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7:49 (토)
스트레스를 즐기자
스트레스를 즐기자
  • 이영조
  • 승인 2015.04.26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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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어린아이도 정신적 압박받아
‘위험 알리는 신호’ 자각 필요
피하지만 말고 잘 관리해야

요즈음 유아나 아동들도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한다. 어느새 스트레스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됐고 유아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스트레스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다. 식자우환(識字憂患), 정보의 홍수로 인해 오히려 알아서 병이 되고 있다. 알았기 때문에 대비를 할 것인가? 걱정을 해서 병으로 만들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본원에 한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내원했다. 그 아동은 신경정신과에서 ADHD 진단을 받았으며 어린이집에서 원생들과 싸우고 괴롭혀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했다. 왜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됐는지이야기를 나누던 중 내담자인 어린이가 “저 스트레스가 많아요”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이 어린아이가 과연 스트레스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표현한 것일까? 하고 의아해 했지만 분명히 또박또박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성인의 경우는 가족관계와 직장 등 생활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으며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대인관계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무력감과 함께 사회 공포증으로 발전한 것을 호소했다.

 정신적 억압으로 표현되는 스트레스란 사전적 의미로 “긴장, 압력, 억압” 과 “노력, 분투”의 뜻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라고 하면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으로만 생각하는데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면 오히려 삶의 새로운 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게 되면 마음에 작용해 우리 인체에 육체적 질병 등 이상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이 불안정해지며 잘못될 경우에 대한 우려로 불안이 증폭되고 식욕이 저하되며 불면증과 무기력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사이클이 반복되는 동안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스트레스는 현대인에게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과거 원시시대에도 스트레스는 있었다. 인간관계를 비롯한 외부 환경 변화가 나타나면 우리 인체는 그것을 스트레스로 분류하고 생존을 위한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여자가 밤길을 걷는데 누군가 뒤에서 따라오는 것을 느꼈을 때 위기감을 느끼고 이 상황을 벗어나려면 싸울 것인가? 아니면 도망갈 것인가? 하는 원초적 본능이 발동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신체의 변화가 일어난다. 근육에 혈액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산소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해 호흡이 가빠진다. 또한 즉각적인 반응을 위해 신경은 극도로 예민해진다.

 스트레스는 우리가 처한 위험을 스트레스라는 신호로 바꾸어 우리 인체가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반드시 필요한 방호시스템인 것이다. 과거 우리 부모님들 세대에도, 필자가 유년기를 보내던 시절에도 스트레스는 있었다. 그런데 유독 현대인들이 스트레스에 커다란 영향을 받으며 힘들어하고 있다. 현대에는 지식의 발전으로 학자들에 의해 스트레스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됐고, 스트레스에 대해서 알게 된 만큼 그것을 피해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오히려 불안과 염려증이 생겨났고 그 결과 조그만 외부 자극에도 스트레스라고 단정하는 학습과정이 심리적인 불안과 정신적인 증상으로 발전시키는 악순환을 낳게 됐다.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에 너무 집착하고 매달리는 것부터 탈피해야 한다. 시험을 잘못 보았다고 한 학생이 목숨을 버렸다. 시험을 잘 보아야 한다는 강박이 강한 스트레스로 작용을 한 것이다. 시험 한번 잘못 본 것이 죽어야 할 만큼 위험한 짓을 한 것인가?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졌다고 삶의 전부를 잃어버린 것처럼 의욕을 상실한 채 오직 그 사람과의 관계 회복에 애절하게 매달리고 있다. 분명히 두 사례의 경우 본인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극복하고 일어서야 한다.

 인간은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첫 번째,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둘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도움을 줘야 한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이 인정과 용기를 줘야 하고, 그래도 힘들면 전문기관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피하는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다. 스트레스를 즐길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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