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0:27 (금)
경남은 18개 시ㆍ군이다
경남은 18개 시ㆍ군이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08.16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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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여름휴가도 끝물이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 처서(處暑)가 코앞이다.

 원래 처서를 전후, ‘어정칠월 건들팔월’이랄 정도로 농사철 중에서는 비교적 한가한 때다. 어정거리면서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면서 팔월을 보낸다는 말이지만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한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지만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한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한꺼번에 성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란 것도 처서 무렵, 벼의 빠른 성장을 말한 속담이다. ‘어정칠월 건들팔월’이라도 수확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때란 것이다. 이 중요한 때에 경남도민들의 관심은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쏠려 있다.

 물론 경남도가 창원시에 대해 공동사업의 중단을 선언한 게 로봇랜드 민자투자업체 선정문제 등 창원시가 현안사업에 안다리를 걸은 게 단초였지만 휴가 후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면담신청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역시추진을 반대한다는 성명발표 후 경남의 시장ㆍ군수들이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기초단체 건물에 걸린 광역시추진 현수막이 분열의 단초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사안에 대해 경남지사가 경남의 분열을 불구경하듯 할 수는 없고 시장ㆍ군수들의 광역시 추진반대란 합일치 된 주장을 외면할 수도 없다.

 경남지사라 해도 도내 전 시장ㆍ군수들이 창원광역시 추진을 반대하고 나선 사실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광역시 추진을 정치놀음이라 지적한 것에서 답을 찾는 지혜로움이 요구된다. 면담(面談)은 거절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면담 이유나 목적을 분명하고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질문의 요점도 정리, 목적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분란을 자초한 경위에 대해서는 명명백백(明明白白)하게 그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 또 어떤 방식으로든, 경남도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하는 게 옳다. 18개 시ㆍ군은 행정구역, 재정, 인구 등 모든 면에서 균일하지 않다. 하지만 경남이란 동질성에서 한목소리여야 한다는 것이 도민들의 바람이다. 따라서 덩치 크다고 나대는 것은 옳지 않고 존경받을 수도 없다.

 직(職)을 낮춰 나라를 구한 이순신(李舜臣, 1545 ~ 1598)은 한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의 한 표상이다. 그런 추앙은 그를 수식하는 ‘성웅’이라는 칭호에 집약돼 있다. ‘성스럽다’는 표현은 그 자체로 범접할 수 없는 경지를 나타내지만 수많은 역경과 난관을 치열한 고뇌와 노력으로 돌파했다는 것에 함의(含意)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생애의 가장 큰 수수께끼는 무과선택에 있다. 문신이 무신을 지휘하는 나라, 조선에서 무과필기 시험 무경에서 만점을 받은 문재(文才)가 붓을 멀리한 것에 있다. 무과응시가 호무(好武)성향 때문이란 것도 있었다지만 한 지사(志士)가 소신에 따라 급이 낮은 무과를 선택한 것이 조선을 살렸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창원시장도 시장으로서의 직(職)을 다할 때, 당 대표, 다선의원의 경력도 빛을 발할 것이다. 경남 도내 17개 시장ㆍ군수들이 주장하는 ‘경남은 18개 시ㆍ군’이란 목소리가 들린다면, 안상수 창원시장도 기초단체장의 역할에 우선해야 한다. 그 길이 경남의 번영에 동참하는 길이다. 기초단체장이 소신에 따른 선택이었다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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