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9:35 (금)
통일문화 융성하자
통일문화 융성하자
  • 박태홍
  • 승인 2015.08.17 2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태홍 본사 회장
 문화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는 광범위하다 못해 무한대라 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의 문화는 ‘사람의 지혜가 깨어 세상이 열리고 생활이 보다 편리하게 되는 일’이라고 풀이한다. 이 때문일까? 시대가 변천함에 따라 문화도 진화하듯 달라져 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시대의 상황에 따라 문화는 새로운 이름으로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군사문화가, 60년대 후반 민주화를 갈망하던 시기에는 시위문화가 생겨났듯 새로운 문화라는 이름이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5개년 경제계획으로 인한 70년대 후반에는 경제성장으로 인한 접대문화가 신문지면에 자리했고 시대별로 병영, 여행, 음주, 선거, 축제, 자치, 취업, 결혼, 예식, 입시, 쇼핑, 주거, 외식 문화 등 헤아릴 수 없을 만치 많은 문화가 생겨났다.

 우리가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다시 빛을 찾은 지 어느덧 70년이 됐다.

 2015년은 해방 70주년,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70년 동안 우리들은 많은 문화를 시대별로 양산해왔다. 큰틀의 군사문화에서 시위문화 주거, 외식, 웰빙, 힐링의 문화에 이어 지금은 먹방 또는 쿡방의 문화가 우리들의 생활 속에 도래했다.

 기성세대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해 인사말 자체가 ‘식사하셨습니까’였던 지난날을 잊고 있는 듯 요즘의 젊은 세대 네티즌들은 각양각색의 먹방프로그램을 선호하고 있으니 지상파는 물론 종편까지 이에 부응한다. 배고팠던 시절 미국의 원조로 받은 밀가루로 끼니를 때우던 시절을 망각하고 각 방송사에서는 앞다퉈 호사스러울 정도의 먹방을 방영하고 있다.

 교양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켜기만 하면 어김없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들만 화면을 메우고 있다. 프로그램의 제작형태나 제목도 다양하다. 삼시세끼, 한식대첩, 집밥 백선생, 한국인의 밥상, 식사하셨어요, 오늘은 뭐 먹지, 맛있는 녀석들 등 각종 먹방프로그램이 각 방송사별로 방영되고 있다.

 게다가 인기절정의 예능프로 1박 2일, 정글의 법칙 등에서도 밥을 제대로 먹기 위한 복불복이란 게임으로 방송분량 대부분을 먹는 것에 할애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 낳은 우리들의 부산물이랄 수 있는 배고픔이 어떤 상황에서라도 먹고 보자는 식의 강박관념이 되살아나서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들이 걸어온 외식문화는 입학, 졸업식이 있는 날 짜장면 한 그릇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경제가 호전되면서 생일이나 무슨 기념일이 되면 불고기를 먹을 수 있었고 돈가스와 더불어 함박스테이크 등 양식도 접할 수 있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간단한 햄버거와 핫도그, 피자 등으로 한 끼를 대신하고 있는 것 또한 오늘날의 외식문화다. 이렇듯 외식문화가 진화해가듯 광복 70주년이 되는 올해 우리들의 통일문화도 바뀌어 갔으면 한다.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삼은 시대도 있었다. 저항과 투쟁의 시절도 겪었다.

 지금도 북침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에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폭발 사고가 있었다. 육군 모 사단 수색대 하사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누가 봐도 북한의 소행임이 틀림없다. 이 같은 와중인데도 우리 정부는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일까? 우리민초들은 알 수가 없다. 그냥 울분만 삭일뿐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북한의 도발에 엄중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잠시 휴전협정에 의해 전쟁이 중단됐을 뿐 지금도 전시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들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하지만 그 대응이 또 다른 충돌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참는 것이리라.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후 60여 년 동안 북한은 우리들에게 크고 작은 타격을 가해왔다. 김신조를 앞세워 청와대 폭파를 목표로 한 서울 잠입을 비롯한 천안함 공격, 연평해전 등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우리들은 지금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처럼 안주하며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대북정책도 각 정권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항시 우호적이었다. 한때는 깨진 독에 물을 붓듯 퍼다 붓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온 메아리는 공허스러울 뿐 북한은 온갖 트집과 증오심만 불러일으킬 만행만을 계속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들이 통일에 대한 손을 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리민족의 과제인 통일을 염원하며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들이 자주와 민주를 뭉쳐 홀연히 일어서는 날 우리는 그들을 기꺼이 맞이할 수 있을 것 아닌가? 해방 광복 70주년인 올해 우리들은 통일문화를 융성시켜 분단의 슬픈 역사유산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길만이 평화적 자주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