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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마다 박살나고 시커멓게 그을린 톈진항…괴소문도 퍼져
창문마다 박살나고 시커멓게 그을린 톈진항…괴소문도 퍼져
  • 연합뉴스
  • 승인 2015.08.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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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초풍' 주민들 긴급 피신…유독물질 2차피해 우려
'유독물질 유출' 소문 확산에 베이징 등 인근으로도 불안감 확산
▲ 톈진 폭발 현장
인공위성에서 보일 정도로 규모가 컸던 톈진항 폭발 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처럼 처참했다.

강력한 진동에 기겁해 맨발로 피신한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유독물질 확산으로 인한 2차 피해 가능성으로 불안에 떠는 모습이었다.

14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찾은 중국 톈진(天津)시 빈하이(濱海)신구 탕구(塘沽)항 인근에는 위험물 적재창고 폭발로 인한 매캐한 냄새가 미처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항구 주변 수㎞ 반경까지 유리창이 성한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학교나 호텔, 물류회사 등 건물의 유리창이 거의 깨져 있어 폭발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거리의 행인과 운전자 중에는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이 많았다. 비교적 날씨가 맑았던 톈진역 주변과는 달리 60㎞ 떨어진 사고현장에는 거무스름한 스모그가 보였고 화학물질 냄새가 풍겼다.

사고지점에서 수㎞ 떨어진 지점부터는 자원봉사자를 제외한 일반인의 접근이 전면 차단돼 항구 내부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었다.

중국 매체가 보도한 사진으로 짐작하더라도 현장은 폐허 그 자체였다. 야적장에 줄지어 늘어선 수천 대의 승용차는 폭격을 맞은 듯 유리창이 모조리 깨진 채 시커멓게 그을리고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가지런히 쌓여 있었을 선적용 컨테이너는 폭발의 충격으로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레고블럭처럼 무너져 있었다.

▲ 톈진 폭발 현장
이번 폭발사고로 시안화나트륨 등 독성 물질이 다량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사고현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여전했다.

현장 주변에서 만난 주민 왕모(30)씨는 "지진이 난 줄 알고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며 "유독물질이 유출됐다는 소문이 있는데 걱정된다"고 말했다.

톈진 뿐만 아니라 베이징을 비롯한 인근 도시에도 유독물질이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더구나 폭발 현장에 어떤 위험물이 적재돼 있었는지 당국이 즉각 확인하지 않으면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각종 괴담이 퍼져나가 톈진 당국이 루머 확산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불안을 이기지 못한 주민들은 생수와 마스크 확보에 나서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톈진 현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주요 뉴스채널인 톈진TV가 폭발사고 당일에 속보 대신 한국 드라마를 방송했다가 비난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톈진TV 직원이라고 주장한 한 남성은 소셜미디어에 "사고현장에 기자 100명을 내보냈는데 중앙정부가 보낸 기사만 쓰라고 한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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