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6:17 (금)
“멧돼지 떼 공공의 적”
“멧돼지 떼 공공의 적”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5.12.16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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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습격 사망 안전주의보 양산 도심 출몰 한바탕 소동
▲ 멧돼지의 습격이 농ㆍ산촌뿐만 아니라 도심까지 이어지고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야생 멧돼지 때문에 농사를 제대로 짓기는 커녕 생명의 위협도 느껴요.”

 도내 등 전국에서 멧돼지 등 일부 야생동물이 개체 수 증가와 함께 수확철 농산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멧돼지 습격이 농ㆍ산촌 뿐만 아니라 도심까지 이어지고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하면서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낮 12시 15분께 삼척시 가곡면 탕곡리 비리골 인근 야산에서 심모(36) 씨와 오모(48) 씨가 겨우살이 채취 중 멧돼지떼의 습격을 받아 멧돼지에게 허벅지를 물린 심씨가 과다출혈로 숨졌다.

 경찰은 16일 마을 주민 2명을 습격한 멧돼지떼가 기존에 알려진 4마리보다 많은 6마리 이상인 것으로 확인하고 탕곡리 일대는 물론 태백, 경북 울진과 봉화에 주의 경보를 내리고 대비하도록 통보했다.

 경찰은 해당 지역 마을 이장 등에게 멧돼지 습성과 대응책이 기재된 유인물을 제작ㆍ배포하며 주민들에게 멧돼지 출현에 주의하기를 당부했다.

▲ 멧돼지가 새끼와 떼를 지어 출현하는 바람에 농작물 피해는 물론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을 정도다.
 멧돼지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는 도내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15일 오전 10시 30분께 의령군 봉수면 상곡마을회관 앞에서 70대 노인이 길을 가다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에게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멧돼지에게 오른쪽 허벅지를 물린 허모(75) 씨는 넘어지면서 이마도 다쳤다.

 허씨는 밭에 거름을 주기 위해 길을 걷던 중 봉변을 당했다. 다행히 멧돼지가 심하게 물지 않아 크게 다치진 않았다.

 허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멧돼지를 추격한 끝에 마을회관 인근에서 오전 11시 20분께 권총으로 사살했다.

 부림파출소 관계자는 “멧돼지가 나타난 마을은 산 가까이 있어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한다”며 “이 경우 개인이 조심하는 것 외에 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지난 10월 양산 도심에서 멧돼지가 출몰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16일 새벽 1시 30분께 중부동 간선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하모(45) 씨가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앞부분이 부서지고 하씨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 순찰차 3대와 함께 119구급대가 긴급 출동했지만 멧돼지가 달아난 탓에 포획에 실패했다.

 앞서 지난 6월 26일 오전 8시 10분께 양산 신도시 중심지인 물금읍 성산초등학교 인근에 멧돼지가 출몰해 인근 아파트단지를 휘젓고 다니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서가 추적에 나섰지만 멧돼지는 종적을 감췄다. 지난해에는 중부동 청어람아파트 인근에서도 멧돼지 출몰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한 바 있다.

 상황이 이러자 경남, 부산 등 각 행정당국은 직접 멧돼지 포획에 나서기도 했다.

 고성군(군수 최평호)은 12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모범엽사 4명을 동원해 남산공원 내 야생멧돼지 포획에 나섰다. 엽사들은 이 기간 남산공원에서 120㎏과 150㎏이 나가는 두 마리의 멧돼지를 포획하는데 성공했다.

 남산공원에는 야생멧돼지 총 3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1마리는 남산공원을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산 강서구에 멧돼지 11마리가 한꺼번에 출몰해 경찰이 사냥꾼을 동원해 모두 사살했다.

 26일 오후 6시 54분께 부산 강서구 신호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멧돼지 떼를 본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한 사이 멧돼지는 바다를 헤엄쳐 매립작업으로 출입이 통제된 매립지로 건너갔고 경찰은 강서구에 거주하는 사냥꾼들을 불러 수색을 펼쳤다.

 사냥꾼들은 사냥개 5마리를 풀어 5시간 가량 수색을 펼친 결과, 이날 오후 11시 50분까지 어미 4마리, 새끼 7마리 등 총 11마리를 사살했다.

 상황이 이러자 불안감을 표출하는 도민들이 많다.

 의령군 주민 김모(73) 씨는 “멧돼지가 농작물을 망치는 것 때문에 늘 불안에 떨고 있는데 최근 그 개체 수가 늘어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최근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행정당국이 나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양산시 북부동 주민 박모(53) 씨는 “도심에서도 멧돼지가 활개를 치고 다니는 탓에 아이들을 마음 놓고 바깥에 내보낼 수가 없다”며 “불안감이 너무 커서 야외활동도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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