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00:20 (토)
음식으로 인한 폐해 고려해야
음식으로 인한 폐해 고려해야
  • 박태홍
  • 승인 2016.03.14 2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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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먹방과 쿡방이 대세인 듯 각 방송사 채널마다 난리법석이다. 세태변화에 따른 인간들의 욕구는 변할 수 있겠지만 먹방과 쿡방의 변화추이는 차도를 벗어나 갓길을 달리는 무법차량과 같아 염려스럽다. 7~8년 전 국수의 유래를 찾아 나선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국수를 먹어 온 나라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이슬람국가 이탈리아 등이다. 그리고 나라마다 국수를 부르는 이름 또한 다르다.

 우리나라에선 뜻 그대로 물속에 담겨진 면을 움켜쥔다는 국수로 불리워지는 것이 일본에서는 면,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라 불린다. 이에 따라 제작팀은 각국의 기호식품인 국수의 유래를 찾아 중국, 일본, 이탈리아, 태국 등 현지를 순회하며 조리방법을 알리고 우리나라의 국수와 비교분석하는 등 쿡방시대의 단초가 됐다.

 이러다 보니 제작팀은 실크로드를 달리게 되고 차마고도를 직접 체험하는 등 TV 방영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때부터 KBS, MBC, S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과 케이블 종편들이 30여 개가 넘는 먹방 또는 쿡방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백종원의 3대 천왕, 냉장고를 부탁해, 한국인의 밥상, 삼시 세끼, 오늘 뭐 먹지, 최고의 요리비결, 수요미식회, 맛있는 녀석들 등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먹방, 쿡방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의 채널마다 방영되고 있는 것이다. 백종원, 이연복 셰프와 인기 연예인을 앞세운 각 프로그램의 시청률 또한 높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각 방송사들은 많은 제작비를 들여 미식가와 시청자들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먹방, 쿡방 프로그램 만들기에 혈안이다.

 이에 따라 이들 먹방, 쿡방 프로그램 제작팀은 최고의 식자재로 좋은 음식을 맛깔나게 잘 만들어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것만을 존재하는 것으로 방영한다. 인간의 최대욕구가 먹는 것이니만큼 그럴 수도 있다. 이들 프로그램으로 인해 식욕을 돋우고 많이 먹어 포만감을 확인하고 새로운 식용을 위한 탐식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탐식으로 인한 음식 폐해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때다.

 풍만하고 듬직한 체구의 연예인을 앞세운 먹방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유명 셰프들의 조리로 만든 보기에도 맛있는 음식으로 화면을 꽉 채우는 프로도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식욕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최고의 식자재, 인기 셰프의 값비싼 출연료 등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쓰여 지는 제작비는 우리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높다.

 인기리에 방송이 방영되자 이들 셰프(chef)들의 몸값 또한 상상을 초월하리만치 치솟았다 한다. 이들은 주방을 책임지는 조리사다. 한마디로 말하면 주방장, 즉 이다바로 불리워졌던 사람들이다.

 웰빙과 힐링의 시대에서 이젠 먹방의 시대로 변하고 보니 이들의 존재가치가 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들 또한 음식으로 인한 폐해를 감지하고 방송사의 방송분량만을 채우는 일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최상품의 값비싼 식자재가 아닌 우리들이 흔히 구할 수 있는 식자재로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 일반인들도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법 연구에도 우선했으면 싶다.

 그리고 맛있는 맛집을 골라 찾아 나서는 프로처럼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한국인의 밥상과 같은 유익한 먹방을 시청자들이 원한다는 것 또한 먹방, 쿡방의 제작팀들이 알았으면 싶다. 식욕을 돋우어 국민건강을 향상시키려는 각 방송사의 제작의도에는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먹방보다는 쿡방에 우선했으면 싶고 그리고 상위계층을 위한 이름 모를 음식보다는 서민들이 가깝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제작에 우선했으면 한다.

 요즘 요리가 화두인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값비싼 식자재를 남용하는 듯한 먹방과 쿡방의 프로그램 제작비 또한 아껴야 할 때다. 지금도 지구촌에서는 아니 우리의 이웃 노숙자들은 한 끼 식사를 위해 애처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모 자선 단체에서 내보내는 광고카피를 예사롭게 들어서는 안 된다. ‘월 3만 원이면 배고파 굶주려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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