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0:37 (수)
다사다난했던 한 해 보내며
다사다난했던 한 해 보내며
  • 박태홍
  • 승인 2016.01.05 0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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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을미년이 저물고 병신년이 밝았다. 2015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우리나라 민주화의 한 획을 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으며 살아있는 권력의 부조리를 고발한 성완종 경남 기업 회장이 생을 마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의회주의 수호자로 추앙받았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 삼성가의 이맹희, CJ그룹 명예 회장 등이 운명, 현실에서는 그들을 만날 수 없게 됐다.

 지는 해가 있으면 뜨는 해가 있듯이 7조 원의 신약기술을 수출한 한미약품의 임성기 회장과 한국, 일본, 미국 여자프로골프를 석권한 21세의 전인지 선수가 2015년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피츠버그의 강정호, 토트넘의 손흥민, 텍사스레인저스의 추신수, 미네소타와 거액에 계약한 박병호, 볼티모어로 이적한 김현수 등이 스포츠 스타로 거금을 벌어들이며 국위를 선양한 인물들이다. 또 21세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의 영예를 안으며 2015년의 대미를 장식해 우리들을 즐겁게 해줬다.

 지난해 경남에서는 홍준표 도지사와 박종훈 교육감의 주민소환 운동이 거세게 펼쳐졌었다. 진보와 보수와 갈라진 도민들이 이에 가담했다. 양쪽이 선관위에 주민소환투표청구에 필요한 법적요건 즉, 도민들의 서명을 받아 제출했다. 이는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의 견해 차이도 있었겠지만 진보와 보수로 갈라진 이념논쟁의 결과물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경남의 급식문제는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의 이념논쟁에서 빚어진 좌ㆍ우의 대립각이다. 홍ㆍ박의 동시소환은 내년 4ㆍ13총선이 끝난 후 6월께 실시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복지논쟁이 4ㆍ13 총선과 맞물릴 경우 우리 유권자들은 보편적, 선별적 복지를 선택해야할 기로에 설 수도 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경남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크고 작은 일들을 잘 마무리해 행정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기도 한다.

 이처럼 지난해 경남의 핫이슈는 무상급식에 따른 이념논쟁에 이어 누리과정 예산편성에서도 홍 지사와 박교감의 충돌이 또 한 번 도민들을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홍 지사는 여당의 대표까지 지낸 경륜있는 거물 정치인인 동시에 행정가다. 식견도 남보다 탁월하며 밀어부치는 추진력은 불도저보다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앞을 내다보는 예지력 또한 뛰어나다.

 이에 반해 박 교육감의 이력은 교사 출신으로 교육위원을 지낸 진보성향을 띤 총선 교육감이다. 교사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를 역임하기도한 경력을 지녔지만 자기의 이상인 낡은 교육을 바꾸려는 경남의 교육혁신은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박 교육감이 70년 동안 바뀌지 않은 경남의 교육 주입식 암기수업, 경쟁강화 개별수업, 교사중심 일방적 수업을 질문과 토론이 살아있는 학생 중심의 배우는 수업으로 바꿔 나가려하고 있다.

 이같은 뜯어고치려는 박 교육감의 이상에 도민들은 표를 몰아줘 교육감에 당선됐다. 이제 박 교육감은 이를 행동적으로 실천해야 할 때다. 경남도와의 마찰을 줄이고 경남교육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학부모들의 가슴을 조이는 교육감보다는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생각하는 교육감이 되길 바라는 의미다.

 경남의 핫이슈가 무상급식에 따른 진보와 보수의 이념논쟁이었다면 진주는 경남서부청사 개청이 큰 소식이었다. 진주의 혁신도시와 더불어 서부권 발전에 우선하게 될 서부청사개청은 90년 만의 도청일부 귀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기조에도 일익을 담당했지만 진주로서는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큰 경사였다. 도청 일부가 진주로 옮겨옴에 따라 수반되는 진주의 발전과 서부경남 주민들의 편리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300여 명의 관계 공무원이 진주전입은 물론 서부지사까지 상주하게 된다.

 이에 따른 정치적 해석도 분분하다. 조규일 서부부지사의 임명에 따른 풍성한 뒷말 또한 흥미롭다. 차기 진주시장 후보라며 이창희 현 시장과의 대립각 등을 지역언론에서는 유추, 해석하고 있다. 게다가 4ㆍ13총선에 출마예정인 김재경, 박대출, 최구식, 김영호, 오태완과 연관지어 조 서부부지사의 임명 의미를 어림잡아 부여하고 있다.

 지역언론이 지역정가의 앞을 내다본 화제거리 기사 생산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김재경, 최구식이 첫 선량이 됐을 때를 생각해보라. 둘 다 40대 였고 검사, 기자 출신의 정치초년생을 진주시민들은 허심탄회 국회로 보냈다. 지금도 진주에서는 시장과 국회의원을 꿈꾸며 노심초사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현재 시ㆍ도의원은 물론이고 잠재력을 지닌 김영섭, 김영태, 정인철, 원호영, 이혁, 김헌규 그리고 여성지도자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보더라도 조서부 부지사의 임명의미를 차기 진주시장과 연관시켜 예견하는 것은 너무나 이른 것 아닌가 생각된다. 정치는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모르는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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