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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연루 야구선수들 진정성 보여야
도박 연루 야구선수들 진정성 보여야
  • 허균 기자
  • 승인 2016.03.29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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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 제2사회 부장
 뱀직구. 해외 원정 도박으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의 그라운드 복귀에 대해 찬반여론이 야구계를 들끓게 하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는 지난 28일 임창용의 입단을 발표했다. 도박파문으로 전 소속 구단 삼성라이온즈에서 방출된 지 3개월 만이다. 임창용은 KBO로부터 시즌의 50%(72경기) 출전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하지만 뒷문뿐만 아니라 투수력에 허점이 많은 기아는 성적을 위해 무적선수 임창용을 받아들이는 모험을 하게 된다.

 삼성에서 방출된 이후 무적으로 남아있는 동안 임창용이 갈 곳은 기아밖에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기아는 임창용의 친정이며 프로야구를 시작한 구단이다. 해태 시절 선발로 시작해 3년 차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1997년 26 세이브와 1998년 34 세이브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각인시킨 임창용은 이듬해 삼성으로 이적했고 이후 미국과 일본을 거쳐 가며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이후 2014년 국내에 복귀, 삼성에서 2014년과 2015년 2시즌을 보내게 된다. 삼성의 마무리로 돌아온 임창용은 돌부처 오승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국내 복귀 이후 삼성의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태며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듯했다. 삼성의 뒷문은 뱀직구로 틀어막았지만 해외 원정 도박으로 자신의 선수생활 마무리는 완벽하지 못 할 뻔했다.

 기아가 임창용을 영입하기 이전 임창용의 야구인생은 이전 도박파문이 있었던 LG 박현준ㆍ김성현과 비슷한 길을 걷는 듯했다. 하지만 기아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 무적선수 임창용을 받아들이며 임창용의 그라운드 복귀를 명했다.

 임창용은 고향팀에서 백의종군하는 모양새로 명예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기아는 임창용에게 책정된 연봉 3억 원을 임창용이 전부 기부하겠다는 의지에 마음을 움직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야구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임창용에게 선수생활을 연장해 주는 것이 속죄할 수 있는 길임을 밝히기도 했다.

 임창용의 그라운드 복귀는 현역시절 함께 도박파문에 연루된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과 안지만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아로부터 임창용 영입 보도가 떨어지기 무섭게 그동안 윤성환과 안지만의 기용에 말을 아껴오던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입을 열었다. ‘안지만은 개막전에, 윤성환은 개막 1주일 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다.

 아직 이들이 그라운드에 나서진 않았지만 류중일 감독의 발언을 근거로 지난해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포함됐던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선수 4명은 모두 현장에 복귀했다. KBO로부터 무거운 징계를 받은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시범경기에 출전, 시운전이 한창이다. 성적도 준수하다. 올해 미국으로 진출한 박병호를 상대해 헛스윙 삼진을 뺏어내기도 했다. 이대로라면 국내 스포츠 뉴스에서 오승환의 홀드 소식을 듣는 게 어렵지 않게 됐다.

 문제는 실제로 해외 원정 도박을 한 현역 프로야구 선수와 도박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너무 쉽게 복귀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복귀가 쉽지는 않은 일이었겠지만.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정부에서 정한 5대 강력 범죄다. 물론, 5대 강력범죄에 도박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꿈을 키워줘야 할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 행위를 너무 쉽게 용서하는 것 같아 뒷맛이 찜찜하다.

 야구를 통해 부와 명예를 모두 누린 선수가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곱지 않게 보는 팬들도 많다. 임창용뿐만 아니라 복귀가 기정사실화된 안지만 윤성환도 복귀 이후 진정성 있는 속죄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임창용은 이미 올 시즌 받은 연봉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야구를 통한 지속적인 재능 기부를 약속하기도 했다. 임창용뿐만 아니라, 안지만과 윤성환, 해외에 진출한 오승환까지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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