됐지만 북한은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공격해오고 있다. 1951년 6월 휴전협정 이후 북한이 우리를 수시로 공격해 온 사례는 수천 번에 달한다.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124군 부대의 무장 게릴라 31명이 청와대를 폭파하기 위해 서울로 침투해왔다. 이들은 서울 종로 세검정파출소 자하문 초소에까지 쳐들어와 당시 중로 경찰서장 최규식 총경을 사살하고 경찰관 2명을 크게 다치게 하는 등 서울 도심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당시 우리의 군경 합동수색대는 11일 만에 이들을 모두 격퇴하고 1명을 생포한다.

 이때 붙잡힌 사람이 지금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김신조 목사. 이들 31명의 무장 게릴라들은 청와대를 폭파하고 정부요인들을 암살하라는 지령으로 특수훈련을 받은 124군 부대 소속임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정규전에 대비하기 위한 향토예비군을 창설하기도 했다. 이때 병역의 의무를 필한 사병들의 복무기간은 만 36개월이었다.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수립된 셈이다.

 그러나 그 뒤로도 북한은 시도 때도 없이 국지전을 자행해왔다. 68년 삼척, 울진에서 120명의 무장 게릴라를 투입, 기습공격을 해오는가 하면 69년에는 고정간첩 조창회를 시켜 강릉발 서울행 KAL기를 납북시키는 만행을 저지른다. 탑승객 51명 중 39명은 그 뒤 송환됐으나 승무원 12명은 아직도 생사를 모른 채 송환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아직도 우리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76년의 판문점 도끼만행, 83년 미얀마 아웅산 정부요인 폭탄테러, 86년 김포공항 폭탄 테러, 87년 KAL기 폭파 테러, 99년 연평해전 침략,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 2010년 연평도 포사격 무력 공격 등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유가족들 또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이들 유가족들은 부모형제를 빼앗아 가고 가족의 안위를 뭉개버린 북한을 철천지원수로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지금도 북한을 옹호하고 두둔하고 있으니 문제다.

 이 때문에 도하신문은 물론 각 언론매체에서는 이들을 종북이니 좌파니 하면서 온갖 수식어를 달아 치장하고 있다. 국민 정서에 부합되지 않은 행위는 누구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유가족들의 아픔과 애환을 생각해야 한다. 이는 국민 모두의 정서다. 이 때문일까? 이들 유가족들을 관리하는 국가 보훈처에서는 내년부터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제2연평해전에서 숨진 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를 합동으로 치르기로 했다 한다. 뒤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국민들도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체계 수호는 한미동맹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지만 이젠 우리 스스로 지켜나가야 한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자유는 우리가 그것을 지키기 위해 항상 경계하고 준비돼 있을 때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는 휴전협정에 의해 잠시 전쟁이 중단됐을 뿐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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