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9:38 (금)
배나는 변화
배나는 변화
  • 안태봉
  • 승인 2015.11.26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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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봉 시인ㆍ부산사투리보존협회 협회장
문민정부를 탄생시켰던 주역 김영삼 제14대 대통령이 22일 새벽에 서거했다. 평소 거제도 ‘거’와 부산의 ‘산’을 한 자씩 따서 ‘거산(巨山)’이란 아호를 가졌고, 영어이니셜로 ‘YS’라 불렀다. 세수 88세, 고 김영삼 대통령은 격동의 한국사를 그대로 품은 채 숱한 일화와 신한국인 발굴에도 남달랐다. 뭐니뭐니해도 금융실명제, 하나회 해체, 전직 대통령을 구속 등 역사 바로 세우기에 여념이 없었으나 임기 말년에 IMF라는 거대한 쓰나미에 휩쓸려 국가부도위기를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문민 개혁을 주도했지만 공과는 상존했고, 그의 통찰력과 시대정신은 교훈으로 남았다.

 부산사투리보존협회 이사이며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천세영(57) 시인은 YS는 독재에 항거한 민주화의 상징이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그야말로 문민정부의 기틀을 다진 분으로 한 번씩 경상도 사투리 발언이 나와 좌중을 웃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배나하지 안으몬 대는기 업따꼬 안카나 머를 강조할라꼬 하몬 학실이 해야 댄다고 했고 재주도에 가서 유세할 직애 재주여성덜의 질을 노피서 재주를 시개 일류 간강도시를 맨들낍미더라고 했어이 얼매나 우스개소리가치 덜린 기고. 대통녕의 권위를 지키몬서도 문민덜과 함께 했어이 얼매나 다부진 분이고 인자 영원히 볼 수 없어이 참말로 안타깝다”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3김 시대를 대표했던 DJ, YS는 가고 이제 김종필 전 총리만 남았는데 TV에서 보니 당신의 몸도 전과 같이 않다며 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부회장 양정희(57) 시인은 “아모리 권세를 지락펴락해도 새월의 무개는 못이기는 갑다. YS는 그 누구보다 조깅도 하고 몸간리를 잘하신 분인대 88세란 연세로 시상을 떠났어이 얼매나 안타까분일이고. 나이들몬 죽는거는 인지상정아이가 아모리 천하장사라캐도 주검앞애서는 꼼짝몬하는기다. 점섬때 먹는기 칼국시 아니몬 설렁탕이라카던대 이거는 YS 버터 돈을 애끼야댄다는기 들어있은기다. 조선총독부 건물도 쌔리뿌싸뿟째 참말로 나라 바리시우기애 신맹을 다한 분이다”며 아무 가진 게 없이 혼자 가시는 것을 보고 다시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후원회 정진열(64) 회장은 독재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YS의 파란만장한 생애는 두고두고 역사가들이 평가하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공(功)도 있고 또한 과(過)도 있다. 전임 대통령의 구속은 결국 IMF에 구제금융으로 이어졌고 측근의 비리는 문민정부의 화를 만들기도 했다며 “YS만 돈 안묵는다꼬 했지만 아덜내미 핸철이는 소통녕이라 부르며 얼매나 나쁜 짓을 마이했노. 그라고 참모덜이 돈을 쳐묵어가 거기 들통 나는 바람애 맷맹 안남가고 말키 구속대는 거를 안밧나. YS만 바르기한다꼬 일이 대는긴강. 독재애 항거하몬서 핸말이 안있나. ‘달 모간지를 비떨어도 새북이 오는기라’는 천하애 맹구다. ‘호래이 잡을라꼬하몬 호래이 굴속애 들어가야 한다’는 말은 여지껏 이념의 끄터머리애 있는 기다”며 목표를 향한 YS의 발걸음은 이합집산의 정치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 머를 : 무엇을, 학실이 : 확실히, 재주도 : 제주도, 노피서 : 높여서, 시개 : 세계, 간강 : 관광, 맨들낍미더 : 만들 것입니다, 아모리 : 아무리, 새월 : 세월, 간리 : 관리, 시상 : 세상, 쌔리뿌싸뿟재 : 그냥 허물어 버렸지, 아덜내미 : 아들, 쳐묵어가 : 그냥 먹어서, 맷맹 : 몇 명, 말키 : 전부, 모간지 : 목, 새북 : 새벽, 맹구 : 명(名)구절, 호래이 : 호랑이, 여지껏 : 여태까지, 끄터머리 :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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