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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국회의원 부끄러운 자화상
경남 국회의원 부끄러운 자화상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05.17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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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하는 시(詩)가 있다. 지금 알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게 아닐까 해서다. 하지만 다음(선거)이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재는 울적한 일이 너무나 잦다. 모두는 아닐지언정 경남 출신 국회의원의 언행이나 처신(處身)이 도민들에게 망신살을 뻗치게 하는 등 코미디와도 흡사한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정치란 게 너무 웃긴다는 한 TV 개그콘서트의 ‘민상토론’ 코너가 인기몰이다.

 굳이 민감한 주제를 코미디 프로그램에 끌어들인 것은 그만큼 우리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헛웃음만 나게 만드는 일이 다반사임이 반증 된 결과다. 1980년대 ‘회장님 우리 회장님’ 또, 로마 시대 원로원을 배경으로 ‘네로 25시’등 정치풍자 개그가 유행하다 사라진 후 다시 인기몰이인 것도 퇴락하는 정치가 원인인 것이다. 정치의 본질은 민생인데 ‘정치판이 개콘보다 더 웃긴다’면 정치인을 신뢰할 수 있을까.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희화화돼 국민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기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경남 국회의원 중에서도 사려 깊지 못한 처사로 국민적 따가운 눈총과 함께 조롱거리가 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태호 의원의 경우 지난 4ㆍ29재보선 후 김무성 대표를 ‘선거의 남왕(男王)’이라며 김 대표를 등에 업는 퍼포먼스까지 보였지만 공무원연금 합의안이 ‘개악’이라며 최고위원직 사퇴불사를 꺼냈지만 김무성 대표로부터 “제대로 알고 얘기하라”는 면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가벼운 언행으로 당 대표와 청와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코드 맞추려다 되레 망신만 당한 꼴과 다를 바 없다. 더 논란인 것은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안으로 첨예하게 대립한 와중에도 국회 본회의에서 개인 인사 청탁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아 물의를 일으켰기에 하는 말이다. 창원 출신 강기윤 의원도 마찬가지로 망신살을 당했다. 그런데 김 의원은 논란이 일자 ‘인사 청탁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란 상식 밖의 해명을 해 도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외에도 김 의원은 홍어X, 영결식장에서의 사진촬영 등 그의 언행이 전국적 논란이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개헌논의와 경제활성화법안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최고위원직 돌발 사퇴와 복귀로 언론의 뭇매를 맞는 등 호의적이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정서상 원래 가출했다가 돌아오면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게 옛날부터 내려온 관례인데 언론에서 너무 심하게 꾸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국민들은 냉담한 반응이었고 메시지도 없는 ‘1인 토크쇼’란 지적을 받았다.

 안홍준 의원의 경우 ‘여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 국회의원의 특권 남용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된 이 법안은 현행법률상 ‘외교관 여권’은 전ㆍ현직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에게 국가적 외교 수행 등 극히 제한적으로 발급되던 것을 국회의원에게도 발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회의원이 외교를 하는 데 필요한 것이고 특권이 아니라고 강변했지만 동료 의원들로부터도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는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권 개혁 기대치와 국회의원 인지수준 간의 간극이 얼마나 큰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또 지난해 10월 강기윤 의원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공동 발의했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연장 노동시간을 확대하고 휴일노동 가산 임금을 삭제하는 내용으로 반발이 일자 강 의원은 근로기준법 개정 공동발의는 “실무진의 착오이며, 즉시 공동발의를 철회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화를 더 키웠다. 법안발의를 실무자 책임으로 돌린 행위가 무책임한 데다, 법안발의 철회도 실제 불가능해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다.

 또 함안 출신 조현룡 의원은 1억 원대 금품수수 문제로 도민얼굴에 분탕질을 했고 현안문제로 진주 출신 국회의원과 도청 간 엇박자도 바람직하지 않으며 마이크만 잡으며 사고 친다는 의원 등의 언행과 처신은 국회의원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발전의 걸림돌이며 그 지역 이미지와도 직결돼 반복되면 특정지역을 비하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것에 그 심각함이 있다.

 국회의원이 도민의 아픔과 사회적 갈등을 치유한다는 기대를, 또 특권을 내려놓을 것이란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단지 기대하는 게 있다면 부질없는 언행 등을 삼가고 조신한 처신으로 ‘경남’을 먹칠하지 않길 바라며 경남도민들의 자존심을 지켜달라는 주문이다.

 입적(入寂)하신 지 20년이 지났지만 불현듯 ‘자기를 속이지 말라’는 성철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서 있는 자, 넘어지지 않기 위해 조심하라’는 뜻의 말씀으로 떠오른다. 다음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꾼이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가의 탄생이 경남도민의 바람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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