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4:10 (금)
토끼뿟따는 달아나다
토끼뿟따는 달아나다
  • 안태봉
  • 승인 2015.05.21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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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봉 시인ㆍ부산사투리보존협회 협회장
 며칠 전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 총기 난사 사건은 우리 기억에서 사라질 만 하면 터져 나오는 군부대 총기 사고보다 더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사상 초유로 벌어진 예비군 훈련장 총기 난사 사건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있을 각 훈련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군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폐쇄적인 군 생활을 마치고 귀임한 젊은 청춘이었기에 더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다.

 군부대는 그래도 지휘체계가 있고 나름 명령계통이 서 있지만 예비군은 사회인이기에 아무래도 느슨한 감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너 명이 숨지고 상처를 입은 예비군이 빨리 쾌유하기를 빌어 마지 않으며 유명을 달리한 예비군의 명복을 빈다.

 김해 상동에서 기계설비업을 하는 배종석(66) 사장은 “우짜다가 여어꺼정 왔노. 인자는 예비군이가. 와 하로가 멀다하고 이런 기 생기는 거고. 그날 조교와 장교는 마 토끼뿟따 안카나 지만 살라꼬 거런기가. 참말로 군 기강이 해이댄기다. 우째서 예비군이 그런짓을 하도록 내부러둔긴가. 다컨 아아를 예비군 훈련장애 보내노코 죽을낀강 살낀강 걱정을 해야대는긴강. 이래가꼬 훈련장애 가는것또 몬보내갯따”며 예비군 훈련 받으로 간 아들까지 걱정해야 되는가를 되물었다.

 국방부는 올 3월부터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해 예비군 훈련을 자율참여적 훈련체계를 바꿔 과거의 수동적인 시간 때우기식 훈련을 벗어나 성과에 따른 조기퇴소제를 도입했다며 인쇄마당을 경영하는 안풍(59) 발행인은 “조기고 나발이고 간애 사람이 죽어뿟는데 무신 말이 필요한기고. 이기 말키 간리감독이 안대서 일난거아이가. 총알을 가꼬 훈련하는거는 동원훈련의 알짜배긴대 정신 나간 넘이 총뿌리를 저거 동료애개 돌렸어이 이를 우짜몬 좋노. 안그래도 시끌뻑쩍한 시상애 또오 이런 기 생겼으이 지는 자살해뿟째”라며 사격장애서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관리 감독을 잘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야기되지 않도록 해야 된가고 강조했다.

 밀양 내일동 출신 김명암(75) 경영기술지도사는 사고가 난 사격장은 소총 고정장치가 있었지만 소총을 사대에 제대로 고정시키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으며 관리 감독하는 조교나 장교는 이를 무시한 채 설마 사격장에서 이런 것이 일어나겠느냐며 방심에서 야기됐다며 “미친개이가 총알을 받자마자 한팡만 쏘고 나머지는 지하고 훈련받는 사람덜애개 전주고 쌌따안카나. 이기 머순짓인공. 인간으로서 못할 짓을 핸긴대 지도 총을 싸아서 자살해뿟따카이 참말로 대댄놈인기라. 지호분차 디이지몬 대는긴대 와아 야불때기애 있는 사람덜애개 백찌로 총질을 핸기고. 범인을 알고보이 현역 시절에 간심사뱅애 분류대어 군당국애 간리를 받았따카는대 와아 느다업시 기이나아서 아까분 목심을 일캐했노”라며 군 당국의 미온적 자세를 질타했다.

 실탄 사격만큼은 인명을 다루는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되는데 안전교육을 우선해야 된다며 김대식(64) 시인은 “아모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업는기 안전이다. 후재도 이런 기 생기몬 안대는기다. 아까분 목심이 지대로 피지 몬하고 죽었으이 할 말이 업따. 국방부는 하낱도 이심 안 받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댈끼다”고 말했다.

☞ 우짜다가 : 어떻게 하다가, 여어꺼정 : 여기까지, 인자 : 인제, 이래가꼬 : 이렇게 해서, 말키 : 전부, 일난거 : 일어난 것, 가꼬 : 가지고, 우짜몬 : 어떻게 하면, 전주고 : 견주고, 쌌따 : 쏘았다, 호분차 : 혼자서, 야불때기애 : 옆에, 백찌로 : 괜스레, 아까분 : 아까운, 목심 : 목숨, 아모리 : 아무리, 후재 : 나중에, 이심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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