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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해양신도시 지금부터가 중요
마산해양신도시 지금부터가 중요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6.04.10 2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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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영 사회부 부국장
 마산만을 준설한 토사로 조성하는 마산해양신도시가 기대와 현실사이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당초 세계적인 레저ㆍ비즈니스 복합지구로 만든다는 거창한 계획이 시민들을 현혹했지만 지금 나타나는 현실은 그것은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나타난 결과는 아트센터와 세계적인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을 빼고는 아파트와 상업시설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시가 확정 발표한 개발계획과는 너무나 민망할 정도로 거리가 멀다. 당시 공공 4천260억 원, 민자 1조 5천440억 원 등 총 1조 9천700억 원 규모의 개발계획은 R&D융복합도시, 친환경 워터프런트, 해양문화ㆍ교류도시 건설을 통해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 미라이21과 부산 센텀시티와 같은 국제적 성장거점으로 도약하는 것이 개발 컨셉이었다. 국제컨벤션타운ㆍ해양문화센터ㆍ국제의료센터ㆍR&D이노베이션단지ㆍ시사이드몰과 랜드마크 건물 2개 동을 짓겠다는 거창한 구상은 온데간데 없다.

 한마디로 마산해양신도시를 두고 창원시가 사기극을 벌였다해도 할말이 없는 이런 참담한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던 바가 아니다. 민간이 이런 거금을 투자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부터, 공공이 4천여억 원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부터가 빗나간 계산이다. 용역업체가 책임감도 없이 거창한 장밋빛 그림을 그린 것이나 이것을 생각 없이 덥석 물은 시 모두가 합작한 결과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창원이라는 지방의 도시가 가진 한계와 자본의 논리를 간과한대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모델로 삼은 부산센텀시티는 벡스코, 영화의 전당, 문화 재단, 아파트형 공장, 오피스 빌딩, 주상 복합 빌딩, 주거ㆍ공공시설 등의 마천루와 초대형 쇼핑센터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센텀시티가 세계 9위의 국제회의도시로 성장하며 부산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부산의 거대인구, 천혜의 관광자원, APEC,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탄탄한 기반과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돈이 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창원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상당한 환경의 차이가 있다. 마산해양신도시 복합개발사업자 공모에 부영이 단독 응모한 것과 부영이 이런 정도의 개발계획을 내놓은 점은 이런 사정을 잘 보여준다. 사실 부영도 참여할 뜻이 없었던 것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드러난다. 창원에 벌여놓은 여러 가지 사업 때문에 마지못해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그렇지만 부영이 내놓은 개발계획은 어떤 형태로든 수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창원의 성장동력이 되기에는 기대에 너무 못 미치기 때문이다. 2천억 원 규모의 아트센터와 세계적인 수변공원을 짓고 세계적 건축가의 자문을 받아 아파트와 상업건물군의 외관 자체를 관광요소화 하겠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산센텀시티와 차별화된 요소를 찾기 어렵다. 국내외에서 많은 관광객이 최종목적지로 찾기에는 미흡하다. 건물을 보려고 아트센터를 구경하려고 올 관광객이 얼마나 될 지 의심스럽다.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타워와 케이블카 정도는 개발계획에 넣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마산해양신도시에 대한 시민의 의견은 개발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창원의 성장동력이 돼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관련산업과 첨단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다시 시작돼야 한다. 부영과의 협상과정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실에 굴복한 어정쩡한 개발은 돌이키기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고 서로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과정이야 어찌됐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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