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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E의 위험
비타민D와 E의 위험
  • 조성돈
  • 승인 2015.05.10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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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인류는 각종 비타민제제의 구입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 약 절반 정도가 비타민제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매년 수천억 원을 뿌리고 있다. 그러나 식품이 아닌 의약의 형태로 합성되고 추출된 비타민이 인체 내에서 과연 어떤 작용을 하는가에 대해는 의문이 적지 않다.

 어린이 골연화증(骨軟化症)인 구루병은 비타민D 결핍이 주원인이다. 이 병은 비타민 D를 투여함으로써 쉽게 낫는다. 그러나 이 비타민D의 과잉투여는 정상 유아에게 과칼슘증을 일으킨다. 그래서 기형아나 정신지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임신 중 투여가 위험하다고 하지만, 그것이 임신하지 않았을 때에 안전하다는 말이 아니다. 영국 소아과 의학회가 이런 종류의 부작용 216례를 확인한 적이 있다. 임산부 232명을 대상으로 한 짐바브웨대학의 한 연구에서는 비타민D 섭취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던 적도 있다. 비타민D의 경우, 특히 위험해서 통상량의 몇 배만 투여해도 부작용이 생긴다.

 1940년부터 1960년 사이에 비타민D로 인해 신장손상과 사망자가 많이 나타났는데, 전문가들은 결핵ㆍ건선ㆍ류마치스 관절염 등에 사용되고 있는 비타민D가 위험하기만 할 뿐, 별 효과도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핀란드에서는 난치성 폐렴을 치료하기 위해 대량의 비타민 D를 주사하고 있었는데 그 피해가 심각했다. 서구에서의 비타민 유행은 오래전 사라졌다. 그러나 후진국에서는 지금도 유행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스위스에서 비타민D 과잉투여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과칼슘증 외에 뇌ㆍ신장ㆍ 동맥ㆍ뼈 등에 영구적인 손상이 생기고 다양한 정신지체가 나타났으며 심장잡음이 동반됐다. 그 후 동물실험 결과 비타민D 과잉투여가 대동맥 협착 및 얼굴ㆍ치아의 모양이 변형됨을 확인했다. 비타민D뿐만 아니라 대량의 비타민A는 유소아에게 성장부진, 뼈 발육이상 등 많은 증상을 가진 이름 모를 병이 발생했다.

 2001~2014년까지 5년간 3만 5천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비타민 E 알약을 너무 많이 섭취한 사람들 중, 약 17% 정도에서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았다. 바이어스 박사는 “연구진은 과도하게 비타민과 미네랄을 많이 섭취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음을 발견했다”며 “음식을 통해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비타민을 착실히 복용한 그룹의 사망률이 오히려 높았다는 대규모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2007년 2월, 덴마크 코펜하겐대병원 연구팀의 조사인데, 약 23만 명을 조사한 결과, 비타민E 복용 그룹은 4%, 베타카로틴 복용 그룹은 7%, 비타민A 복용 그룹은 16%사망률이 증가했다. AㆍCㆍEㆍ베타카로틴을 함께 복용하면 평균 5% 이상 사망률이 높았다.

 비타민E가 항산화작용을 해 노화를 지연시켜 준다는 연구는 믿을 수 없다.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에서의 어떤 실험에서 사실과 다름이 밝혀진 것이다. 비타민E제제보다는 비타민E를 함유한 땅콩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영양과학부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항산화물질에 관한 논문을 검토한 연구결과, ‘대부분의 논문’에서 항산화 비타민제가 CVD(심혈관질환)환자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비타민E가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됐으나 이 역시 아무런 효과가 없음이 밝혀졌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의 비타민이 고갈되기 때문에 섭취를 많이 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신뢰할 수 없다. 어떤 스트레스에 어떤 비타민이 낭비되는지는 의학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수술이나 투병 등 생리학적으로 특별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비타민을 복용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억지에 가깝다. 우리 몸은 중고 경운기가 아니다. 그 어떤 첨단 우주선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정교한 장치이다. 비타민이 결핍됐을 경우를 대비하지 않는 종(種)은 없다. 영양의학과 교수 ‘빅터허버트’는 만약 그런 종이 있다면, 이미 오래전에 도태되고 말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타민의 결핍이 염려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는 의약품이다. 의약품은 비타민을 고갈시키는 가장 무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항생제ㆍ설사약ㆍ아스피린ㆍ코레스테롤저하제, 염증을 막아주는 ‘코르티존’ 고혈압환자에게 투여되는 각종 강하제, 비만치료제, 각종 신경안정제 등 거의 대부분의 약은 해당한다.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 사이에서조차도 비타민에 대한 믿음은 워낙 광범한 것이어서 딱하다.

 제약회사들은 비타민결핍증을 내세워 은근히 위협하거나, 음식만으로는 충분한 비타민을 섭취할 수 없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현대인에게 비타민 결핍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제약회사가 팔고 있는 것은 효력이 아니라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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