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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시장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안상수 시장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6.04.24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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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창원시장님, 유럽 출장 잘 다녀오셨습니까. 초청인사인 사모님(민간인)과 동행한 출장이라 불편한 점은 다소나마 덜했겠지만 10명의 방문단과 함께한 장기간의 출장이었기에 혹시나 해서 먼저 여쭙니다.

 4ㆍ13 총선 후, 곧바로 떠났지만 총선 결과는 아시다시피 현직 대통령 재직 중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소야대 정국으로 바뀌었습니다. 때문에 여소야대로 대변되는 국회 재편은 과거와 달리 정부ㆍ여당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허용하지 않을 만큼, 무대가 여의도로 이동하게 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창원도 국회의원 5명 중 3명이 교체되는 등 어느 때보다 정치권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때 시장님은 장도에 올랐습니다. 특히 실현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취임 후 줄곧 강조한 ‘창원광역시’ 추진을 위한 입법의 도움이 더욱 절실한 것에도 말입니다.

 물론, 출장목적이 마산해양신도시를 문화예술특별시 1번지로 만들기 위해서란 것은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4ㆍ13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선자와의 관계설정이 묘한 상황에서도 장기간, 수만 리 먼 유럽 출장을 떠났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인 동남권 경제벨트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고, 그 출발점인 경남의 창원과 거제의 경제 상황도 심상치 않은 때란 것입니다.

 유럽에 체류한 기간은 4ㆍ13 총선 이후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창원의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고, 야권의 강세로 변화된 정치상황을 추스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총선 후 정치지형이 바뀐 것에도 정치권의 화두가 구조조정일 정도로 경제난이 심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기계 산업의 메카, 1974년 조성된 창원국가산업단지도 변혁에 요구되는 때입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의 대규모 적자로 도시 전체에 빈 상점과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고 2만 명 이상의 구조조정설이 나오는 등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합니다. 따라서 연계된 업체가 짝 깔린 창원의 상황도 간과할 일이 아닙니다.

 이 같은 경제난인 가운데 총선은 치러졌습니다. 총선 후인 14일, 안 시장님은 간부회의에서 “이번 총선에서 보았듯이 민심은 정말 무서웠다”며 “행정도 정치와 마찬가지로 민심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논평에 대해 역시, 큰 정치인의 오랜 경험에 따른 직관력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15일, 마산해양신도시를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한 견문을 넓히고자 9일간의 유럽 출장을 간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하지만 20대 총선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손사래 치면서 “그 얘기는 됐다”며 답을 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총선 후 16일부터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를 둘러보는 출장이 시민들에게 시장님의 뜻과는 달리, 곱게만 비춰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스페인 우호협약 체결 및 유럽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을 위한 출장에 관련 공무원과 산하단체장, 수행을 위한 비서실 간부, 안 시장 부인 등이 함께했을 뿐이기에 아쉽다는 것도 전합니다. 시는 지난해 8월 마산서항지구 친수공간의 문화예술테마파크 조성에 참여할 전문가 15인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지만, 방문단에는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조언해줄 전문가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방문단 10명 중 초청된 민간인 1명이 전문가란 기대와는 달리, 부인이었고 동행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는 것도 전합니다.

 안 시장님이 유럽을 둘러보고, 마산해양신도시를 어떻게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세계적인 문화건축물 건립만 생각할 것도 아니란 것입니다. 벤치마킹 대상인 일본의 이누지마섬, 나오시마섬, 스페인의 빌바오시는 모두 삶이 없는 섬, 버려진 땅에서 세계적 미술관을 유치, 문화관광의 섬으로 탈바꿈한 성공적인 사례는 귀감입니다. 하지만 마산해양신도시는 버려진 섬이 아닌, 관광ㆍ문화ㆍ비즈니스가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창조도시 개발이란 측면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버려진 땅에서 성공한 모델을 찾을 것만 아니라, 두바이의 팜 아일랜드, 카타르 도하의 펄 아일랜드, 몰디브의 훌루말레 섬,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등 다양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의 모델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세계적인 건축물 하나를 빌미로 아파트촌으로 전략시켜서도 안 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도 전해 드립니다. 마산해양신도시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한 감상용 전시물 등 랜드마크에 집착하기보다 과거와 미래, 자연과 인공, 보존과 개발의 절묘한 조화와 시민을 배려한 도심 속 휴양공간으로 조성돼야 하며 여기에 다양한 공연ㆍ전시 프로그램으로 시민의 일상을 흡수해야 성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공간에 세계적 건축물이 들어선다면, 안목(眼目)을 높이 살 것입니다. 아무튼, 안 시장님의 유럽 출장은 국제우호도시 추진 및 마산해양신도시 투자유치를 위한 것이 목적인데도 외유에 빗댄 불필요한 오해와 억척을 불러왔다는 점입니다. 정우택 국회의원(청주)은 충북도지사 시절, 도 대표단을 이끌고 한ㆍ중 교류확대 등을 위해 중국 지린(吉林)성을 공식방문하면서, 수행비서 없이 손수 여행 가방을 들고 공항에 나와 신선한 충격을 준 사실이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예산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한 것이고 고위공직자라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여론화에 되레 쑥스러워했답니다.

 때문에 ‘진실이 신발을 신고 있을 때 거짓은 세상을 반 바퀴 돌고 있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어떤 사연들은 진위를 가릴 틈도 없이 부풀려지기도 한다기에 부재중 창원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돈 여론의 일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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