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7:39 (수)
‘무형의 지지세력’ 사로잡아야
‘무형의 지지세력’ 사로잡아야
  • 박태홍
  • 승인 2016.01.18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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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대한민국의 첫 국회는 1948년 5월 31일 열렸다. 그해 5월 10일 대한민국의 첫 총선에서 진주의 유권자들은 무소속의 이강우 씨를 국회의원으로 뽑았다. 그 후 시대별로 선거구획정이 다소 변경돼 진양, 사천, 삼천포가 진주로 통합되기도 했지만 제1대 국회에서 제19 국회까지 진주, 진양에서는 모두 19번의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져 20명의 선량이 배출됐다. 유정회와 4, 6, 7, 8, 10대에서 당선된 6선의 구태회 의원이 최다선의원이며 4선의 하순봉 의원, 3선의 안병규, 김재경 의원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승만 정권의 자유당 시절 진주에서는 민주당의 김용진 의원을 4, 5대에 걸쳐 내리 당선시켜 국회로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진양의 황남팔 의원이 2선이었으며 사천, 삼천포와 통합시 이상민 의원이 10대와 12대에 걸쳐 국회로 진출했다. 작금에 들어서는 17대와 18대에 국회의원이 된 최구식을 끝으로 복수의 국회의원은 없는 셈이다.

 구태회, 하순봉, 안병규, 김재경, 김용진, 황남팔, 이상민, 최구식 의원을 제외한 12명은 초선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1대에서 5대에 이르기까지 진주, 진양에서는 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지만 9명이 무소속 또는 민주당의원으로 자유당은 고작 1명만 당선되는 야권의 도시이기도 했다. 5ㆍ16이 일어나기 전 5대 총선에서 진주는 민주당의 김용진 의원을, 진양에서도 민주당의 황남팔 의원을 당선되는 야당의 도시였다. 5ㆍ16 이후 군사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세력이 만들어 낸 민주공화당이 독주하는 모습을 잠시 보이기도 했지만 선거구 획정에 따른 여ㆍ야 또는 무소속 후보가 각각 1명씩 국회로 진출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단일 선거구였던 진주가 9, 10, 11, 12대에는 사천과 삼천포를 통합시키면서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했기 때문이다. 그 뒤 제13대에서는 진주와 진양이 둘로 쪼개어지면서 2명의 선량들이 배출된다. 진주에서는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조만후 의원이 진양에서는 민주정의당의 안병규 의원이 당선, 국회로 진출한다.

 그 뒤 제14대 총선에서 진주에서는 하순봉 의원이 진양에서는 정필근 의원이 국회로 진출한다. 이들은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됐지만 여당인 신한국당에 입당, 의정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는 시대적 시류에 의한 공천경쟁에서 밀려났지만 오직 진주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유권자들의 공분을 얻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그 후로는 신한국당이 당명을 바꾼 한나라당이 독식하다시피 했으며 지금은 한나라당에서 당명을 바꾼 새누리당 후보들의 국회진출이 당연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작금에 들어 오는 4월 13일 치러질 제20대 총선의 새누리당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제17대 때부터 진주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국회의원선거구가 갑ㆍ을로 나뉘면서 국회의원도 2명으로 늘어났다.

 진주의 갑 지역구에서는 현역의원인 박대출 의원과 최구식, 정인철, 변항종, 이혁, 정영훈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기 위한 예비후보로 등록,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을 지역구에서는 현역인 김재경 의원과 김영호, 김영섭, 오태완 예비후보가 치열한 새누리당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진주는 여당의 도시가 되고 말았다. 곧 새누리당의 공천이 당선과 맞물리면서 본선보다는 공천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이들 예비후보들은 대부분 같은 세대다. 전직 국회의원, 감사원사무총장, 청와대행정관, 비서관, 경남도간부 등 모두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느 누구가 국회로 진출해도 진주의 위상이 훼손되거나 의정활동을 소홀하게 할 사람들이 아님도 분명하다. 그러나 진주의 호사가들이 내뱉는 근거 없는 루머들이 벌써부터 설왕설래다. 진원지를 알 수 없는 카더라 통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각 예비후보들의 사무실 개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진주의 유권자들은 술렁인다. 선거가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일련의 움직임들이다. 모 지역신문에서는 타사보다 한발 앞선 총선출마예상자 여론조사를 실시,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이고 있다. 갑을로 나눠진 진주에서는 현역의원들과 새롭게 도전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한판 승부가 기대된다.

 제13대 조만후 의원이 통일민주당으로 간판을 내걸고 국회의원이 된 이후 이곳 진주에서는 지금까지 민주당에게는 1석도 내주지 않고 있다. 이는 곧 새누리당 공천이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등식을 성립시켜버린 셈이다. 이 때문에 진주는 새누리당 공천경쟁이 어느 지역보다 치열하면서 과열 양상을 띄지 않을까 우려된다.

 각 예비후보들은 알아야 한다. 확실한 정강정책으로 발품을 팔아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어야 할 것이다. 유형의 지지세력보다는 무형의 지지세력을 사로잡는 길이 곧 공천경쟁에서 이기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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