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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외국인 주민 2만3천명 ‘소통하며 우린 하나’
김해 외국인 주민 2만3천명 ‘소통하며 우린 하나’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6.04.10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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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현주소 국내 정책 명암
사회일원 흡수 다양한 정책 펴
동상동 종로길 정비 화합 큰길
올 10개 사업 안정적 정책 도와

 국내 등록 외국인 수 174만 명. 대다수 외국인이 수도권에 몰려 있지만 수도권을 제외하면 7천여 개 중소기업이 포진한 김해시에 많이 살고 있다.

 지난해 1월 1일 기준 현황을 보면 김해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2만 3천명으로 주민등록 인구의 4.4%를 차지한다. 인구대비 비율이 수도권을 빼면 전국 최고다.

 다문화가정 수는 2천516세대로 전국 19번째, 도내에서는 창원시 다음이다. 출신 국가는 베트남, 중국 등 31개국으로 다양하다.

 김해는 우리나라 처음으로 국제결혼이 성사된 곳이다. 2천년 전 인도 아유타국 허황옥 공주가 이곳까지 찾아와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과 혼인했다.

 김해를 빼놓고 국제화와 다국적 사회라는 시대적 흐름을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김해를 중심으로 다문화 정책의 현주소와 제도권 밖 문제, 정책적 방향성을 3회에 나눠 다룬다.

<편집자주>

▲ 김해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주관으로 다문화가정 12개월 이하 자녀의 이중언어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이중언어 놀이교실이 진행되고 있다.

 다문화라고 하면 으레 결혼이주여성을 떠올리고 결혼과 동시에 국적을 취득하겠거니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까다롭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우선, 결혼을 전제로 국내 2년 이상 거주해야 하고 혼인관계를 유지해야 신청서류 제출이 가능하다.

 서류를 제출해서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사실 확인을 하고 면접에 합격해 국적을 취득하는 데까지 자녀가 없는 경우는 2~3년, 자녀가 있으면 그나마 1~2년으로 단축된다.

 따라서 다문화가정의 외국인은 크게 혼인귀화자와 대한민국 국적이 없는 결혼이민자로 나뉜다.

 결혼이민자는 다시 자국 국적을 유지하는 대신 체류자격 갱신은 번거로워 국적 취득과정과 같은 과정을 거쳐 영주권만 얻은 영주권자와 일정 기간 체류자격을 갱신해야 하는 비영주권자로 나눠진다.

 국내 결혼이민은 2천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진 정부는 2006년 전국 지자체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세워 이들의 빠른 국내 적응과 함께 이질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국민 인식 개선에 나섰다.

▲ 김해시가지에서 자국의 전통의상을 입은 외국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해에는 31개 국에서 온 2만 3천명의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 정책에 맞춰 이민 5년 이내 여성을 중심으로 한국어교육과 가부장적인 한국문화 이해교육, 소양교육, 직업능력개발, 취업알선, 엄마 역할교육 등을 하고 있다.

 또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출신국 문화교육, 부모 역할교육, 남편 모임을 활성화하는 한편, 자녀들을 위해 학령기 학교생활 준비교육과 이중언어교육으로 미래세대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무엇보다 가난한 나라를 탈출하려 결혼을 도구로 했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개선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필리핀에서 6년 전 귀화한 김영주(29ㆍ여ㆍ김해시 삼계동) 씨는 김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서 모국어인 따갈로그어 통ㆍ번역을 맡고 있다.

 김씨는 “필리핀은 차남이 부모를 부양하는 데 한국은 정반대였고 음식을 먹을 때도 손이 아닌 수저를 사용해야 하는 문화적 이질감이 없지 않았지만 어른에게 존댓말을 쓰는 공통점도 있다”며 “(필리핀에 비해) 치안과 전기사정이 좋은 한국생활에 만족하고 가족 모두 행복하다”고 말했다.

 창원시에 이어 전국 15번째로 거주 외국인이 많은 김해시도 다문화가족을 사회 일원으로 흡수하고자 다양한 시책을 펴왔다.

 지난해 5월에는 그동안 추진해온 일들이 전국 모범사례로 선정돼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에서 이주민 분포가 높은 동상동 ‘종로길’을 방문해 지역 이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껏 김해시는 종로길 정비에서부터 다문화 카페, 글로벗도서관 개관, 세계 크리스마스 문화축제 등 화합에 방점을 둔 시책을 추진했다.

 올해는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결혼이민자의 사회 참여를 돕는 10개 사업에 6억 7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우선, 다문화가족 통합교육과 취업연계교육을 비롯해 통번역ㆍ가정방문교육ㆍ자녀언어발달 지원서비스를 지속하고 교통이 불편한 농촌지역은 매주 2회 방문하는 어린이 이동도서관을 운영한다.

 특히 다문화가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결혼이민자 24명을 채용한다.

 저소득층 아동의 외국어 학습을 위한 원어민강사 9명,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인턴 2명, 8개국 다문화강사 13명을 채용하게 된다.

 임삼성 김해시 다문화가정 담당은 “보다 더 많은 다문화가족이 실질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더 나은 시책을 발굴하고 함께 소통하는 다문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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