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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고장답게 ‘참’ 찾아 ‘꿈’ 펼치고 ‘힘’ 기른다
선비의 고장답게 ‘참’ 찾아 ‘꿈’ 펼치고 ‘힘’ 기른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5.12.02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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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교육지원청 글로벌인재육성
 산청군은 예로부터 ‘선비의 고장’으로 남명 조식 선생 등 많은 학자들을 배출한 곳이다. 또 ‘동의보감’ 저자 신성 허준 선생 등이 의술활동 무대로 삼은 ‘한방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산청교육지원청은 최근 교육부가 산청지역에 거점 기숙형 중ㆍ고교 2개 학교 신설을 확정하면서 낙후된 지역교육의 획기적인 발전과 함께 미래 인재육성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여기에 지난 9월 창원교육지원청 이상롱(59) 교육지원과장이 제29대 교육장으로 취임, 산청교육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위한 그의 행보에 지역민의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역 내 유ㆍ초ㆍ중ㆍ고 29개 학교(원), 3천여 명 학생들의 ‘창의적 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육성’ 실현을 위해 지원청 50여 명의 직원들과 420여 명의 교원들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소속 기관에는 산청도서관과 산청학생야영수련원(English Camp village)이 있으며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육성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배움이 즐거운 학교ㆍ함께 가꾸는 산청교육’ 육성에 작은 밀알이 되겠다는 이상롱 교육장. 그를 만나 산청교육지원청 비전과 자신의 교육관 등을 들어봤다.

 산청교육지원청은 2015학년도 교육지표를 ‘창의적 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육성’에 두고 ‘배움이 즐거운 학교ㆍ함께 가꾸는 산청교육’ 육성에 전력하고 있다.

▲ 산청교육지원청은 산청교육 특색과제로 ‘선비문화체험교육’을 운영, 현장체험 학습을 통해 조상의 얼과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사진은 ‘선비문화체험교육’을 수료한 학생들 모습.
 ◇정책방향

 △소통과 공감의 교육공동체 =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 지역민과 함께하는 평생교육, 상호문화 이해와 국제 이해교육, 나라사랑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행복한 교육복지 = 소규모 학교교육 살리기, 교육격차 해소 위한 교육복지, 학부모 교육부담 경감, 함께 즐기는 문화ㆍ예술교육, 교직원 복지여건 조성 등에 전력하고 있다.

 ◇역점과제

 △행복학교 기반조성 =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행복학교 기반조성을 위해 민주적인 학교 운영, 교육과정 중심학교 운영, 학생 자치활동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을 위해 집단지성의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성장하는 수업공동체를 위해 ‘수업 나눔의 날’ 운영, 수업개선 컨설팅 운영 지원과 연수를 강화하고 있다.

 △폭력 없는 안심학교 = 안전한 학교시스템 구축으로 배움터 지킴이제도 운영, CCTV 통합관제 센터 연계 안심알리미 서비스 운영, 학교폭력 예방지원으로 실천중심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교육공동체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중도 탈락학생 예방교육, ‘꿈키움교실 운영’과 내실화, 위기학생을 위한 Wee센터 운영 내실화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교사 행정업무 감축 = 교직원 업무경감 기반조성으로 일하는 방식 개선, 행정업무 매뉴얼 안내, 공문서 감축, 교무 행정원 배치 확대와 역할 재정립에 전력하고 있다.

 ◇특색과제

 산청인의 정체성과 얼 함양으로 미래 인재육성에 이바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역 자원활용을 통한 전통문화 계승 교육을 위해 ‘참’ㆍ‘꿈’ㆍ‘힘’을 주제로 한 청정골 선비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을 찾는다 = 학교별 선비문화 체험교육, 독서 생활화와 사자소학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애 유성룡 유적지인 병산서원 등지에서 선비문화교육 지도교사 70여 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선비정신을 계승하고 충효사상을 바탕으로 학생 인성교육 지도방안 모색을 위한 ‘선비문화체험교실’ 교사연수를 했다.

 지역 내 초교 4ㆍ5학년 학생 380여 명을 대상으로 덕천서원과 남명기념관, 각 학교에서 2일간 일정으로 ‘선비문화체험교육’을 운영했다.

 이 교육은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선비문화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전통문화 체험을 위한 활동공간을 제공, 생동감 있는 현장체험 학습으로 조상의 얼과 정신을 계승했다.

 ‘꿈’을 펼친다 = 학교단위 진로ㆍ진학캠프와 체험활동 운영지원, 독서와 연계한 감성적 체험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0~11월 2개월간 초ㆍ중 학생 35명씩 2개 집단 70명을 대상으로 하루 6시간씩 연수를 시행, 초ㆍ중 학생 진로의식 함양과 진로개발ㆍ설계 역량을 꾀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힘’을 기른다 = 선비의 충효사상을 실천하고 체험 위주 통일안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지역 내 7개(분교 포함) 중학교 학생 220여 명을 대상으로 황매산청소년수련원, 산청호국원, 함양 육군8962부대 3대대에서 ‘2015 나라사랑 동의보감 항노화 체험학교’를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평소 접할 기회가 어려운 국가 안보교육과 병영체험을 통해 나라사랑 정신를 기르고 협동심, 공동체 의식 체험ㆍ체득으로 투철한 애국심과 올바른 자유 민주시민 정신을 꾀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15 성과

 △‘2015 경남도 초ㆍ중학생 종합체육대회’에서 금 44개, 은 29개, 동 27개를 획득해 군부 종합 5위(메달순위 4위)를, ‘대통령배 2015 전국 씨름왕 선발대회’에서 원찬혁(생초고ㆍ3년) 학생이 우승, 산청교육 위상을 드높였다.

 △‘2015 산청청소년과학탐구대회’ㆍ‘2015 산청탐구올림픽대회’ 14개 부문에 참여해 대상 1개 팀, 은상 1개 팀, 동상 4개 팀, 장려 6개 팀 등 모두 12개 팀이 수상했다.

 △산청영어캠프(English Camp village) = 농촌 학생들의 영어 회화능력 향상과 자신감을 부여하고 학생들 꿈과 끼를 살리는 미래사회 인재양성에 목적이 있다.

 산청학생야영수련원이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영어와 함께하는 꿈Up! 끼Up! 창의체험 Camp!’라는 주제로 초등 13개교 375명, 중등 6개교 180명 등 모두 555명이 참여, 수료했다.

 올해 지역 내 각 학교는 물론 도내 지자체 각 학교와 단체, 대학 등이 영어캠프와 간부수련회 등을 위해 학생과 교직원 등 1천400여 명이 수련원을 이용,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했다.

▲ 이 교육장은 “개인적으로 냉철한 사람보다 남을 배려하고 모듬살이를 이해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교사는 교사답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 재능과 끼 익히는 게 참 공부 ”

 △공직자로서 교육관은.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즉, 교육장은 교육장답고 교사는 교사답고 학생은 학생답고 부모는 부모다울 때 비로소 우리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고 본다.

 교실에서 배우는 교과목만이 공부가 아니라 누구나 태어날 때 지니고 태어난 재능과 끼를 찾아 배우고 익히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참공부’라 믿는다. 교단에서 이런 믿음을 실천하고자 나름 노력을 해 왔다.”

 △교육장으로서 비전은.

 “산청은 예로부터 산과 물, 사람이 맑아 삼청(三淸)이라 불리던 유서 깊은 곳이다. 29개 학교, 학생 수 3천여 명으로 규모는 작지만 자긍심으로 뭉친 3만2천여 명의 군민과 50만 향우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 절장보단(絶長補短)의 심정으로 작지만 강한 특색 있는 ‘산청교육’을 실현하고 싶다.

 선비학당을 활용한 조식 선생의 선비정신 함양, 지리산의 풍부한 약초와 산림을 활용한 창의적 체험프로그램 운영, 꿈과 끼를 키우는 자유학기제 운영, 거점학교 개교에 대비한 균형적 학교발전 계획 추진 등이 예다.”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일은.

 “1979년 고성 월흥초교에서 교직생활 첫발을 디뎠다. 지금도 안부를 묻고 모임에 불러주고 가끔 찾아주기도 하는 그때 그 제자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가장 큰 보람으로 남는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밀양 삼량진초교 새내기 교장시절, 전교생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 ‘맨발 달리기’를 시행한 내용이 각종 언론매체에 소개돼 지역의 화제거리가 된 적이 있다.

 이 탓에 삼량진초교가 학교체육 활성화 최우수학교로 선정, 교육과학기술부장관 기관표창과 상금을 받았다. 제일 먼저 생각난다.

 창원초교 6학년 담임교사 시절 김남순 제자가 시드니올림픽 양궁에서 금ㆍ은메달을 획득, 지역 곳곳에 나붙은 펄침막을 보면서 너무 자랑스럽고 기뻤다. 교사로서 만감이 교차했다.

 85년 통영 추도초교 근무 때 ‘학습지도연구대회’ 1등을 차지, 섬마을 주민이 섬 생기고 처음이라며 ‘신성호’ 선실에서 막걸리 한 잔에 서로 기쁨을 나눈 일, 80년대 당시 삼십 초반 나이에 도 지정 연구학교 연구부장 역임 등이 떠오른다.”

 △어렵고 힘든 점도 있었을 텐데.

 “교직생활 35여 년. 돌이켜보면 참 유수같은 세월이다. 같이 근무한 선ㆍ후배, 동료분들의 따뜻한 배려와 이해로 크게 어렵고 힘든 적은 없었다. 가끔 처한 여건과 환경 탓에 아쉽고 안타까움도 따랐다.

 특수학급 담임시절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제자들에게 학교 업무를 핑계로 좀 더 성실하고 더 좋은 교사로 다가가지 못한 것이 ‘멍에’로 남아 지금도 미안함이 앞선다.

 무엇보다 내 자신만을 우선해 살아온 것 같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가장으로서 면목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 못지 않지만 생각만큼 마음만큼 행하지 못해 항상 가족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

 △거점학교 2개 신설 견해는.

 “학생 수 감소 탓에 학교 통폐합 문제는 우리 지역은 물론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역민의 정신적 지주이자 마음의 고향인 모교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상실감을 두고 도움을 드릴 수 없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여타 도시보다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우리 지역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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