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4:55 (토)
참 스승과 존경받는 어른들
참 스승과 존경받는 어른들
  • 장영화
  • 승인 2016.05.15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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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화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 원장
학생 건강한 홀로서기 도우는 참마음에 감동

 소리 없이 내리는 창밖의 봄비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학창시절에 많은 영향을 주셨던 선생님이 문득 떠오른다. 그분은 언제나 30㎝ 길이 정도의 몽둥이를 가지고 다니셨고 늘 고운 사포로 면을 문지르시곤 하셔서 나무면이 유리처럼 맨들맨들했다.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그것을 보약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우리들의 작은 실수에도 가차 없이 손바닥에 보약을 한 첩씩 주셨다. 그리고는 “이 보약은 나중에 너희들이 살아가는데 좋은 영양분이 될 거다”며 이야기했다. ‘손바닥에서 불이 나는데 보약은 무슨 보약…?’하며 툴툴대던 기억을 하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분의 보약은 좋은 습관과 삶의 지표가 됐고 현재까지도 내 안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학창시절에 영향을 주신 선생님의 기억을 떠올리던 그때, 제자를 자식의 마음으로 훈육하시는 스승 한 분을 뵙게 됐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Wee클래스 전문상담사로 근무하시는 선생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했는데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학생이 있어서 상의했으면 한다고 한번 뵙자고 하셨다. 해당 학생은 심리적 우울감이 높게 나온 학생으로 상담 도구가 제대로 갖춰진 곳에서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학생 이어서 상담지원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망설임 없이 그 학생이 꿈과 희망을 찾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도와주겠다고 하고 학생을 만나러 학교로 가서 Wee클래스 선생님과 면담을 하고 해당 학생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해서 학생과 함께 센터로 돌아왔다. 차를 타고 오면서, 오로지 한 학생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요청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분이 참 스승의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에게 자신이 상담센터에 오게 된 배경과 상담이 필요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줬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학생은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고 그런 자신의 미래에 대해 혼자서 걱정만 하고 있었다며 얼굴에 안도의 빛이 돌았다. 그 학생과 마주 앉은 모습은 그에게는 없는 엄마와 아들의 평범한 모습이다. 학생은 엄마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런 학생이 나에게 마음을 열고 나를 엄마처럼 받아들여 줄지… 조심스럽게 상담을 이어갔다. 어떠한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신의 적성에 맞는 올바른 진로를 설정해서 졸업 후 홀로서기를 하도록 하는 것으로 상담목표를 잡고 그것이 완성될 때까지 지속해서 상담을 이어가기로 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젊은이로부터 존경받는 어른이 많아져야 한다.

 귀엽고 예쁜 손주 볼에 입을 맞추려고 하니까 아이의 건강에 좋지 않다고 눈치를 주고 사랑을 표현하려고 해도 아이들이 싫어할까 봐 어른들은 조심한다. 세태 때문일까? 이렇듯 자식들이나 젊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어른들이 많아졌다.

 오래된 느티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한낮의 뜨거운 태양에 맞서 싸우며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몸에 좋은 약은 예나 지금이나 모두 쓰다. 현재의 달콤한 사탕보다 몸에 좋은 쓴 약이 되겠다고 하는 생각과 흔들리지 않는 느티나무 같은 모습으로 우리 어른들이 항상 그 자리에 서 계시면 좋겠다.

 자라나는 학생의 건강한 홀로서기를 바라시며 나에게 연결해주신 Wee클래스 전문상담사 선생님의 제자 사랑하는 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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