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0:16 (토)
두통 극심땐 무조건 응급실 찾아야
두통 극심땐 무조건 응급실 찾아야
  • 김현철 기자
  • 승인 2015.10.01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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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시한폭탄 터질 땐 회복 어려워
30% 병원 도착 전 사망 40~60대 여성 발병 높아 코일색전술ㆍ개두술 시행
▲ 김해중앙병원 송영 신경외과 과장이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3차원 뇌혈관검사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환자의 뇌동맥류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뇌동맥류는 일명 ‘머릿속 잠재 시한폭탄’이라 불린다. 일단 터졌다 하면 사망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30% 정도는 병원 도착 전에 숨진다. 또 여성에게서 발병 확률이 높다.

 뇌동맥류는 뇌의 혈관에 생기는 뇌혈관질환의 일종으로 혈관벽의 한 부분이 약한 부위가 생겨 마치 작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렇게 혈관벽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이것이 파열돼 소위 뇌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키게 되면 극심한 두통, 구토, 의식소실 등의 갑작스러운 징후를 경험하면서 병원을 찾게 된다.

 실제로 주무 박 모(51) 씨는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아픈 상태가 며칠 동안 지속돼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았다.

 박씨가 받은 진단은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혈관 벽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질환이다. 특히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갈 때 자주 발생하는데 종종 꿈을 꿀 때도 뇌혈류 증가로 파열되기도 한다.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 인증의인 김해중앙병원 신경외과 송영 과장은 “뇌동맥류 파열로 오는 환자 중 10명 가운데 3명은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거나 병원에 오더라도 회생이 어렵다”며 “특히 두 번 이상 파열된 뇌동맥류 환자 10명 중 7명이 뇌 손상으로 인한 심한 후유증을 갖거나 사망할 정도로 재발이 더 무서운 병”이라고 말한다.

 ◇ 뇌동맥류란 = 뇌동맥의 일부에 결손이 생겨 그 부분이 돌출되거나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데 이것이 어느 순간 터져서 심각한 뇌 손상을 불러오는 병이다.

 송영 과장은 “만약에 머리가 망치로 맞은 듯한, 번개가 번쩍할 정도의 극심한 두통이 발생했다면 뇌동맥류가 파열한 경우라 볼 수 있다. 또한 아주 작은 뇌동맥류가 터진 경우 진통제를 복용한 뒤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대다수가 1주일 내에 재출혈하며 출혈 반복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만큼 극심한 두통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검예에서 뇌동맥류는 인구의 약 1%에서 발견되며, 뇌동맥류성 거미막하출혈은 매년 인구 10만 명당 약 10~20명 정도 발생한다.

 뇌동맥류는 3대2 정도의 비율로 여자에서 많이 발생하고 40~60대의 연령에 가장 흔하다. 부검예에서 다발성 동맥류는 25~31%의 빈도로 발견되나, 임상적으로는 15~24% 정도 발견되며, 여자에서 그리고 내경동맥과 중대뇌동맥에서 흔히 발견된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이나 흡연자들은 이 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 송영 신경외과 과장
 ◇ 증상 =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출혈과 함께 심한 두통으로 5~10분 정도 정신을 잃게 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갑자기 뇌압이 상승,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중지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 번 파열된 뇌동맥류는 24시간 내에 재출혈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재출혈 시 사망률은 70%에 이른다.

 하지만 파열되기 전 뇌동맥류는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운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전에 없던 갑작스러운 두통이 며칠간 지속되면 일단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 치료법 =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발견 즉시 조기 수술을 받는 것이다. 가장 먼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3차원 뇌혈관검사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뇌동맥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증상이 확인되면 치료가 시행이 되는데 김해중앙병원에서는 최근 뇌혈관내인증의를 통한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는 ‘혈관내 수술인 코일색전술’이 시행되고 있다.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동맥류를 파악하고 혈관 내로 백금코일을 집어넣어 동맥류의 내강을 채워 넣어 혈류를 차단하고 혈전형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전신 마취가 필요 없어 환자가 병원 도착 후 빠른 시간 내에 시술이 이뤄질 수 있다.

 마취의 위험이 있는 환자나 고령의 환자에게도 시술 할 수 있으며 뇌혈관조영술 검사와 동시에 시술이 이뤄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술적인 치료에 비해 회복도 빠르며 병원 입원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반면에 코일색전술이 어려운 환자는 개두술을 시행하게 된다. 개두술은 두개골을 열어 뇌의 주름 사이에 파묻혀 있는 동맥류를 찾아내 의료용 클립으로 혈액이 동맥류 내로 흘러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다. 개두술은 두피 절개 등을 시행하므로 환자의 고통이 따르고 시술 과정에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소 높다.

 이와 같이 두 치료법은 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환자의 나이 및 상태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송영 과장은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원인이 되는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평소 고혈압, 당뇨 등이 있다면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운동으로 조절을 해야 한다. 아울러 과도한 음주를 삼가고, 금연을 실천하면 많은 부분에서 예방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김해중앙병원 송영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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