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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와 ‘인턴고용가이드라인’
2016년 02월 02일 (화)
서울 이대형 기자 ldh5960@hanmail.net
   
▲ 이대형 서울지사 정치부장
 정부가 이른바 ‘열정페이’ 근절을 위해 ‘인턴고용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젊은 구직자들에게 교육과 실습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의 인턴제가 일을 가르친다는 구실로 법정최저임금보다 턱없이 낮은 보수를 주는 등 ‘착취’로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인턴사원의 법적 지위와 활용 기준 등을 제도화한 것이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감 실업률은 22%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급한 처지의 청년들에게 경력을 쌓게 해주겠다며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고용현장의 횡포는 심각하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에 따르면 청년 53.6%가 ‘열정 페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놓은 인턴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실습생, 견습생, 수습생, 인턴 등 교육ㆍ훈련을 목적으로 하는 ‘일경험 수련생’과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를 구별하는데 있다.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게 연장ㆍ야간 근로를 시키는 등 사실상 근로자로 활용하면서 월급은 훨씬 적게 주는 등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처벌한다는 얘기다.

 ‘열정페이’를 일삼는 기업은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 근로자처럼 일을 시키면서도 임금을 적게 주면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징역ㆍ벌금형을 받는다. 인턴에게 야간ㆍ주말근무를 시키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인턴 경험을 입증하는 증명서 발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조항도 명시됐다.

 또한 사업장 한곳 당 인턴의 인원은 상시 근로자의 10%를 초과하지 못하며 사용기간은 6개월 이내로 제한했다. 단, 업무 난이도가 낮으면 2개월을 넘지 않도록 했다. 인턴은 일반근로자의 통상근로를 기준으로 하루 8시간(주당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없다.

 정부가 마련한 이번 인턴 가이드라인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청년의 노동력 착취 행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처음 내놓은 대안이다. 청년 인턴 보호방안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일지만 고용노동부의 현행 ‘청년취업인턴제 시행지침’에 비해 인턴 실습생의 급여보장 수준은 오히려 크게 후퇴할 우려가 제기된다.

 또 기업들이 인턴 채용을 꺼리게 되면 인턴 경력이 절실한 취업준비생들만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적지 않다.

 지침 특성상 처벌규정이나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인턴을 뽑아 일을 시키면서 최저시급에 훨씬 못 미치는 돈을 주거나 아예 무급으로 해도 수련 명목이라면 가이드라인 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턴과정 후 취업으로 연결된다면 그나마 감내할 만하지만 가이드라인에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열정페이 근절만 외칠 것이 아니라 인턴 후 정규직 채용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청년들의 희망을 착취하고 눈물을 흘리도록 강요하는 열정페이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악덕 사용자는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하는 등 처벌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연장근무는 업종별로 차별화하는 게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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