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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요금 7만원, 무슨 의미?
이발요금 7만원, 무슨 의미?
  • 권우상
  • 승인 2016.04.20 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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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상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바버숍 요금이 7만 원인데 손님이 북적거린다고 한다. 7만 원짜리 이발을 할 정도라면 상당한 재산가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치성 수입소비재인 외제차는 3년 동안 8배 증가하고 외제가구 등 사치풍조도 급증하고 있다. 정부는 사치성 소비재 49품목에 대해 수입가격을 표시하도록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불경기라고 하면서도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은 빈부 양극화의 격차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괄목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국민들의 소득 수준도 크게 향상됐지만 빈부 격차는 더욱 벌어져 소득이 낮은 계층의 소비는 위축되고, 부유층은 종전에 사용해 보지 못했던 고가의 소비재를 찾게 되면서 그 결과 일부 부유층의 외제품을 구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산품의 품질이 크게 좋아졌지만 외제를 선호하는 것은 자기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욕구 때문이다. 이들에게 외제를 선호하는 의욕이 증가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경제용어로는 ‘베브렌 효과(veblen effect)’라고 한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기로 단시일에 불로소득을 올린 계층들이 사치성 과소비풍조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정직하게 땀 흘려서 한 푼 두 푼 눈물 나도록 재산을 모았다면 그 돈을 쓰는데 매우 신중해질 것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주식이나 부동산 투기 등으로 단시일에 거액의 불로소득을 거머쥐었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해서 주식이나 부동산 투기 등 불로소득 척결에 대한 대책이 없는 한 어떤 방법이든 불로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불로소득을 올린 사람들에게는 사치성 과소비 풍조는 지속될 것이다. 물론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 때문에 저가 외제품이 잘 팔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장점 중의 하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전체적인 국민소득이 7만 원 짜리 이발이나 고급 외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국민소득이 높아졌다면 사람들이 7만 원짜리 이발이나 고급 외제품을 구매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정도로 국민들의 소득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사치성 수입소비재의 과소비현상은 다음과 같은 악영향을 끼친다. 물가를 자극시킬 우려가 있다. 사치성 수입소비재는 대체로 고가품들이라 과소비현상은 소비심리를 자극시키고 곧바로 물가를 자극한다. 사치성 수입소비재의 과소비는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이는 경제성장을 둔화시킨다. 수입이 증가하면 무역수지의 누적으로 적자를 나타내게 되면 결국 총수요는 둔화되고 경제성장도 위협받게 되며 경제성장의 둔화는 실업문제가 발생한다. 사치성 수입소비재의 과소비는 국민경제를 갉아먹게 된다. 일부 사치성 수입소비재의 과소비는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가치관의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봉급생활자나 근로자들이 10년 동안 저축해도 과중한 사교육비로 5천~6천만 원을 저축하기도 어려운데 일부에서는 고급 외제품 구매에 그만한 돈을 소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면 계층 간에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며 일을 열심히 해서 저축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질 것이다. 그 결과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떨어지게 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면 경제성장도 둔화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사치성 과소비 풍조를 척결해야 한다. 건전한 윤리관, 도덕관이 확립될 때 국민들은 건전한 소비행위를 하게 된다. 이발료 7만 원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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