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마산해양신도시를 두고 창원시가 사기극을 벌였다해도 할말이 없는 이런 참담한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던 바가 아니다. 민간이 이런 거금을 투자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부터, 공공이 4천여억 원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부터가 빗나간 계산이다. 용역업체가 책임감도 없이 거창한 장밋빛 그림을 그린 것이나 이것을 생각 없이 덥석 물은 시 모두가 합작한 결과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창원이라는 지방의 도시가 가진 한계와 자본의 논리를 간과한대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모델로 삼은 부산센텀시티는 벡스코, 영화의 전당, 문화 재단, 아파트형 공장, 오피스 빌딩, 주상 복합 빌딩, 주거ㆍ공공시설 등의 마천루와 초대형 쇼핑센터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센텀시티가 세계 9위의 국제회의도시로 성장하며 부산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부산의 거대인구, 천혜의 관광자원, APEC,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탄탄한 기반과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돈이 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창원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상당한 환경의 차이가 있다. 마산해양신도시 복합개발사업자 공모에 부영이 단독 응모한 것과 부영이 이런 정도의 개발계획을 내놓은 점은 이런 사정을 잘 보여준다. 사실 부영도 참여할 뜻이 없었던 것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드러난다. 창원에 벌여놓은 여러 가지 사업 때문에 마지못해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그렇지만 부영이 내놓은 개발계획은 어떤 형태로든 수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창원의 성장동력이 되기에는 기대에 너무 못 미치기 때문이다. 2천억 원 규모의 아트센터와 세계적인 수변공원을 짓고 세계적 건축가의 자문을 받아 아파트와 상업건물군의 외관 자체를 관광요소화 하겠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산센텀시티와 차별화된 요소를 찾기 어렵다. 국내외에서 많은 관광객이 최종목적지로 찾기에는 미흡하다. 건물을 보려고 아트센터를 구경하려고 올 관광객이 얼마나 될 지 의심스럽다.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타워와 케이블카 정도는 개발계획에 넣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마산해양신도시에 대한 시민의 의견은 개발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창원의 성장동력이 돼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관련산업과 첨단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다시 시작돼야 한다. 부영과의 협상과정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실에 굴복한 어정쩡한 개발은 돌이키기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고 서로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과정이야 어찌됐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