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 김해시장재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예비후보 5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경선 결과를 놓고 압승이라는 말이 회자 됐다. 결선에 진출한 김성우, 김정권 후보 측에서는 압승, 압도적 등의 단어를 넣어 서로 자신이 1등으로 결선에 진출했다고 홍보했다.
일부 후보가 1차 경선 순위 발표를 요구하자,새누리당 경남도당은 선거법과 결선투표 영향 등을 이유로 결선이 끝나는 날 1차 경선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가 1위를 했다고 하니, 분명한 것은 새누리당 김해시장 1차 경선을 통과한 김성우ㆍ김정권 후보 가운데 1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인들의 거짓말에 무감각하고 관대했다. 그 결과는 정치 퇴보와 지역발전 후퇴로 연결됐다. 며칠 뒤 거짓말쟁이가 누구인지 가려진다. 거짓말쟁이에게 김해시정을 맡기는 일은 그간의 악습을 반복하는 일이다. 그래서 필자는 몇 가지 경우의 수로 이번 김해시장 새누리당 경선과 관련한 거짓말쟁이 색출방법을 고안했다.
1차 경선에서 김성우 후보가 1등을 하고 결선에서도 1등을 하면 진실을 말한 것으로, 김해시장 후보로 결격사유는 없어 보인다. 김성우 후보가 1차 경선에서 1위를 하고 결선에서 2위를 하면 다음 달 13일 선거일 투표용지에 이름이 빠지니 김해시장이 되는 일은 없다.
하지만 김성우 후보가 1차 경선에서 2위를 하고 결선에서 1위를 차지해 새누리당 공천자로 결정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만일 그가 당선된다면 김해시민들은 거짓말쟁이 시장에게 시정을 맡겨야 한다.
김정권 후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도 김해시장의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려면 결선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뒤 발표될 지난 1차 경선 결과도 1위로 통과한 것이 입증돼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거짓말쟁이 김해시장 후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결론은, 두 후보 가운데 1차 경선과 9ㆍ10일 양일간 치러질 결선에서 두 차례 모두 1위를 한 후보만이 시장 자격이 있다는 이야기다.
김해시장 후보 공천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압승에 이어 ‘신언불미(信言不美)’와 ‘이진지인(易進之人)’이라는 글이 떠올랐다.
신언불미는 ‘믿을만한 말은 아름답지 않다.’ 즉 번지르르한 말은 믿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노자는 도덕경에 ‘믿음 있는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성이 없다. 착한 사람은 말을 잘 못 하고, 말을 잘하는 자는 착하지 않다. 지혜로운 자는 해박하지 않은데, 해박한 자는 지혜롭지 못하다. (信言不美, 美言不信, 善者不辯, 辯者不善, 知者不博, 博者不知)’라는 글을 남겼다.
4ㆍ13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그럴싸한 말로 유권자를 현혹하는지, 속임수를 담아 솔깃한 약속을 하는지 따져 봐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치인들의 그럴싸하고 번지르르한 말에 속은 적이 많았다. 우리 모두 이제는 아름답게 포장된 말에 당하지 말아야 한다.
압승으로 시작해 이번 선거와 함께 떠오른 마지막 글귀 ‘이진지인’은 위징의 “벼슬길에 나아감을 쉽게 여기는 사람(易進之人)은 버리고, 얻기 어려운 재화는 천하게 여겨라. 다스림은 어진 이를 나아가게 하고 부족한 자를 물러나게 하는 데 달렸다. (去易進之人, 賤難得之貨, 治係於進賢, 退不肖也)”에서 나왔다.
이번 선거의 선택은 공직에 나가는 것을 우습게 알고 돈만 아는 사람부터 솎아내는 것부터 시작하자. 우선 김해시장 경선을 둘러싼 압승의 진실을 밝히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