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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권력 없는 경남, 국회의원 DNA는
미래권력 없는 경남, 국회의원 DNA는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6.04.17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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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선거는 끝났다. 4ㆍ13 총선은 청와대와 여당에 대해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경남도민(국민)들의 분노는 16년 만에 여소야대로 정치지형을 뒤집어엎었다. 집권여당이 대통령 재임 중 총선에서 원내 2당으로 밀려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경남도민들은 이 혼란 통에 금배지를 거머쥔 도내 선거구 출신 16명의 당선자 모두가 난세에 지략을 발휘하는 지도자급 정치인이 되길 원한다. 하지만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차선도 없으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여론에는 씁쓸해한다.

 총선 결과, 남은 것은 표로 드러난 주권자의 뜻을 정치권이 겸허히 받아들이는 일뿐이다. 어느 누구의 독선과 아집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민심의 준엄한 경고를 비틀려고 애쓰지 말고, 소통과 대화, 타협과 양보의 정치를 향한 다짐을 새로이 할 때다. 이제 국민 관심이 내년 대선과 그 예비주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옮겨 가고 있다. 정치인의 꿈은 대권에 있다.

 이에 못지않게 경남도민들이 원하는 것도 대통령 DNA가 면면히 흐르는 경남 출신 정치인의 탄생을 애타게 기대한다. 정치인의 산실인 국회는 선수(選數, 당선 횟수)가 깡패라고 할 정도로 수직적인 문화가 뿌리내린 곳이고 세력화도 요구된다.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우선으로 의장단과 상임위가 구성된다. 물론, 경남 출신 정치인들이 역량을 발휘하려면 초선, 재선, 3선 이상 다선이 골고루 섞여야 하고 이를 통해 지도자급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당선자 중 집권여당의 5선 의원(이주영ㆍ마산 합포구), 4선 의원(김재경ㆍ진주을), 이군현ㆍ통영ㆍ고성), 3선인 여상규 의원(사천ㆍ남해ㆍ하동)이, 그리고 더민주당 재선인 민홍철 의원(김해 갑)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초선이다. 이 가운데 이주영 의원이 새누리당의 대표로 거론되지만 원내대표 낙마 등의 전력을 감안하면, 비교적 옅은 색깔 때문에 진박ㆍ친박 대 비박 간 헤게모니(hegemony)쟁탈전의 산물로 풀이된다. 그 외, 상임위 감투 등 경우의 수에 따른 포지션이 기대되지만 초선의 경우는 개인 이력의 화려함에 한 줄을 더해 호가호위(狐假虎威)하겠지만 사실상 정치지도자로서의 미래권력은 기대할 게 없다.

 그들의 올망졸망함도 그러하지만 50대, 60대, 70대란 밑자리(나이)를 깔고 국회에 첫 등원해 본들, 자리 찾기에 급급하고 이리저리 휘돌리고 나면 4년이 훌쩍 지난다. 또 공천과정이 개판이었고 감별사로 자처한 진박들이 설쳐댄 것에 분노, 정치지형이 뒤집힌 마당에 친박이니, 진박이란 이름표가 선명한 그들 입지는 더욱 좁아졌기에 출향인사에 기대할 뿐이다. 그리고 노회찬 당선자(창원 성산)가 공단지구 때문이란 것에 주민들은 뿔났다. 인구분포와 통계는 창원에서 제일 가는 부촌이다. 결론은 ‘깨어있는 도민’에 의한 당선이란 주장이다.

 집권여당에 대한 민심 이완은 그때그때 공천의 잣대를 달리하는 등 진박(眞朴)ㆍ친박(親朴) 패권노름의 결과, 속수(俗手)란 비난만 들끓게 만든 것에 있다. 정치란 게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흑백이 정수를 찾아가는 바둑과 같이 그 과정에 의외의 수도 허다하지만 묘수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하고 변화무쌍한 앞길을 알 수 없기에 정석이 우선이다. 그런데 꼼수도 스스로 자기 목을 죄는 자충수(自充手)도 아닌, 적을 이롭게 하는 속수(俗手)를 둔 탓에 집권여당이 민심의 몰매를 맡은 것이다.

 경남은 근ㆍ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정치지도자가 다수였고 전두환, 김영삼, 노무현 등 3명의 전직 대통령을 배출했다. 그 DNA가 흐르는 경남 출신 정치인을 원했지만 20대 의원 중에는 기대할 게 없다. 때문에 경남도민들의 눈은 경남 출신의 출향정치인에게로 향한다. 이에 해당되는 정치인 중 집권여당으로는 정치적 올무가 곧 풀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있다. 진보성향으로는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 당선자(경기 김포)와 대선 여론조사 1~2위인 문재인 의원, 박영선 의원(서울 구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경남이 배출한 미래권력이다. 때문에 기대치에 못 미치는 20대 선량 대신, 그 간극을 메워주길 기대할 뿐이다.

 총선 전, 정치평론가란 이름으로 민심을 알 리 없는 그들과 종편은 연일 유권자들을 속내를 흔히 들여다본 듯 마구잡이로 말을 뱉었지만 결과는 허장성세(虛張聲勢)였다. 실제, 도민들이 그들보다 뛰어난 정치역량을 발휘, 되살아난 경남의 야성이 구태에 빠진 정치지형을 뒤집어 버렸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은 패권다툼에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아무튼, 3ㆍ15, 부마의거 등 불의에 항거한 경남인의 기질이 반영된 이번 총선은 선거기간이 닷새만 더 길었다면 친박을 자랑한 도내 당선자가 줄줄이 낙마했을 것이란 여론이 되새김질 되는 것에 깊이 고민해야 한다. 특정 인물, 특정 계파만 따르고 일신의 영달에 취해 뜻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다음 총선 때 경남도민들이 컷오프시킨다는 사실이다. 무지(無知)한 자신을 처절하게 반성해야 뭔가 할 수 있다는 뜻인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비단 역사뿐이겠는가. 국민을 무시하다 큰코다친 정치권이 귀담아들어야 할 경구(警句)다. 때문에 올망졸망한 정치인이 아닌, 획을 그을 수 있는 DNA를 가진 정치지도자 깜을 경남도민들은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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