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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프라이머리’는 기득권 지키기
‘오픈프라이머리’는 기득권 지키기
  • 서울 이대형 기자
  • 승인 2015.09.15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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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형 서울지사 정치부장
 내년 20대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새누리당의 정치개혁이 ‘현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로 역행하는 모습이다.

 국회의원은 국회가 비판을 받거나 소속정당이 여론의 질타를 받아도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국회의원은 불특정 다수 국민의 여론보다도 당내의 실력자와 영향력이 큰 자기 지역 유권자의 관리에만 집중한다. 국회의원들이 당의 주인이기 때문에 이들의 기득권을 해치는 과감하고 공정한 방법을 택하기란 난망한 일이다. 정당이나 국회가 온갖 비난과 국민들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다.

 현재 새누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19대 총선 당시 일부 지역구에서 실시한 국민참여경선을 전 지역구로 확대해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치신인들은 최근 김무성 대표가 명명한 ‘국민공천제’라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이름만 오픈프라이머리를 붙였을 뿐 실제로는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총선은 처음부터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존 롤스의 정의론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던 공리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대안으로 나왔다. 롤스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에 근거하는 벤담의 고전적 공리주의를 3가지 한계점을 들어 비판했다. 첫째는 개인의 만족과 쾌락의 측정이 불가능하며 둘째는 각각 다른 쾌락의 정도를 비교하는 것이 어려우며 셋째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주장하며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이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분배의 정의에 위배되는 원리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주제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시대적 상황에 맞게 자유주의 틀 속에 사회주의적인 요구를 결합했으며 자유주의적 사회주의 또는 자유주의적 평등주의가 롤스 정의론의 핵심이다.

 하나의 지역구를 놓고 현역의원과 정치신인이 동시에 그 지역구 주인공은 될 수 없다. 그러나 현역 국회의원들이 무소불위 칼을 휘두르고 전후좌우 방패를 칠 수 있는 구도에서 어떻게 공정하고 신뢰받는 정의로운 룰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100m 달리기에 나선 선수들에게 최소한 출발점 만큼은 같아야 한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공정한 경선경쟁은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앞서는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는 계속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차라리 전략공천과 상향식공천을 적절히 활용해 능력 있는 신인들의 정치권 진입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오픈프라이머리를 비롯한 상향식 공천제는 실제로 현역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에서 기득권 고착화라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내세운다.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경선에 앞서 사전 여론조사를 통해 전체 현역의원 가운데 하위 25%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컷오프’를 단행했다. 현역 프리미엄을 1차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현역 의원 컷오프와 정치신인에 대한 가산점제 등 제도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신인과 손잡고 함께 가는 세상,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새누리당 지도부가 고민해야 한다. 정치개혁은 현역의원이 모두 솔선수범해야만 반드시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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