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차(驛馬車 : stagecoach)의 유래는 1640년경 런던에서 1660년경 파리 및 미국에 등장한다. 19세기 ‘아스팔트’도로가 건설되자 더욱 인기가 있었으며 최전성기를 누린다. 이 역마차는 민속 문화와 민담에 스며들어 미국 서부를 무대로 1939년 영화에도 등장한다. 역마차는 포드가 유타 주와 애리조나 주 경계에 높은 모래바위 언덕들이 있는 모뉴먼트 밸리에서 촬영한 첫 영화이며, 우리나라는 1954년에 개봉됐다.
작은 역마차가 그 광활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동안 그 진로를 지켜보고 있는 인디언 무리를 향해 다가가는 카메라는 마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나약함을 강조한다. 이는 미국서부의 사막지대를 달리며 휘파람ㆍ만돌린ㆍ 말발굽ㆍ벤조 등의 소리가 아련한 향수를 자극시켰다. 더구나 이 주제곡은 오늘도 인류에 회자한다. 황야를 달려가는 아리조나 카우보이/ 말채찍을 말아들고 역마차는 달려간다./ 저 멀리 인디안의 북소리 들려오면/ 고개 넘어 주막집에 아가씨가 그리워/ 달려라 역마야 아리조나 카우보이. 그 사나이는 번개처럼 빠르게 쌍권총을 뽑아들고 악당을 무찌르고 원수를 갚고, 허리에 찬 권총을 풀어 던지고 선량하게 살기 위해 고향으로 달려간다. 따라서 이 영화를 ‘문화적, 역사적, 예술적으로 중요하다’고 해 1995년 영구 보존키로 했다. 이로써 ‘역마차’는 그 브랜드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 1967년 2월 9일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팔도강산’은 1남 6녀를 둔 협동한약방의 노부부는 흩어져 살고 있는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 일주를 한다. 전국 각처의 명승지와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산업현장이 소개된다. 즉 미국은 ‘역마차’라 하면 한국은 ‘팔도강산’이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이같이 일제식민아래 못 살던 때를 벗어 활기찬 시대가 있었다. 오늘은 어떤가. 전 국민이 삶에 찌 들리고 온 백성이 빚에 허덕이는 판국에 새로운 희망의 영화는 없을까. 아니면 노래도 좋다. 서부의 ‘역마차’와 같이 희망찬 ‘시발차(始發車 : 국산1호차ㆍ1955년산)’가 다시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