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6:28 (금)
정치자 덕목 ‘겸손’
정치자 덕목 ‘겸손’
  • 서울 이대형 기자
  • 승인 2015.06.04 0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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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형 서울 정치부 부장
이대형 서울 정치부 부장
낮추는 파퀴아오 자국서 인
정치인 비열한 행위 그만해야
따뜻한 손길 내미는 리더십 필요

 며칠 전 20년 지기인 필리핀계 미국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대화 도중 이 친구는 필리핀의 권투영웅 파퀴아오를 많은 필리핀 국민들이 차기 지도자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파퀴아오는 수많은 봉사를 하면서도 내세우지 않고 자세를 낮추며 겸손하기 숨어서 실천하기 때문이란다.

 사람이 아무리 잘나고 아는 것이 많아도 남을 무시하고 잘난척하며 겸손하지 못한다면 존경받기는 어렵다. 하물며 남들에게 사랑받지 못해 설득조차도 할 수 없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그렇지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치를 통해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공동의 목표는 같지만 서로가 추구하는 방향과 방법이 달라 항상 부딪치고 있다. 올바른 정치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겸손한 자세로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열어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겸허한 자세로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정치 현실은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해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거친 말과 행동으로 상대를 자극하고 싸움으로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는 듯해 쓸쓸하기 그지없다. 여야 지도자들은 상대에게 자극적인 언사를 주저하지 않는다. 공무원연금 개혁 논란을 둘러싸고 연일 서로에게 비수를 꽂고 있다. 정부의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은 여야는 물론 여당 내부에 이어 청와대까지 가세하며 정국은 그야말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거부권을 시사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너무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된다’고 폄훼했다. 또 지난해 7ㆍ30 수원 팔달 보궐선거 패배 후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고문은 최근 일부 기관의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되자 “나는 이미 은퇴한 사람”이라며 조사 대상에서 자신을 빼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에 선을 긋고 있지만 4ㆍ29 재보선 패배 후 그의 의사와 상관없이 등판설이 야권 안팎에서 고개를 들면서 이미 주가는 오른 상황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이 같은 부적절한 발언,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과 지도자들은 부지기수다.

 사실이야 어찌 됐던 당장 작은 이익을 위해서 돌발 공격하거나 망언을 일삼는 행위는 추하고 비열하게 보인다. 그 정도를 구별하지 못하는 정치인을 뽑아 놓은 국민들의 책임 또한 무겁다.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우리 국민은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개똥도 주워서 먹는다’는 정치인이지만 이제 그 생각은 버리고 국민이 바라는 겸양의 미덕을 쌓아야 한다.

 여기에 우리 정치지도자들은 궁색한 변명을 내세우기에 앞서 파퀴아오와 같이 자세를 낮추어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본다. 성공한 사람일수록 겸손해야 존경받고 인정받는 아름다운 리더가 될 수 있다.

 갈등과 대결 현상이 두드러지는 현대사회에서 권위적인 지도자보다는 협상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조정자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나라를 이끌고 있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리더십이 요구될 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백성이 관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관리가 백성을 위해 있어야 한다. 언제나 백성의 편에 서서 겸손과 애국애민의 실천에 앞장서라”고 했다.

 지도자는 어떤 경우라도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나 군림하는 자세는 국민들이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거듭 명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는 무한 책임이 따른다고 했다. 욕심은 집착에서 비롯된다. 집착을 버리면 한없이 편해지고 겸손마저 함께 갖추게 된다면 목표는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정치지도들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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