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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싸움’ 시작 됐다
‘더위와 싸움’ 시작 됐다
  • 김증호
  • 승인 2015.06.01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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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증호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장
고온환경 노출시 고열장애 발생
일사병ㆍ열사병이 대표 질환
야외활동 자제 및 수분보충 필요

 “우리는 무더위가 오고 있는 것을 예보했지만 살인적일 정도로 심각하다고 인식하지는 못했습니다. 더위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시신이 주택가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이 우리를 엄습했습니다.”

 1995년 7월, 미국 시카고에 지옥과 같은 더위가 5일 동안 몰려와 7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당시 예보 책임관이었던 폴 데일리(Paul Dailey)가 한 말이다.

 우리나라의 기상재해 통계를 보면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폭염으로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 기상청에서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최고 섭씨 33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정도 지속될 때 발령하고,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내리는 폭염 특보이다. 여름철 옥외에서 활동하는 일이 많은 직업인은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이 결코 좋은 계절은 아니다. 특히, 건설현장, 조선, 항만 등 옥외작업장에서는 고온 환경에 노출 및 심한 육체적 노동으로 인해 고열장애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몸은 외부 환경변화에 대해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있어 고열 환경에서의 작업이나 활동을 계속할 경우 혈류량이 증가하고 땀을 흘림으로 열의 발산을 촉진시키는 체온조절이 일어나게 한다. 피부의 온도보다 주위기온이 더 높으면 열 발산이 효과적으로 안 돼 체온조절기능의 변조 및 장해를 초래하게 되고 열중증 등 고열장애가 발생한다.

 여름철에 더위와 관련해 일어나는 대표적인 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을 들 수 있다. 먼저 일사병은 더위 먹은 병이라고 부르며 더운 공기와 강한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됐을 때, 땀으로 빠져나간 염분과 수분을 다시 공급하지 못하고 우리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은 두통, 무기력,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피부가 차갑고 촉촉하며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올라간 상태로 맥박이 약하고 땀 분비가 난다. 일사병 대처법은 서늘한 그늘에 환자를 눕힌 후 단추나 지퍼를 풀어 옷을 느슨하게 만들고 소금물이나 이온 음료 등 수분을 섭취하게 해야 한다.

 단, 쓰러져 의식이 없다면 섭취해서는 안 된다. 열사병은 일사병에 비해 매우 치명적이고 위험한 질환이다. 열사병은 집중호우나 폭염으로 인한 고온다습한 날씨에 몸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할 때 발생한다. 즉, 외부의 뜨거운 열 때문에 체온조절의 기능을 잃어 발생하는 것으로 짧은 시간 안에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게 돼 매우 위험하다. 신체가 감당할 수 있는 열 한계치를 벗어나는 열사병은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응급조치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증상으로는 일사병과 달리 땀이 나지 않고 맥박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피부는 뜨겁게 건조하며 붉게 변하며 대게 혼수상태인 경우가 많다. 열사병 환자가 있으면 서늘하고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옷을 벗긴 후 젖은 타올, 찬물, 얼음, 알코올 마사지, 에어컨, 선풍기 등을 이용해 체온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의식을 잃은 경우에는 수분을 섭취하면 폐로 흡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물이나 이온음료를 먹여서는 안 된다.

 열사병과 일사병은 증상에 차이가 있지만 신속한 응급처치와 최대한 빨리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를 잘 알아두고 그에 맞는 대처법 또한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일사병과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자외선이 뜨거운 1~3시의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무더위 휴식시간제(Heat Break)운영, 매시 10~30분에 수분 보충을 하거나 0.1% 농도의 식염수를 섭취해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야 한다. 위와 같은 방법을 숙지해 올해 여름 더위와의 싸움에서 슬기롭게 이기는 지혜를 먼저 터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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