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1:45 (토)
자빠진거는 무너져버린 것
자빠진거는 무너져버린 것
  • 안태봉
  • 승인 2015.07.02 2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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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봉 시인ㆍ부산사투리보존협회 협회장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이 설마 때문에 세월호가 침몰했고 또 메르스라는 질병이 만연했다. 이런 사회 문제가 대두된 데에는 대충 대충의 심리와 대충이라는 것이 내면에 깔려 있고 또한 ‘설마 내가?’하는 의식구조가 팽배해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야기됐다고 심리학자는 말한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지 지난달 29일로 20년이 되는 날이었다. 무려 508명의 사망 실종자를 낸 이 사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으로 야기된 대참극이었다.

 이 사고는 설마라는 의식구조 때문에 일어난 큰 사건이었다며 당시 사업자는 아파트 상가건물을 백화점으로 용도 변경한 후 4층 건물을 무리하게 5층으로 증축했고, 또 판매 공간을 늘리려고 기둥을 철거하는 등으로 인해 벽에 금이 가고 위험 징후가 있었지만 이를 묵살하고 영업을 계속하다가 대참변을 당했다며 왕산조경(주)을 경영하는 안동구(66) 회장은 “삼풍백화점이 쌔리 자빠진기 말키 우리 사해에 짜다리 열려있는 설마 나 땜새 거런기 일나갯나카는 이식이 깔리 있었기애 댄통 당한 기다. 그개 안징불감징이라카는거 아이갯나. 아까분 사람덜이 얼매나 마이 죽어뿟따이이가. 그라고 거 일년징애는 성수대고가 뿌사지서 출근길애 학상덜캉 해사원덜이 대기 만이 죽은건대, 저 사껀이 일나고 이렁시도 안댓는대 또 삼풍백하점이 자빠졌어이 참말로 할 말이 있갯노. 인자 정신 바짝채리가 또다시 이런기 일나지 안토록 서리가 먹지를 맞대어 안전을 되새기자”고 말했다.

 광주김씨 동래문중 회장 김정하(80) 6ㆍ25 참전용사는 “아주꺼정 우리 사해애 새월호, 메로스, 이런거를 겪꺼나오몬서도 별로 나아진기 업는갑재. 삼풍백하점 무나지고 안전 안전 캐사아도 건축구조물이 더 마이 자빠짓따고카이 백쭈로 안전이라고 주딩이만 시버리고 있는거하고 머시 다리노. 이런기 말키 부실감리 부실시공이라카는 부실이 판을 쳤기 때문인기라. 가마이 있는 건축물이 피사애사탑처름 찌부둥한거하고 마우나리조트가 자빠져 아까분 생명 10명씩이나 죽어뿌서이 얼매나 아까분기고”라며 다단계 하도급뿐 아니라 부실시공, 부실감리가 바로 안전불감증의 한 원인이 된다며 원리원칙에 입각하여 일을 하면 부실은 발을 붙일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사학자인 깁병섭(65) 선생은 삼풍사고가 나고 20년이 됐으나 우리 사회에는 여전하게 안전불감증이 판을 치고 있으나 말만 하고 실천이 없는 안전은 우리 사회를 좀먹게 하는 원동력이므로 하루속히 없애야 한다며 “와아 정부는 저거덜이 나서서 살피야 대는긴대 민간인덜저태 매껴노으몬 그기 올키대갯나 말키 사바사바해가꼬 얼렁뚱땅 너머갈꺼 아이가. 까재는 깨편이라 카던대, 그라고 폴이 안짝으러 굽는다 안카디나. 그러이 안전을 맨드는 제도직 장치가 있어야 대는거 아이갯나”라며 건축물의 설계ㆍ시공ㆍ감리ㆍ유지관리 등에서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야말로 안전을 강화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된다고 주문했다.

☞ 쌔리 : 매우, 말키 : 전부, 짜다리 : 아주 많은, 땜새 : 때문에, 일나갯나카는 : 일어나겠나 하는, 댄통 : 아주 많이, 아까분 : 아까운, 이렁시 : 한해, 먹지 : 머리, 아주꺼정 : 아직까지, 사해 : 사회, 무나지고 : 무너지고, 캐사아도 : 그렇게 말하여도, 마이 : 많이, 백쭈로 : 괜스레, 주딩이 : 입, 시버리고 : 말을 하고, 머시 : 무엇이, 아까분 : 아까운, 죽어뿌서이 : 죽어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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