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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한옥체험관과 소권력 교체
김해한옥체험관과 소권력 교체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4.04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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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 위원
 지난해 김맹곤 전 시장이 중도 하차하면서 김해지역은 소권력 교체에 따른 소용돌이가 예고됐다. 공무원 인사, 각종 관. 사급 공사 업체, 시 출현 사업장 등에 광범하게 포진한 전 시장 측근들이 권력의 뒤안길로 돌아갈 일이 닥쳤기 때문이다.

 전 시장이 낙마한 뒤라지만 같은 색깔을 가진 이가 시장 자리를 다시 차지한다면 이들의 연명이 가능도 하겠지만 돌아가는 재선거 판세를 볼 때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전 시장의 소속당인 더민주당 시장 후보마저 새누리당에서 옮겨간 인사로 뛰는 마당에 권력교체 정도는 ‘전폭’이라는 표현이 옳다.

 일주일 뒤에 새로 시장 자리에 앉을 인물이 전 시장의 그늘에서 호의호식한 인사들을 곱게 볼 일도 없겠지만, 이들 상당수가 비행을 일삼은 터라 발붙일 마당은 반쪽도 안 남게 됐다. 어찌 보면 밉지만, 한편으로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든다.

 이와 별도로 벌써 차기 시장에게 줄 대기하는 인사들이 늘고 있으니, 또 다른 ‘반쪽짜리 등장’의 예고편을 보는 듯해 입맛이 쓰다. 극소수 공무원이지만 지난 시장 시절 받은 불이익을 앙갚음할 기회라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눈 돌리기에 바쁘다.

 맡은 업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 시장이 추진한 사업 방향을 벌써 반대로 돌린 부서도 있다. 출자ㆍ출현 기관 등에서는 교체될 소사장(?)으로 누가 올지, 새 낙하산을 타고 내려올 사람은 누군지 의견들이 분분하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고 김해한옥체험관 한식당 ‘정림’ 재계약을 놓고 벌어진 소동은 김해 소권력 교체 드라마의 압축판을 보는 듯하다. 막장 드라마라는 시청자 평가가 나올 만하다.

 2006년 9월 개관한 김해한옥체험관은 시 출자 사업장으로 부설 한식당은 인근 대학교, 김해문화재단 등에 운영을 맡겼으나 적자를 면치 못하자 3년 전 김맹곤 전 시장이 ‘전문가 운영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부산지역 여러 곳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정 모 사장을 모셔와 30석이던 규모를 100석으로 키워 위탁했다.

 하지만 시장이 집으로 돌아가자 상황이 돌변했다. ‘김해시의 느닷없는 재계약 불가 통보’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 전 시장에 대한 보복인지, 새 시장에게 미리 충성하는 것인지 판단은 일단 유보하자. 하지만 한옥체험관 한식당 재계약과 관련해 뒷이야기들이 참 재미가 있다.

 전 시장 시절 설득에 넘어가 김해로 넘어온 정 사장은 “2013년 계약하기까지 전임 시장과 담당과장이 부산까지 찾아오는 열의를 보였기에 열성적으로 일해 적자에 허덕이던 한식당은 물론 한옥체험관 전체 활성화에도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추측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다 불미스럽게 나가 다른 곳에 한식당을 차린 전 직원이 최근 주변에 자신이 이곳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다닌다는 데 혹여 그의 농간에 의한 일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정 사장의 주장에 대해 김해시는 “정림 사장님 사업장이 부산에 4곳, 김해도 2곳이나 되는 바람에 직원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고 판단했다. 입찰을 서두를 것이며 특정 업체 의혹이 없게 투명하고 공평한 입찰이 되게끔 하겠다”고 답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항간에는 모 과장과 전 정림 직원의 관계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는 뒷담화도 있다.

 김해한옥체험관 한식당 ‘정림’ 재계약 사건이 지난 권력에 등 돌리기 인지, 새 권력에 미리 충성하긴지, 시장 공백기를 틈탄 공무원들의 기강해이를 보여주는 사건인지 들여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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